청주 상당산성 옛길을 보행자 전용도로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4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상당산성 옛길 조성사업 준공 후 자전거와 오토바이 통행을 제한해 달라는 보행자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시가 상당산성 옛길 곳곳에 '자전거 이용금지' 현수막을 내걸고 주말과 휴일 자전거 이용자들을 상대로 한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계획도로여서 자전거 등의 통행을 막을 방법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5년 단위로 결정 고시하는 '도시관리계획'에서 이 도로를 보행자전용도로로 바꿔야 한다.
청주 청원 행정구역 통합 후 바뀐 환경 등을 적용할 시의 새 도시관리계획은 내년 상반기에 나온다.
그러나 자전거 이용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새 도시관리계획 공람 단계에서 찬반양론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등산객들에게 경사가 심한 고갯길을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자전거는 위협적이다. 주말마다 이 길을 찾는 A씨는 "보행자와의 충돌 등 안전사고 우려는 물론 적지 않은 소음과 흙먼지를 내기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자전거 동호인들은 자전거 이용금지 현수막을 철거하라고 시에 요구하고 있다. B씨는 청주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라면 다양한 욕구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전거 이용자들은 청주시민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수막 때문에 (보행자들과)말다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법적 근거도 없는 자전거 통행금지 안내문을 철거하거나 문구를 수정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끊임없는 민원 때문에 담당 부서에서 보행자전용도로 지정을 공식 요청한 상태"라며 "찬반 양론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4~10월 국비 6억원 등 16억원을 들여 명암약수터에서 상당산성 입구까지 2.5㎞ 구간 상당산성 옛길을 복원했다.
힐링 길, 회생 길, 흔적 길 등 3가지 테마 길을 만들고 소나무 등 60여 종 7만9000여 화초와 나무를 새로 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