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찰서장 구속영장·전 지자체장도 수사 착수 전망
# 증거인멸 우려… 영장발부
청주지법 문성관 부장판사는 이날 임 군수의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이 발부돼 임 군수는 곧바로 청주교도소에 수감됐다. 민선 6기 충북 자치단체장 가운데 첫 구속의 불명예를 기록하게 됐다.
임 군수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뇌물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임 군수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임 군수는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에 본사를 둔 외식프렌차이즈 업체인 ‘준코’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1억원이 오간 시점이 업체의 괴산 제조공장 증·개축 등이 이뤄진 때에 주목, 임 군수가 공장 인허가 과정에 도움을 주고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구속된 업체 관계자로부터 임 군수에게 돈을 건넨 시간과 장소, 방법, 금액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괴산군청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곧바로 이튿날 임 군수를 불러 10시간 넘게 조사를 벌였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날 임 군수의 긴급체포 가능성까지 흘러나왔지만, 검찰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입건한 후 일단 귀가 조처했다. 한 차례 더 조사를 벌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검찰은 지난 1일 임 군수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 사정 칼날 어디로 향하나
이번 수사는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3월 임 군수 관련 의혹을 제보받고 검찰에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이미 준코 업체의 지역밀착형 운영에 따른 각종 의혹에 대해 내사를 벌여왔던 검찰은 임 군수 개인의 금품수수 의혹이 아닌 것으로 판단, 초기 수사 초점을 핵심 인물들의 신병 확보에 뒀다.
이들을 압박함으로써 수사의 단추를 하나씩 끼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전직 괴산경찰서장 최모씨(61)가 이 업체로부터 1억원의 돈을 받은 정황을 확인, 지난달 26일 그를 긴급체포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보강 조사를 통해 최씨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 조만간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자치단체장 A씨가 문제의 업체 고문을 지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검찰 수사의 칼날이 A씨를 향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A씨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이 업체 세무 관련 고문으로 재직해왔고, 고문료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전·현직 민선 괴산군수 3명 모두 처벌 ‘수난’
괴산군의 전·현직 민선군수가 모두 처벌되는 수난을 겪었다.
임 군수는 지난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한 업체로부터 1억원의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지난해 당선된 충북 도내 지방자치단체장(교육감 포함) 13명 가운데 구속은 임 군수가 처음이다.
임 군수는 이번 뇌물수수 등의 혐의에 대한 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앞서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직위상실형을 선고받고 19일 항소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민선 괴산군수는 앞서 두 전직 군수가 모두 처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1995년 초대에 이어 1998년 재선에 성공한 김환묵 전 군수는 경로당 등에 음식을 제공해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의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원심이 2000년 4월 21일 대법원에서 확정돼 물러났다.
같은 해 6월 8일 재선거로 3대 민선 군수에 당선돼 2002년 재선 고지에 올랐지만 2006년 3선 도전에서 임 군수에게 고배를 마신 김문배 전 군수는 초선 때 부인이 부하 직원 부인으로부터 승진 명목으로 돈을 받아 뇌물수수 혐의로 퇴임 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이 확정됐다. 김 전 군수는 2010년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 지역 정관계, 주민 술렁
임각수 괴산군수가 전격 구속되자 지역 정관계와 주민들이 충격적이라며 술렁이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냉소적인 반응과 함께 현직 단체장임을 감안한 법원의‘영장 기각’을 기대했던 측이 허탈감을 토로하는 등 대조를 이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