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부터 재선충 방제 TF팀 운영… 고사목 100% 제거 등 피해 확산 차단 주력
경주 양동마을·불국사 일원서도 발생… 고사목 제거·방제에 52억여원 투입
소나무재선충,어떻게 막을까?
1. 국내 재선충 실태 및 방제법
2. 재선충 심각지역, 경주·포항의 실태와 방제방안
3. 스페인 확산 특성 및 방제기술
4. 포루투갈 피해지 현황 및 관리방안사례 - 일본
5. 충북의 실태 및 대처방안-전문가 조언

우리나라 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했다. 당시 일본에서 들여온 원숭이 운반상자에 소나무 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가 잠복하고 있었다.
재선충병은 5년 전 기세가 크게 꺾였다가 지난 2~3년 간 다시 확산하는 추세다. 발생지역도 2011년 46개 자치단체에서 2015년 70여개로 늘었다. 2010년 36만 그루였던 피해목은 2013년 218만 그루로 급증했다.
그 뒤 대대적인 방제작업을 했지만 지난해에도 154만 그루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재선충병으로 말라는 죽은 소나무는 모두 860만 그루가 넘는다.
우리나라 소나무 16억 그루의 0.5%에 해당한다. 특히 현재 재선충병이 가장 심한 곳은 경북 포항·경주시, 경남 울산시, 부산, 제주도 등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난해 5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렸다.
2016년 올해 절반 수준 피해 예상
최근 재선충 심각지역인 경북 포항과 경주, 울산 등지를 찾아 재선충 실태를 살펴봤다.
경북에서도 포항의 피해는 으뜸이다. 포항 전체 소나무 2600만 그루 가운데 86만 6000그루가 넘는다. 포항의 소나무 숲이 포항 산림면적 2만 1273㏊ 가운데 67%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포항지역 재선충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포항은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 22만 8000그루를 베어냈다. 그래서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올해 역시 21만 그루 이상이 감염돼 재선충병 재발률이 80%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산림청의 재발 목표치인 5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 7월에는 제주도에서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 수천 톤이 포항으로 들어와 비상이 걸렸다.
포항에 반입된 재선충 오염 소나무는 제주에서 훈증처리를 거치지 않고 파쇄 처리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소나무 파쇄 처리를 1.5㎝ 크기 이하로 파쇄한 후 타 지역으로 이동하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크기로 파쇄돼 반입됐다는 게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제주지역에 방치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재선충 오염 소나무 수만 톤이 더 포항으로 반입될 것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오염된 소나무 폐쇄물이 차량에 실려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면서 바람에 날리거나 떨어져 나갈 경우 시가지에도 재선충에 감염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원목이 아니고 소나무를 잘게 부순 톱밥형태로 들어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사업장 일대를 찾았을 때 자치단체는 연무 소독을 하는 등 재선충병 방지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었다.
포항시는 올 봄부터 수개월에 걸쳐 21만 8000여그루에 이르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고사목을 거의 100% 가까이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했다. 직원 20명이 저마다 나서 1만 그루 이상을 책임지고 매달린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소나무재선충병방제TF팀을 운영, 소속직원들의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35개 지구에 대한 1인 1구역 책임담당제를 시행했고, 산림녹지과 전 직원들도 방제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조경업체, 찜질방 등 취급업체를 방문해 소나무류 땔감사용 여부를 단속한 결과, 재선충에 감염된 17건을 적발해 이중 3건은 입건하기도 했다. 또 그간 계도활동에 그치던 소나무류 이동단속도 적극적으로 실시, 재선충 피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포항시는 직원들의 노력으로 2016년 피해예상본수도 10만 9000그루로 올해의 50% 수준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포항시의 특이한 점은 재선충병 피해목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포항시 북구 기계면에 위치한 포항시산림조합의 목재 펠릿공장을 찾아 펠릿 생산과정을 둘러보고 피해목을 활용한 폐목재 활용의 새로운 롤 모델을 봤다.
포항시 관계자는 “오는 10~12월 피해고사목 전수조사 및 실시설계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차질 없는 준비와 방제작업으로 재선충병 완전박멸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 ‘비상’
재선충으로 죽은 소나무는 경주지역 어디에서든 손쉽게 볼 수 있다. 자동차로 도로를 달리면 초록색이나 주황색 방수포의 소나무묘가 들어선 야산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단아한 한옥과 독특한 소나무 경관이 어우러져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도 예외는 되지 못했다. 이곳 한옥을 품은 설창산 일대는 재선충에 죽어가는 소나무들이 즐비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특별관리를 받는 곳인데도 재선충의 침입을 막지 못한 것이다. 양동마을은 2013년과 2014년에도 재선충병이 발생해 이 인근 소나무 220여 그루를 제거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국사 일원도 예외는 안됐다. 지난해 불국사로부터 150여m 떨어진 주차장 옆 숲에서 소나무 1그루가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렸다.
당시 경주시는 즉각 소나무를 제거했고, 확산방지를 위해 반경 5㎞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불국사 경내에 있는 소나무에 대해 예방주사를 접종했다.
경주지역 곳곳에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곳에 훈증 처리 후 소나무묘를 만든 것이 눈에 띄었다. 훈증 처리 후 소나무묘를 만드는 것은 깊은 산속처럼 수집이 어려운 지역으로 제한된다. 소나무를 수집해 파쇄나 소각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지만 훈증 방제는 불완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방수포가 훼손되거나 비에 소나무묘가 쓸려 내려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방제 현장에는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옮기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표지판은 있지만 훈증제 위험성을 경고하는 표지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위험성을 모르는 전혀 모르는 일부 주민은 훈증 중인 소나무를 땔감으로 쓰기도 한다. 여기에 재선충병 소나무는 바짝 말라 죽기 때문에 산불이 나면 불쏘시게 역할을 하게 된다.
동행한 경북도청 관계자는 “계곡지역에 있는 재선충병 소나무를 수집하는 작업은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려 훈증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며 “일부 주민들이 훈증 중인 소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져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
경주시의 올해 피해고사목 제거 및 방제 예산은 국비 37억 4200만 원, 도비 29억 5000만 원, 시비 17억 9100만 원 등 총 52억 2800만 원이다.
이창준 경북산림환경연구원 박사는 “1ha의 재선충병을 방제하는데 약 170만 원의 돈이 들어 예산부담이 큰데 이 마저도 효과는 미지수”라며 “더욱이 조경수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않는 등 법규가 미비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현재 치료약 개발은 없고 없애는 방법만 있을 뿐이어서 재선충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완전 방제까지 어려움을 크다”며 “2017년 완전 방제를 위해 해당 지자체 별로 노력하면 50%까지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