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의의 충북인 이효재·김진명·김준권·김준봉·고도원 씨가 사는 모습

▲ 이효재 씨. 사진=리솜포레스트 제공.
전국 유명인들 중에는 충북의 자연과 사람이 좋아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자연주의 문화디자이너로 불리는 이효재(57) 씨가 제천 리솜포레스트에서 특별한 일을 벌이고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지난해 가을 이 씨는 우연히 이 곳을 방문했다 아름다운 자연에 반해 리솜측에 일을 해보고 싶다고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힐링리조트 개념인 이 곳은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에 위치해 있다.

리솜포레스트의 한 관계자는 “안 쓰던 공간이 있었는데 이효재 선생님이 공방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해 무상으로 제공했다. 선생님이 직접 꾸민 자수방 카페 ‘효재네 뜰’과 요리스튜디오인 ‘달 스튜디오’를 현재 준비 중이다. 개원 날짜는 아직 안 정해졌다. ‘효재네 뜰’은 선생님과 함께 수를 놓으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달 스튜디오’는 요리강연을 하고 시연하는 곳이다. 여기서는 선생님이 추천하는 표고선·구기자죽·더덕구이 등을 요리장이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테리어 공사 중.

▲ 소설가 김진명
그는 이어 “이 사업은 수익과 전혀 관계없이 시작됐다. 이효재 선생님이 이런 프로그램을 선보이면 우리 공간을 힐링리조트에 문화를 입힌 문화리조트 쪽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재 씨는 보자기 아티스트, 자연주의 살림가로 불리며 한국의 타샤튜터라는 별칭을 얻었다.

제천시에는 또 유명한 소설가인 김진명(58) 씨가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작가 김 씨는 제천 세명대 미디어창작과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 출신인 그는 소설 ‘하늘이여 땅이여’ ‘나비야 청산가자’ ‘한반도’ ‘고구려’ ‘싸드 THAAD’ 등의 책을 펴냈다. 그의 이름을 날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가 박정희 정권 말기 핵무기 개발에 관여했다는 가설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 판화가 김준권
그리고 전남 영암 출신인 김준권(60) 판화가는 진천군 백곡면 백곡저수지 옆 두주마을에 뿌리를 내렸다. 그는 지난 90년 초에 이 곳으로 내려왔다. ‘한국목판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다수의 작품을 선보였다. 판화가로 살아온지 30년 된 작가는 지난해 12월 이를 기념해 ‘나무에 새긴 30년’이라는 화집을 냈다. 지난 2010년 진천군이 판화미술관을 개관한 것도 김준권이라는 걸출한 판화가가 거주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문닫은 이원아트빌리지 ‘아쉬워’

그의 동생인 김준봉(58) 중국 북경공업대 교수도 진천군 백곡면 석현리에 살고 있다. 그는 형보다 앞서 지난 1988년 진천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온돌문화의 전도사로 알려진 김 교수는 국제온돌학회 회장이며 구들장 기술보유자이다. 김 교수는 진천에 ‘자연환경생태건축연구소’를 냈다. 전시장, 강의실, 황토체험방, 국제온돌학회 사무실 등을 마련하고 해마다 전통온돌 기술자 양성교육를 해오고 있다. 그의 집은 온돌에 관한한 재미있는 전시장 역할을 한다.

▲ 김준봉 교수
문화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진천군에는 몇 년 전까지 원대연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와 이숙경 사진작가 부부가 ‘이원아트빌리지’라는 아름다운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했으나 아쉽게도 지난 2012년 12월 문을 닫았다.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에 있던 이 곳에는 미술관, 조각공원, 커피숍, 환경건축연구실 등이 있었다. 서울의 유명 미술관처럼 아트상품도 자체 개발해 판매했다. 개인 사정이 있어 폐관했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가하면 전북 부안 출신의 고도원(63)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은 충주에서 명상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을 운영하고 있다. 충주시 노은면 문성리 숲속에 자리잡은 이 곳은 며칠씩 머무르면서 충전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현재 걷기명상, 잠깐멈춤, 치유명상, 비채명상, 부부학교, 단식명상, 싱글학교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개인은 물론 기업체, 학교, 지자체, 모임 같은데서 단체로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고도원 이사장
김대중 대통령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고 이사장은 2001년 8월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후 이 것이 커지면서 비영리법인이 됐고, 아침편지 독자들이 십시일반 보태 재단을 만든 뒤 후에 명상센터를 건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글로 인생을 사는 지혜를 전해주는 아침편지 회원은 계속 증가해 현재 360만명이 됐다고 한다.

지자체로서는 이들이 문화자원인 셈이다. 광의의 충북인인 이들을 통해 지자체가 알려지고, 관광명소가 되는 것이나 도내 어떤 지자체도 이런 사람들의 동정을 확보하거나 정보를 갖고 있는 곳이 없었다. 와도 그만, 떠나도 그만인 식으로 바라보고 있으나 함께 좋은 일을 도모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제천시, 미래 문화자원 육성 나서
2016년 스토리창작클러스터 완공···시나리오·방송 애니메이션작가 지원

지자체가 나서 미래 문화자원을 육성하는 곳이 있다. 시나리오 작가와 방송 애니메이션 작가를 지원하는 제천시의 스토리창작클러스터 사업이다. 여기에는 지난 2012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 5년 동안 국·도·시비 총 2096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공간은 작가들이 머물며 집필할 수 있는 레지던시 시설, 식당·전시관·공연장 등을 갖춘 편의시설, 교육연수생들이 숙박하며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교육연수시설로 구성돼 있다. 현재 설계중이고 오는 2016년 말 준공예정.

제천시 관계자는 “한류산업을 염두하고 시작했다. 한류의 원천인 드라마와 영화 등 콘텐츠 가치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순수문학 작가보다는 산업화할 수 있는 분야 작가를 지원한다. 작가들에게 제천을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 생산을 억지로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만일 제천이 등장한다면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시는 국제음악영화제를 매년 성황리에 열고 있으며 세계영상위원회총회를 유치했다. 그리고 이미 지난 2008년부터 작가들에게 시나리오 창작공간과 숙식을 제공해왔다. 정지영 감독은 여기서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 시나리오를 썼고, ‘부러진 화살’의 70%를 제천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변영주 감독의 ‘화차’도 여기서 찍었다. 지난 2005년부터 제천에서 촬영한 드라마·영화가 160편을 넘었다는 게 제천시 말이다.

제천시는 김종학 ‘모래시계’ PD와 유인택 영화제작자의 고향이기도 하다. 김 PD는 SBS방송에서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태왕사신기’ ‘신의’ 등 유명작품을 남겨 드라마계의 큰 별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 2013년 7월 ‘신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자살해 충격을 주었다. 유인택 서울뮤지컬단장은 군장대학 뮤지컬보컬방송연기계열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영화 ‘화려한 휴가’ ‘애인’ 등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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