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합의안 이행노력 외면 되레 문서 폐기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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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지난 2004년 보은으로 인천공장을 이전하며 보은군과 합의했던 핵심적인 약속들을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당시 한화는 7개 안을 제시하며 폭발사고 위험을 들어 공장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한 끝에 내북면으로 다이너마이트 등 폭발물 생산공장을 이전하는데 성공했다.
한화가 약속한 것은 군민장학회 20억원 기탁, 보은군민 우선 채용, 내북면 발전기금 10억원 기탁, 공장 주변 집단민원 해결, 27홀 골프장 조성, 본사 주소지 이전, 협력업체 유치 등이다. 이 가운데 5개 안은 성사됐으나 최대 관심사였던 본사 주소지 이전과 골프장 건설은 아직 진행조차 되지않고 있다.
보은군은 합의가 이뤄진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합의안 관철을 위한 노력은커녕 관련 자료조차 보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박경숙 보은군의회 의원이 임시회에서 합의 미이행을 지적하며 보은군에 “당시 합의문서와 그동안 합의안 이행을 위해 한화와 접촉한 근거를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군은 “당시 합의와 관련해 현재 보관·관리중인 문서는 없으며 보존연한이 지나 폐기처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주민들은 “당시 군민들을 대신해 합의안을 작성하고 수용한 군이 합의 이행을 위한 노력은 외면하고 합의를 입증할 관련 문서까지 폐기한 것은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화에 대해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굴지의 재벌기업이 주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해명조차 하지 않는 것은 지역을 우습게 보는 오만한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한화는 본사 주소지 이전은 심각한 경영상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골프장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추진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한화 본사 이전 등이 지역경제에 필요하다는 군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군내 일부 사회단체들이 조만간 회동해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