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명암지에 시설 예정···타당성조사 용역비 1억원 수립
'볼거리 제공·랜드마크 역할' 긍정론 vs '유지관리비 많이 든다' 부정론

청주시가 명암지에 음악분수를 설치할 계획으로 있다. 시는 지난 5월 14일 열린 임시회에 명암유원지 음악분수 조성사업 타당성 및 기본조사 설계용역비 1억원을 올렸다. 이어 같은 달 20일 열린 예결위에서 몇 몇 의원들이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통과됐다. 1억원은 용역비일뿐이고 실제 사업비는 40~50억원으로 예상된다.

변종오 의원은 예결위에서 “예산부족으로 시청사를 신축할 것이냐 리모델링할 것이냐 하고 있는데 왜 이런 사업을 하느냐. 이걸 설치한다고 해서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게 뭐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또 서지한 의원은 “음악분수를 설치해도 1년에 몇 개월 밖에 가동하지 못한다. 그렇게 하면서 이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김진규 공원관리사업소장은 “명암유원지는 오래전에 유원지로 지정됐다. 그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랜드마크를 세우기 위해 필요하다. 사업비는 40~50억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자치단체마다 음악분수 설치하는 게 유행이다. 서울 반포대교, 능동 어린이회관, 부산 다대포, 대구 수성못, 세종시 방축천, 일산 호수공원, 목포 평화광장 등지에는 음악분수가 있다. 없는 곳이 몇 군데 안될 정도로 많다.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시민 휴식공간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1년 중 음악분수를 가동하는 기간이 짧고, 시설에 비해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 대전지역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민선4기 때 대전 ‘목척교 르네상스’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목척교 분수시설이 일부분만 가동되고 멈춰 예산만 낭비하고 말았다고 한다. 분수는 다리교량에 조성된 교량분수와 다리 앞의 음악분수, 하천 옆 벽천분수 등 3개이나 가동되는 건 벽천분수 뿐이라는 것.

또 목포시의회 일부 의원은 지난 2014년 6월에 “145억원이 들어간 해양음악분수는 시민들의 혈세를 퍼부은 예산낭비의 대표적 사례”라며 문제를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이 분수를 설치할 때부터 반대 해왔다. 해양음악분수는 바닷물을 쏘아 올리는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소음으로 인해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제주도도 지난 2002년 사업비 28억원을 들여 산지천 음악분수를 설치했으나 가동기간은 6개월에 불과한데 고장이 잦고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 철거한다고 최근 제주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음악분수 트는 기간 4~10월, 하루 2회

청주시는 지난 1976년 국립청주박물관·어린이회관·동물원·명암지 등을 명암유원지로 지정했다. 명암약수터 주변 공원화사업을 실시할 예정인 이승훈 청주시장은 최근 명암지 음악분수 설치 검토를 지시했다. 인근 주민들과 이 곳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도 음악분수 설치를 원하고 있다는 게 시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음악분수는 통상 4월~10월까지, 그것도 하루 2회 30분씩 가동되는 게 전부다. 여름에는 저녁시간에 많이 틀어놓을 예정이라고 하나 전기세와 수도세가 많이 들어가 이 또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시 관계자는 “수경시설은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다. 수도세보다는 전기세가 많이 들어간다. 두 가지 합쳐 월 200만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음악분수 모터는 2년마다 교체한다”고 말했다. 청주시내에는 음악분수는 없으나 물을 활용한 시설은 몇 군데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사업 이후 인공물길 조성이 유행처럼 번지자 남상우 전 시장은 수십억원을 들여 중앙로 청소년광장에 200m 구간, 용암동 미관광장에 15m 거리 실개천, 금천동 쇠내개울 등을 조성했다.

그러나 이 곳에서 물을 볼 수 있는 기간은 매우 짧다. 시 관계자는 “매년 5~9월, 하루 3번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유지관리비는 시설마다 월 200~300만원씩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수억씩 들어간 시설이 물이 흐르지 않는 시간에는 오히려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게 시민들의 불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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