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에서 학교 간 정보 공유 및 데이터 분석 해야”여론
서울시 2005년에 이미 지원단 설립, 수시 체계적으로 지원해

수시, 잘 준비하고 있습니까
충북교육청 수시 전략 짜야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것은 이명박 정권 때다.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변천사는 화려하다. 한 사무실 안에서도 학력고사세대부터 수능세대, 수시·정시 세대까지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최근 입시에서 수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얘기는 성적보다는 적성을 보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을 연구한 유병규 교육학 박사는 “근본적으로 한꺼번에 많은 학생들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으로선 달리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해마다 대학들은 모집 요강을 조금씩 바꾼다. 그래서 매해 달라진 모집요강을 놓고 분석을 해야 한다. 결국 학생과 대학은 매해 치열한 전략싸움을 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유 박사는 “자본주의 시대에 누가 정보를 더 빨리 갖고 활용하느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들도 좋은 학생을 받고 싶어하고 신입생 충원율을 채우기 위해 고민한다. 학생부에 두루뭉술하게 좋은 말을 쓰는 게 아니라 특성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학교가 짜야 한다. 학교가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짜도록 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혁신학교가 수시에 있어서 성과를 내는 것도 새로운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충북교육도 방향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100명의 전문가 위촉 상담지원

 

지난 2005년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청 내 대학진학진로지원단을 만들었다. 사교육 시장을 넘어설 수 있는 공교육 내의 진학지도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다. 진로진학에 경험이 있는 베테랑 교사들과 전문가들을 뽑아 지원단을 꾸리고 수시에 대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400페이지가 넘는 대학별 분석자료를 만들고 배포했을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잠실학생체육관에 100개의 부스를 펴고 100명의 전문가를 위촉해 수험생들을 위한 수시상담서비스를 예약제로 실시했다.

서울에만 해도 교사들로 구성된 서울진학지도협의회가 따로 구성돼 있고, 그 안에 구별로 소모임이 만들어져 활발한 자료공유 및 공동 분석 자료집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성북구에서 만든 자기주도학습센터에서는 구민들을 위한 자기주도학습법 강의를 비롯한 수시 대비 상담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성북구청 교육청소년과 혁신교육협력 팀 소속 공무원 5명이 센터 운영을 하고 있다.

반면 충북은 아직까지 도교육청에 진로진학지원단을 꾸리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수시와 관련해 올 상반기 외부 강사를 위촉해 8번의 수시 설명회를 연 것이 전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진로진학을 위한 지원책을 많이 만들어낼 계획이다. 진로진학 지원단은 현재 구상 단계에 있다”라고 답했다.

 

입시는 교사들의 네트워크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사립고에서 3학년 부장만 20년째 맡고 있는 K교사는 “입시설명회는 초급 수준밖에 안 된다. 아무리 유명 대학 입학사정관이 와서 설명회를 해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얘기는 개괄적인 설명밖에 안 된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듣기 위해서는 주제별로 목적을 갖고 모여야 한다”며 “교육청의 마인드와 진학교사들의 자발성이 중요하다. 교육청이 진학교사들을 위한 심도 있는 연수도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시에서 정보는 하나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보가 난무하다보니 옥석을 가리는 게 중요하다. 교사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 수확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 아무래도 지역은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일쑤다”라고 지적했다.

정보는 크게 대학에서 주는 정보와 이를 바탕으로 가공한 입시사의 정보, 그리고 진학담당교사들의 자율모임을 통해 교류된 정보들이 있다. 아무래도 서울지역 진학담당교사들은 가까운 서울권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많다는 설명이다.

K교사는 “결국 수시는 진학교사들의 네트워크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자기가 만든 자료를 공유하는 자세부터 필요하다. 폐쇄적으로 자기 학교 자료만 갖고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전국에서 충북 지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 궁금해 하는 데 교사들의 활동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주지역 한 일반고 교사는 “서로 자료를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이 정책적으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원단을 꾸려 이러한 작업을 해야지 일선학교 차원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건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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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마다 자기주도학습 센터 만드는 배경은

서울시-교육청 손잡고 혁신지구 선정, 2년간 20억원 지원

 

수시에서 성공키워드는 ‘자기주도학습’이다. 정남환 전국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입시의 큰 물줄기가 바뀌었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진로에 맞춘 직업을 찾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자기주도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학교를 비롯한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가 움직여야 한다. 현재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손을 잡고 ‘교육혁신지구’를 지정해 연계사업을 벌이고 있다. 교육혁신지구 7곳을 지정해 2년간 20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 성북구가 운영하는 성북자기주도학습센터 전경.
▲ 성북구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시 설명회를 연 모습.

박동구 도봉구 혁신교육지원센터장(도봉구청 교육정책특별보좌관)은 “민선 5기부터 단체장들이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민선 6기에서는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는 단계다. 아직까지는 시작단계이지만 지자체와 교육청이 손을 잡고 교육여건이 낙후된 지역을 선정해 우선 지원하는 것이다. 마을을 하나의 생태계를 보고 마을 자원을 다시 학교에 강사로 보내기도 한다.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해 돌봄기능을 강화하기도 한다. 현재 44개 사업을 벌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자기주도학습센터를 꾸리는 곳도 있다. 성북구는 지난 2011년 성북자기주도학습센터를 월곡동에 설립했다. 당시 주민센터 통폐합으로 유휴공간이 된 건물에 새로운 간판을 달고 구민들을 위한 자기주도학습법 강의를 비롯한 수시 대비 상담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성북구청 교육청소년과 혁신교육협력 팀 소속 공무원 5명이 센터 운영을 하고 있다. 센터장은 전문가로 위촉했다.

현재 30개 강좌가 운영되고 있으며 대상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등학교 학생까지가 대상이다. 학부모를 위한 강좌도 마련돼 있다. 관내 대학과 연계한 멘토링 사업을 벌이고 학교로 찾아가는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도 연다.

센터 관계자는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온다. 4~5년이 지나니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일단 이 지역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기주도학습지도사 양성과정을 열었는데 이를 수료한 분들이 현재 교육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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