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 무엇이 달라질까
교육관련 단체 인터뷰

충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육단체들에게 충북교육감 지난 6개월의 행보와 앞으로 충북교육에 대한 기대를 물었다.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이 나왔지만 아직까진 기대의 목소리가 더 크다. 지금까지 변화의 시동을 걸었다면 앞으로는 현장에서 본격적인 바람이 일어나기를 주문한다.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라”
윤건영 충북교총 회장

학교의 자율적인 재량권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도민의 뜻이라고 해도 정책을 펼 때는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 0교시 폐지의 경우 서울과 경기도는 아직도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 데 충북은 학기 초에 바로 시행했다. 교육감은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혁신학교 등 관련 공약홍보를 했는데 그 보단 학교 현장을 돌아보기를 권한다.
지난 6개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랐고,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그 변화가 체감되지 않았다. 기존 교육을 책임졌던 행정 관료에 대해 부정하거나 폄하하는 교육감의 발언은 부적절해 보였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교육감을 표방한 만큼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통합해 나아가기를 주문한다. 어쨌든 성공한 교육감이 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학생들에게 청소년 시기는 단 한번 뿐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실험대상이 된다거나 실패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변화의 속도 더 내달라”
이성용 전교조 충북지부장

학교혁신이 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업무경감이 돼야 한다. 학교에서는 교무실무사가 배치돼 있지만 수도 부족하고 하는 일 또한 과학보조와 교무보조 일이 통합돼 더 많아진 면이 있다. 혁신학교가 성공하려면 교사들의 업무경감을 통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고입선발고사, 0교시 폐지 등은 잘한 일이다. 고입선발고사 폐지는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제자리로 돌려놓은 일이다. 하지만 진보적인 색깔이 많이 드러나지는 못한 6개월이었다. 지금까지 유연성 있게 충북교육을 이끌어왔다면 이제부터는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정책을 펴기를 바란다. 세부 공약이 200여개 이지만 과감한 개혁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올 한해 혁신학교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해 충북 교육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지헌 충북학교운영협의회장
“소통·화합하는 충북교육 기대”

학부모 입장에서는 정쟁적인 모습이 지난해 연출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의회에서 혁신학교 관련 예산을 놓고 소모적인 싸움을 올해는 반복되지 않기 바란다. 교육적인 부분은 서로 신뢰하고 사이좋게 풀어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김병우 교육감의 발목을 잡으면 결국 학부모와 학생들만 손해다. 도민이 선출한 교육감이니 4년 동안 어떠한 일을 하는지 지켜보고 응원해야 한다. 인사에 있어서도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도록 인적구성 비율을 잘 안배해야 한다. 2015 충북교육은 소통과 화합을 화두로 구성원들이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선입견과 이념, 기득권을 내려놓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 지금은 우리사회가 과도기에 놓여있는 것 같다. 모든 정책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되기를 요구한다.

“혁신학교, 학부모로서 기대감 커”
조은경 충북학부모협회장

충북학부모협회는 아이가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엄마들의 모임이다. 지난해까진 사단법인으로 활동했는데 올해부터는 사단법인을 빼고 순수하게 모여 활동하고 있다. 엄마들 사이에 혁신학교는 논란꺼리였다. 일부 학부모들은 여전히 혁신학교를 하면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하지만 혁신학교 설명회에 참여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교육이 부모가 비싼 낚시대를 아이에게 사주고 얼마나 잘 잡는지 테스트하고 독려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엄마가 맛있는 생선을 잡아주고 레시피를 알려주지만 아이 스스로 요리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충북형 혁신학교인 ‘행복씨앗학교’가 하루 빨리 정착해 많은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혁신학교였으면 좋겠다.

“지역의 교육단체와 함께 문제풀자”
조장우 충북교육연대 집행위원

교육감에 대해서는 잇따른 선거법 기소로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해가 있다. 하지만 진보교육감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 보이는 6개월이었다. 교육감의 세부 공약 또한 진보적인 내용들이 많이 걸러진 느낌이다. 물론 도의회가 혁신학교 관련 예산을 놓고 저울질해 원했던 만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교육감의 의지가 있어도 학교장 재량권이 적용되다보니 실제 0교시 폐지의 경우 체감되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 행복씨앗학교는 지역의 교육단체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갔으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2016년에 자유학기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데 이에 대한 고민을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 한다. 올해는 진보교육감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비정규직 밥값, 올해 꼭 해결을”
김미경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장

진보교육감 시대가 열려서 기대치가 많이 높았다. 충북교육의 변화를 기대했다. 아직은 평가하기엔 시기상조인 것 같다. 교육감이 최고사용자로서 그리고 정책수행자로서 마인드가 제일 중요하다. 학교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종이 100여개다. 이 가운데 급식관련 종사자들이 65%다. 그런데 밥을 해주는 사람이 밥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규직은 매월 13만원이 밥값으로 지출되지만 비정규직은 돈을 내고 사먹어야 한다. 밥값 실비 월 8만원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관철되지 못했다.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충북, 인천, 대구만이 해결되지 못했다. 밥 값이 상징하는 의미는 크다. 올해는 교육주체들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충북교육에 일조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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