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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꿈칼럼

풀꿈칼럼 : 전기차 보급은 에너지 전환부터

2021. 10. 08 by 정희정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옵니다.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문제로 전환됐습니다. 충북인뉴스는 위기의 시대에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담아보려 합니다. 풀꿈재단과 함께 1주일에 1회씩 매주 ‘풀꿈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스웨덴의 기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20년 9월 4일 스톡홀름의 의회 건물 앞에서 '기후 위한 학교 파업'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스웨덴의 기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20년 9월 4일 스톡홀름의 의회 건물 앞에서 '기후 위한 학교 파업'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에너지 전환부터

글 : 정희정

전기차를 타고 다닌 지 1년 6개월 정도 된 것 같다.

원래 타고 다니던 차가 더 이상 수리가 불가능 해 폐차했다. 그 동안 시민 환경강사로서의 여러 교육과정을 받다 보니 자연스레 전기차에 대한 의무감 같은 것이 생겼다.

경제적인 문제와 여러 불편함을 감당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오랜 고민의 시간이 있어야 했다. 나의 고민들과 마찬가지로 주변에서의 반대가 많이 있었다.

전기차 가격이 차량 대비 너무 비쌌고, 전기의 가격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연료비를 따져 보았을 때도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했다.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번거롭기도 하고 장거리 이동할 때 충전 할 곳이 없을 수 있다는 걱정도 들었다.

그리고 화재의 위험까지... 모두가 틀린 말은 아니었다.

더구나 내가 사는 오래된 아파트는 전기차 충전 시설도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또 충전 요금이 얼마나 들고,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인터넷 정보를 뒤져봐도 겪어보지 않아 그런지 정리가 되지 않고 그것으로 결론을 낼 순 없었다.

워낙 소심한 성격에 거의 6개월 이상 시간을 끌며 남편의 영업용 11인승 승합차를 빌려 타고 다녔다.

고민의 시간 중에 한 번의 보조금 신청을 놓쳤기에 다시 돌아오는 기간엔 일단 신청서를 넣어 보자 하는 마음이었다.

결과는 운 좋게 보조금을 받게 되어 전기차를 타고 있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은 것일까?

보조금을 받았음에도 전기차 가격은 같은 사양의 내연기관차 보다 많이 비싼 편이다.

전기요금이 지난 1년 6개월 사이에도 두 번 정도 올라서 경유 수준까지 되었고(지역, 충전시설, 사용시간에 따라 다르다) 기본요금까지 생겨났다.

 

가장 결정적으로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점이 문제였다.

주로 주말에 가까운 주민 센터에 가서 급속 충전을 하는데 배터리 양이 30~40% 남았을 때 80%까지 채우는 데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더 충전을 하고 싶어도, 공용이기 때문에 40분이라는 시간제한이나 80%까지만 채울 수 있게 막아 놓았다. 충전이 끝나면 법적으로 바로 차를 빼줘야 한다.

이 시간을 알차게 이용하기 위해 대형 마트에 간 김에 꽂아 놓으려 해도 1~2개 있는 충전기에 주말 충전 자리가 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시간이나 배터리양이 제한되어 충전이 중단되면 중간에 와서 차를 이동 해 주어야 한다.

또 지나가다 급해서 들어간 충전소가 고장이거나 카드 에러로 충전을 포기 한 적도 있었다.

내가 이용하는 공공시설의 급속 충전요금은 집밥이라 말하는 아파트 단지 내의 충전시설보다 요금이 더 비싸다.

그렇다고 아무 아파트 단지 내에 들어가서 충전 할 수도 없다. 인식 카드가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만 충전 할 수 있게 제한 해 놓았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나오고 나서 관리 사무소에 충전 시설을 설치 해 달라고 요청 했었다.

다행히 관리소장님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기대를 하고 있었다.

통장, 반장들의 반대로 결국 설치하지 못한다는 소식이 돌아왔다. 주차 문제로 손해를 보게 될까 반대를 하신단다.

꽤나 실망스러웠지만,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 플러그만 있으면 따로 구역을 지정하여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충전 시설이 많이 보급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전기차 어떠냐고 충전하기 불편하지 않은지에 대해 많이들 물어본다.

보조금을 받게 된 행운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환경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그냥 좋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전기차가 빠르고 조용하며 도심운전 하기에 적합하다며 장점을 주로 말한다.

이런저런 불편함과 가격에 대해서도 정보제공의 의미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지만 그것들은 내가 의지를 갖고 감안하고 샀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덧붙인다.

정말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걷기와,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중교통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이용할 수밖에 없다.

글 : 정희정
글 : 정희정

 

전기차 보급이 늘어난다 해도 전기차가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은 맞지 않다.

연료인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즉 에너지의 전환이 있기 전에는 온실가스 감축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고 설명하면 그것까지는 생각 못했다는 반응이다.

전기차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은 나라마다 다른데 영국이나 독일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풍력발전이나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생산보다 석탄 화력이나 LNG 화력 발전소의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같은 전기차를 운행하더라도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더 작다..

전기차 보급에 앞서 석탄발전소의 퇴출 및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였더라면 환경을 생각하는 개인의 선택이 더 큰 보람을 가져왔을 것 같다.

기후위기는 우리 모두가 당면하고 있는 급박한 비상사태다.

탄소중립을 담보할 수 있는 사회구조와 생산방식, 생활양식, 사고방식 등에서 전 지구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에너지 생산과 산업체계를 탈탄소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길 불평등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개인과 정부, 기업에서 이 급박하고 위급한 공동의 과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조금 더 빠르고 과감하게 기후 행동을 나서야 할 것이다. 잘 사용하고 돌려줘야 할 지구의 다음 주인인 그레타 툰베리가 “지금 당장”을 외치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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