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여학생이 4m 높이 햇빛 가림막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다.

20일 가까이 입원하며 큰 수술을 했고, 한두 차례 수술을 더 받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보상비는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처지다.

1일 A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오후 4시6분께 이 학교 1학년 교실 창가에 설치된 차양 위에서 B(12)양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B양은 코뼈·손목·치아가 부러지고 머리와 다리까지 다쳐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받고 지금도 치료 중이다.

성장판마저 손상돼 2차, 3차 수술도 필요한 실정이다.

B양은 이 학교 3학년 후배가 차양 위에 떨어뜨린 실내화 가방을 주워주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지점에서 교사 십여 명이 있는 교무실은 불과 10m 남짓 떨어져 있었지만, 사고를 예방할 손길은 미치지 못했다. 사고 당시 교사들은 교무회의에 참석 중이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배움터 지킴이에게 "실내화 가방을 대신 주워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려 했으나 그는 이미 퇴근한 뒤였다.

더 안타까운 점은 시간이 흐를수록 불어나는 수술비나 입원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함께 생활하는 B양의 홀어머니는 우울증을 앓고 있고, 가정 형편도 넉넉치 못하다.

학교는 충북학교안전공제회에 보상을 요청했지만, 공제회에서 돌아오는 답변은 '규정상 보상해주기 어렵다'였다.

현행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몇 가지 엄격한 보상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B양은 수업이 끝난 후 교문을 나섰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왔기 때문에 보상받지 못한다는 게 공제회의 설명이다.

보상규정(시행령 2조 2호) 중 B양이 사고를 당한 시각은 '휴식시간 및 교육활동 전후에 통상적인 학교체류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공제회 관계자는 "정규수업이 끝난 후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하교한 것이 아니라서 보상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사정은 딱하지만, 보상해줄 방법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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