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예가협회 “작품도 못 보내겠다”통보
조직위 “빈 공간,청주국제아트페어로 채울 것”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개최 80여일을 앞두고 강력한 변수가 등장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201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Hands+ 확장과 공존’을 주제로 9월 16일부터 10월 25일까지 40일간 개최된다. 초대국가관으로 일찌감치 선정됐던 중국이 지난 11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비엔날레 조직위)에 ‘메르스’를 이유로 불참통보를 해온 것이다.

중국공예미술협회장이자 세계공예미술협회장인 왕샨은 2013년 당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방문해 중국이 초대국가로 선정되기를 원한다며 참여의사를 전했다. 중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이미 2년 전에 초대국가로 선정돼 준비기간을 거쳤다.
중국공예미술협회에서와 비엔날레 조직위는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을 가리기 위해 공모를 벌였다. 이미 3차례의 작품선정위원회를 통해 300여점을 선정해놓은 상황. 작가들이 작품을 중국에서 모아 한국으로 보내는 과정만 앞 둔 상황에서 중국작가들은 ‘메르스’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중국공예미술협회가 국가적으로 인정받는 조직이지만 개별 작가들이 작품을 내지 않겠다고 하니 협회차원에서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으로 알고 있다. 중국이 사스로 인해 피해를 많이 입어 메르스 공포감이 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돌아올 확률 20%
당초 중국관을 디스플레이를 하기위해 중국에서 큐레이터와 디자이너 등 관계자들이 오기로 돼 있었다. 이번에 비엔날레 조직위에서는 “사람은 안 와도 되니 작품만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초대국가관은 비엔날레 전시장인 옛 연초제조창 3층에 마련될 예정이었다. 중국관 전시가 사실상 취소됨에 따라 비엔날레 조직위는 중국관을 채울 다른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 상황. 비엔날레 조직위는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대사관을 통해 공식적인 항의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이는 국제적인 외교문제 있어 신의를 깨트리는 것이다. 메르스 때문에 작품을 보내지 못한다면 중국과 한국과의 수출입도 끊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 중국이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20%로 보고 있다. 청주시장 이름으로 항의서한도 보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비엔날레 조직위는 전체 그림을 다시 그리게 생겼다. 옛 연초제조창 1층에는 주차장과 공예거리마켓이 열리고 2층에는 조혜영 감독이 진행하는 기획전과 알랭드 보통이 감독을 맡은 특별전, 그리고 키즈비엔날레가 열린다. 3층에는 원래 중국관, 공모전, 공예페어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중국관이 취소되면서 청주국제아트페어 행사가 이곳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커졌다.
청주국제아트페어는 2013년 비엔날레 때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며 말 그대로 청주에 있는 작가들이 주최하는 페어로 지역작가 외에도 갤러리, 해외작가들이 참여하게 된다. 올해는 4부에 걸쳐 176개의 전시부스를 만들어 페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역작가 부스는 50개를 할당했다. 90여개가 국내외 부스로 꾸며진다.
행사 때마다 초대국가 선정
현재 청주국제아트페어는 청주미술협회와 충북민족미술인연합회가 함께 조직위원회를 맡아 행사를 준비 중이다. 청주국제아트페어는 지난번에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내 1층 컨벤션센터에서 행사가 열렸다. 이번에도 이곳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청주미술협회는 이밖에도 해마다 청주시에서 1500만원을 지원받아 ‘청주아트페어’를 따로 진행해오고 있다. 청주아트페어 또한 국내외 작가들에게 부스비를 받아 전시 판매의 장을 열어주는 것으로 형식은 같다.
지난 2013년에는 청주국제아트페어가 9월,10월 비엔날레 기간에 열린 후 12월에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청주아트페어가 별도로 개최됐다. 그러다보니 청주아트페어는 부스를 채우기도 어려웠다는 것. 시기적으로 청주국제아트페어에 나온 작가들이 얼마 후 열리는 청주아트페어에는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청주아트페어는 논의 끝에 청주국제아트페어가 열리기 전 일주일간 열리기로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청주국제아트페어가 본 행사장으로 들어가면 이 또한 다시 재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청주의 한 미술인은 “메르스는 어쩔 수 없다고 쳐도 국제아트페어가 본 행사장에 들어가는 모양새가 좀 이상하다. 공예비엔날레인데 파인아트를 보여주는 아트페어가 메인 행사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공예관련 전시와 함께 공예페어가 열리는 것은 맥락이 연결되지만, 갑자기 아트페어가 전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행사의 전체적인 성격과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청주아트페어와 청주국제아트페어는 유사한 성격의 행사가 한 해에 두 번 열리는 것으로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9년 비엔날레 때는 신종플루로 인해 관람객 모집에 타격을 입었다. 아직까지 가을에 예정된 문화행사가 메르스 때문에 취소되지는 않고 있다. 올해 비엔날레 예산은 국비 15억원, 시비 35억원, 도비 5억원과 자부담 15억원으로 잡았다. 2013년 입장료 수입은 11억 4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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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비엔날레, 올해는 지역작가 얼마나 배려할까
조직위 “청주국제아트페어, 지역작가 위한 배려”
이승훈 청주시장은 비엔날레 조직위에 주문을 하나 건다. “지역작가를 배려하라”는 것이다. 이는 국제적인 미술행사가 99년부터 2년마다 열렸지만 그동안 지역작가들은 ‘남의 잔치’에 불과했다는 여론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그동안 비엔날레 조직위는 이 기간에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방식 외에는 특별한 전략을 세우지 않았다.
올해도 크게 달라진 점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 작가들이 비엔날레를 두고 소외감을 많이 느꼈다. 아트페어가 기획된 것은 지역작가들을 위한 배려차원에서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공예페어에서도 지역공예인들에게 부스비를 절감하는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 조혜영 감독의 전시나 알랭드보통의 특별전에서도 지역작가들 몇몇이 포함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혜영 감독의 기획전에는 이은실(조각보), 이은범(도자), 최문자(삼베), 최영관(금속) 작가가 참여한다. 알랭드 보통의 특별전에는 이승희(도자)씨가 참여한다.
공예페어에는 186개의 부스가 참여한다. 100여개의 부스는 1층 전시장에서 열리고, 86개 부스는 3층 본 행사장으로 들어온다. 지역작가의 경우 부스비의 50%를 감면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과 함께하는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쓸모가 없었진 폐CD를 수집해 옛 연초제조창 전시장 벽면에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폐CD 80만장을 목표로 곳곳에 수거부스를 설치해 모으고 있다. 청주시민들의 꿈을 폐CD에 적어 제출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