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청주시의원 "옛길 무색, 폐쇄 도로에 색깔만 덧칠"
청주시가 추진한 상당산성 옛길 복원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졸속 계획이 만든 부실 아스팔트 산책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주시의회 김태수 의원은 21일 시정질문을 통해 "상당산성 옛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떠한 옛 정취도 느낄 수 없다"면서 "단지 폐쇄되는 도로에 색깔만 덧칠한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진짜 있어야 할 옛길이 없고, 그 길을 만든 명분도 없었다"며 "자동차가 다니던 아스팔트 길이 이제 사람이 다니는 아스팔트 길로 바뀌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스팔트 길 위에 인위적으로 조성한 꽃밭은 주변 우암산 풍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상당산성 옛길 설화 푯말에 왜 이곳과 무관한 밤고개 설화, 호무골 설화를 넣었는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그는 "상당산성 옛길 등은 청주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 줄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관광자원"이라고 강조하면서 "본래의 옛길을 복원해 시민들에게 건강과 추억을 돌려주고 청주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기존 도로 아스팔트 철거비용이 과다할 뿐만 아니라 심한 경사에 따른 토사유실 우려 등을 고려해 아스팔트를 존치하기로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스팔트 위가 아닌 산자락에 꽃밭을 조성하면 관찰과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노견에 꽃밭을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는 지난해 4~10월 국비 6억원 등 16억원을 들여 명암약수터에서 상당산성 입구까지 2.5㎞ 구간을 대상으로 상당산성 옛길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힐링 길, 회생 길, 흔적 길 등 3가지 테마 길을 만들고 소나무 등 60여 종 7만9000여 화초와 나무를 새로 심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딱딱한 아스팔트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녹슨 철제 화단 등 때문에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옛 아스팔트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보행자보다는 산악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인기다. 자전거 '폭주족'이 몰리면서 시는 이용자제를 호소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자전거 통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