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내륙도시 청주시와 광주광역시가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못지않게 펄펄 끓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 청주의 재단법인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위성영상과 기상청 관측자료를 분석해 30일 공개한 '7~8월 한반도 기온 분석' 자료를 보면 33도 이상 고온이 지속된 날은 전통의 폭염도시 대구가 17일로 가장 길었다.

그 뒤를 광주광역시(13일), 청주·전주·수원(이상 11일), 대전광역시(10일), 천안(9일), 강릉(8일), 춘천(7일), 제주(6일), 서울(5일), 부산·서산·인천(1일) 등이 이었다.

평야·분지 형태의 지형이거나 도시화가 진행된 곳은 폭염일수가 길지만, 부산·인천 등 바닷가에 자리 잡은 대도시는 해풍의 영향으로 더운 날이 적었던 셈이다.

새벽시간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의미하는 '열대야' 발생일수는 제주가 18일로 가장 많았다. 서귀포(14일), 대구·광주(10일), 서울·인천(9일), 부산·청주(8일), 대전(7일), 전주(6일), 수원(5일), 춘천·서산·천안(1일) 등이 뒤를 이었다.

국토 남단에 자리 잡아 뜨거운 태양열을 가장 많이 받은 서귀포의 열대야 일수가 북쪽에 있는 제주시보다 오히려 적은 것은 비교적 서늘한 바닷바람이 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는 "열대야가 8일이나 발생한 청주 도심에서 14㎞ 떨어진 서청주 미호강 유역의 고려대기환경연구소에선 25도 이상 열대야가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지난 여름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고도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했다.

연구소의 정용승 박사는 "큰 도시에서 일몰 후 아침까지 발생하는 열섬효과가 열대야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라며 "도심의 건물과 도로에서 내뿜는 열기, 주택과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열, 온실기체·대기오염 농도가 '시골'보다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이어 "하지만, 최근 2~3일간 전국에 비가 내렸고 25일부터 최저기온이 20도 이하로 떨어져 가마솥 더위가 사라진 상태"라며 "위성영상을 분석해보니 구름대가 베트남-홍콩-타이완-일본열도를 가로지르며 길게 누워있는데, 그 북쪽의 한반도는 비교적 건조하고 서늘한 대륙성 공기의 영향을 받아 가을철 대기환경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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