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과 갈등 출입통제 민원 잇따라 청주시 고심
청주시가 등산로 '폭주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전거 출입 통제를 요구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으나 제재할 방법이 없다.
26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상당산성 옛길과 구룡산 등 청주 도심 주요 등산로는 봄 기운을 만끽하려는 등산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상춘객과 함께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의 자전거를 이용한 등산로 출입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좁은 등산로를 질주하는 자전거는 등산객들에게 매우 위협적이다.
주말마다 구룡산을 찾는 홍모(43)씨는 "등산로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자전거는 폭주족 같은 존재"라면서 "자전거를 마주하게 되면 등산로 밖으로 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말이면 등산객이 늘면서 좁은 등산로에 '교통체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자전거 질주는 매우 위험하다"며 "등산로에서 보행자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질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심 등산로에서 라이딩을 즐기는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다니기 때문에 이들이 일으키는 흙먼지와 소음은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민원이 들끓자 시는 지난주부터 상당산성 옛길 등에서 MTB 이용자제를 호소하는 캠페인에 나섰다. 주요 등산로에 자전거 이용을 자제하자는 안내문도 내걸었다.
시 공원관리사업소 공무원 20여명은 이날 상당산성 옛길 입구에서 쾌적하고 안전한 등산을 위한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자전거 질주를 막기 위해 등산로에 요철을 설치하거나 등산로 통행을 금지하는 등의 물리적·제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자전거의 등산로 진입을 조례 등 제도적으로 저지하기는 어렵다"면서 "자전거 통행을 방해하는 시설물을 설치해도 옆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어서 땜질식 처방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악자전거 동호회 측에서도 왜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하느냐고 항의하는 상황"이라면서 "산악자전거 전용 코스 개발 등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