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수의 이중계약 파동은 근본적 원인은 대성여상과 도교육청, 충북수영연맹 사이에 내재된 불신으로 풀이된다. 바다가 없는 유일한 내륙도 충북이 수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경에는 지난 74년 창단된 청주 대성여상 수영부가 밑거름이 됐다.
지난 30년동안 10여명의 국가대표급 선수를 배출했고 우수선수들은 자연스럽게 향토은행인 충북은행 수영팀으로 입단해 지역의 명예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98년 충북은행이 퇴출되면서 도내 유일한 실업팀인 수영팀도 해체되고 말았다.
이때부터 대성여상 출신 선수들은 다른 지역 대학 실업팀으로 빠져나갔고 도내에서는 단 한명의 선수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한 남고 수영부만 운영하던 충북체육고등학교가 지난 2000년 여고 수영부를 신설하면서 여중 우수선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충북체고는 기숙사비까지 전액 무료로 지원되기 때문에 학부모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따라 작년도에 대성여중 졸업한 선수 3명이 모조리 충북체고에 입학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대성여상은 현재 2학년 선수가 없이 팀구성을 한 상태다.
이에대해 대성여상측은 “28년간 명성을 유지했는데 이제는 선수가 3명에 불과해 계주종목에는 참가조차 할 수 없게 됐다. 여중 선수층이 뻔한데 공립인 충북체고가 여고 수영부를 만드는 바람에 우린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게 됐다. 대성여중 선수들은 여고 선수들과 한 식구처럼 훈련하고 키운 아이들인데, 모조리 빼앗긴다고 생각해보라. 도교육청에서 학교체육 지정종목을 정할 때는 선수 수급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고 반문했다.
하지만 충북체고측은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원래 남고 수영부 창단때 여고부도 신청했는데 당시 청석학원 출신인 김영세교육감이 여고부는 대성여상에 맡기라고 지시하는 바람에 불발된 것이다. 우린 수영장 시설을 갖추고 있고 선수 지원폭도 크기 때문에 여고 수영부는 진작에 구성하는 것이 당연했다. 개인 기록경기인 수영의 특성을 감안하면 다른 팀구성에 이의를 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중학교 선수수급에 불만을 가진 대성여상이 ‘자의반타의반’ 선수 학부모의 뜻을 내세워 다른 지역 실업팀 진출을 묵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대학 실업팀 선택은 사회 진로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선수 개인의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이중계약’ 파동은 지역 수영계에 존재하는 ‘이중구조’를 적나나하게 드러낸 계기가 됐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선결하는 것이 우수선수 역외유출을 막는 지름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