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오송역의 과거·현재·미래 모습···X축 완성해 역할 다해야

▲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돼 오송은 비로소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는 국내 유일 분기역이 됐다. 앞으로 철도교통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드디어 KTX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됐다.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운동-유치-개통까지는 2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충북도민들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린 덕분이다. 오송역은 비로소 경부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우리나라 고속철도망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국가철도망 X축의 중심지로 국토균형발전과 상생발전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호남고속철도 오송역의 과거·현재·미래를 알아본다.

과거···목적달성 위해 안 해 본 게 없다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 성공은 충북인의 저력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된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힘을 결집해 성공한 사례로 남았기 때문이다. 지난 1987년 노태우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KTX 호남선 건설을 내놓은 뒤 충북에서는 오송분기역을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1997년 대선, 1998년 지방선거, 2000년 총선,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항상 단골메뉴가 됐다.

충북은 지난 1995년 11월 호남고속철도기점역 오송유치추진위(이하 오송유치추진위)를 구성했다. 호남고속철도 건설기본계획 연구용역을 맡은 교통개발연구원이 93년 이후 검토해온 노선 중 천안에서 논산까지 직결하는 노선을 기본틀로 잡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도민들이 결집했다. 이렇게 되면 충북도가 완전히 배제되기 때문. 교통개발연구원은 이후 공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서울~천안~공주~광주~목포를 연결하는 노선이 가장 적합하다”고 제시한다. 사업비와 경제성 등에서 이 노선이 가장 우수하며 천안이 분기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충북도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오송분기역 논리개발을 위해 자체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대외적으로는 천안 분기역 무효와 공청회 재개최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는 호남고속철도 노선도면에 천안분기가 표시돼 충북이 발칵 뒤집혔다. 이 때 오송유치추진위를 비롯한 지역인사들은 정부종합청사 항의집회를 열고 부당함을 지적했다. 당시 활동했던 남궁윤·전태성·이상록·이상훈·조성훈·김범추 등의 원로들은 세상을 떠났다.

충북도 관계자는 “도민들은 100만인 서명운동, 오송의 당위성 논리개발, 항의집회, 결의대회, 호남과 연대활동, 정부 항의방문 등 안한 게 없다. 정치권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재용역을 다시 교통개발연구원에 맡긴 문제 등을 지적했다. 건교부를 수없이 찾아다녔다. 전방위적인 노력을 한 끝에 정부로부터 신행정수도 입지가 확정된 후 분기역을 결정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오송은 후보지역 충남 천안, 대전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지난 2005년 6월 마침내 목적을 달성했다. 경부고속철도 오송역은 그보다 앞서 지난 2003년 11월 확정됐다.

▲ 충북도민들은 오송분기역 유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사진은 오송분기역유치 결의대회.

현재···철도교통의 중심지 ‘상전벽해’ 실감

오송은 가히 ‘상전벽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발전했다. KTX 오송역이 들어서고 20분 거리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가 자리를 잡았다. 국가지정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6대 국책기관, 관련 기업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인구도 꾸준히 늘었다. 2월말 현재 인구는 2만1756명. 신라 말, 최치원 선생이 다섯 그루의 소나무(五松)를 심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오송은 이제 생명수도가 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KTX 오송역이 큰 역할을 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할 때도 충북은 국토의 중심이며 KTX 분기역이 있다는 점을 톡톡히 활용했다.

하지만 생활·교육·문화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택시기사들의 바가지요금과 오송-청주간 대중교통 불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제기해 왔다. 충북도청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오송역까지 40~60분씩 걸려 KTX 열차보다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청주시민들이 더 많았다. 그러던 차 지난 3월 23일 오송역-청주국제공항을 오가는 급행버스가 개통돼 편리해졌다는 여론이다. 현재 112회를 운행하나 154회로 늘린다는 계획.

아울러 청주·청원이 통합되면서 ‘오송역’ 명칭을 ‘청주오송역’혹은 ‘청주·세종역’으로 변경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오송읍 주민들은 오송역 활성화가 먼저지 역 명칭변경이 뭐가 급하냐며 반대하고 있다. 어쨌든 이승훈 청주시장은 오송역, 청주오송역, 청주·세종역 등을 놓고 여론을 들어본 뒤 개명문제에 대해 가타부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미래···국가철도망 X축 완성하려면 과제 많아

오송은 국내 유일의 경부·호남고속철도가 만나는 분기역으로 국가철도망 X축의 핵심지역이다. 앞으로 신수도권 교통·물류 중심지, 철도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KTX 호남선이 오송을 통해 충주-제천-원산-청진-블라디보스톡-시베리아-독일-런던까지 가는 시베리아철도로, 경부선이 서울-평양-신의주-청진-북경을 거쳐 중국대륙철도로 가는 X축을 실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송분기역을 유치할 때 가장 강조한 것도 바로 국토를 X축으로 연결한다는 것이었다. 노영민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청주흥덕을)은 지난 2일 열렸던 호남고속철도 개통식에서 “X축 논리가 없었다면 천안, 대전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 마지막 심사를 할 때 이 논리로 심사위원과 국토부장관, 천안지역구 의원 등을 설득했다. 이 논리를 개발한 황희연·박종호·박병호 교수와 이를 전파한 청주청원을사랑하는모임의 공이 컸다”고 말했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2일 직원조회에서 “국토 X축의 한 축인 서울~부산간 철도망은 완성됐다. 또 다른 축인 호남에서 오송을 거쳐 강원도로 연결되는 철도망은 반 정도 완성됐다. 이후 북한과 시베리아 대륙으로 이어지는 큰 꿈을 구상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강원·호남권과 지속적으로 협조해 나머지 한 축도 완성하자”고 강조했다. X축 고속철도망이 완성되면 전국 어디서나 2시간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오송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오송역 정차 열차 확대, 충북선 고속화사업 추진, 복합환승센터 설치, 역세권 개발 등 과제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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