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이 '생거진천쌀' 등 농산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항공방제를 지상방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에 진천군이장단협의회가 반발하자 유기농법 시행이 절실한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군은 병해충 방제를 위해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시행한 항공방제를 올해부터 중단하고 지상방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진천군이장단협의회는 지난 7일 오후 군청을 방문해 "농촌인력 고령화로 방제 작업에 어려움이 있으니 올핸 종전대로 항공방제를 하고 광역방제기 등을 추가로 확보한 뒤 내년부터 지상방제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장단협의회는 군이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장 280여 명 전원이 사퇴하겠다고 압박했다.

군은 이장단협의회의 이 같은 반발에도 항공방제 중단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올해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8곳밖엔 항공방제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고 충북에선 진천군만 유일하게 항공방제를 해왔다"며 "생거진천 쌀 등 친환경 농산물 생산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항공방제 중단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농약 과다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군이 농약비의 80%를 지원하고 농가에서 20%를 자부담하도록 했다"며 "농가와 이장단이 이해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군이 파악한 항공방제 지역은 충남 보령을 비롯해 경북 포항과 구미, 경기도 용인과 시흥 등 8곳이다.

시흥지역 시민단체들은 화학농약 항공방제 중단과 친환경 학교급식 쌀 전환을 계속 요구하는 등 항공방제 중단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진천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도 "진천은 많은 농산물에 공동 브랜드로 '생거진천'을 앞세우고 있고 최근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황새가 서식하고 있다"며 "항공방제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과 유기농법을 요구하는 시대를 역행하는 뒤떨어진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인근 괴산군은 올해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친환경·유기농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며 "진천군이 항공방제를 유지한다면 점차 친환경 농업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은 진천·이월·광혜원농협과 장척쌀영농법인의 방제기 4대를 활용한 광역방제와 농가에서 보유한 방제기를 이용해 개별방제할 계획이다.

농가와 방제기 보유 농협이나 법인에는 방제 농약을 지원하고 살포가 쉬운 입제 농약을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군은 지상방제로 전화하는 데 따른 방제 능력 감소(항공방제 면적 2240㏊의 35~40% 수준)에 대해서는 광역방제기 추가 공급과 개별농가 동력살포기, 농기계 부착용 살포기 공급 방안 등 항공방제 중단에 따른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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