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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청년의 눈/ 강일구 미디어 블로그 ‘고함20’ 기자

캡사이신 물대포 속의 평화시위

2015. 05. 07 by 충북인뉴스
▲ 뒤쪽에서 몰려오는 경찰들을 시민들이 서로서로 팔짱을 끼고 막고 있다.

5월 1일 기자가 청와대로 향하고 있는 시위대를 발견한 곳은 안국역 근처였다. 대략 1000명 가량 되는 사람들은 4월 16일과 마찬가지로 차벽과 인벽에 막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차벽으로 보행로를 막는 것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2011년 내려졌고, 불과 얼마 전에 다시 이슈화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여전히 경찰차를 앞세워 시위대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경찰은 이날의 행진을 막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것 같았다. 시위대를 둘러싼 버스 뒤쪽에는 수많은 경찰들이 투입을 대기하고 있었고, 시위대 앞쪽에서는 3대의 물대포가 시위대를 향해 있었다. 그리고 시위대 후방쪽의 경찰 병력들은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었다. 경찰관의 수도, 장비도 모두 이날 모인 시민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했다.

전방에 경찰들이 시위대의 길을 막고 있는 곳에서는 계속해서 시위대와 경찰간의 충돌이 벌어지고 있었다. 경찰들은 방패로 시위대를 계속 막았고, 시위대는 어떻게든 앞으로 나가기 위해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캡사이신은 무분별하게 난사되었다. 물안경을 쓰고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들어도 소용이 없었다. 시위대 안에서는 얼굴에 캡사이신을 맞은 사람을 위한 물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몇몇 사람들은 시위대가 모여 있는 곳을 돌아다니며 물을 구하러 다녔다. 이 모습은 참으로 애처로웠다. 고통스러워 하는 친구를 도와주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물 좀 얻을 수 있을까요. 캡사이신 친구한테 쓰려고 합니다”를 계속해서 외치고 다녔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길을 열기위해 시위대의 투쟁은 계속되었다. 경찰들이 방송으로 해산명령을 내려도 이들에겐 들리지 않았다. 계속된 해산명령에도 사람들이 시위를 멈추지 않자 경찰차 뒤에 있던 3대의 물대포가 작동되기 시작했다.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물대포 3대는 경찰차 앞쪽의 시위대를 향해 집중해서 발사하기 시작했다. 경찰버스 위에 있던 방송사 촬영기자들도 물대포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 물대포를 맞은 사람들의 증상은 조금 이상했다.

도로위를 흐르고 있는 물대포에서 나온 물에서는 하얀색 작은 거품들이 보였다. 기자 옆에 있던 한 사람은 “경찰이 물속에 이상한 약품을 탔다”고 이야기를 했고, 다른 사람은 “최루액을 탄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물대포의 효과는 짧은 시간동안 탁월했다. 시위대는 물대포를 맞지 않기 위해 그리고 물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지 않기 위해 몸을 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바로 다시 모여 자리를 지켰다.

경찰들은 물대포를 세 번 이상 발사했지만 시위대를 와해시키지도 후퇴시키지도 못했다. 이날 캡사이신에 맞서 시위대가 보여준 것은 오직 평화로운 단결이었다. 시간이 지나 시위대의 앞쪽과 뒤쪽에서 수많은 경찰들이 밀고 들어와도 시민들은 끝까지 평화적으로 시위에 임했다. 뒤쪽에서 몰려오는 경찰들을 시민들이 서로서로 팔짱을 끼고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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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 2015-05-09 08:15:06
청와대를 향하는 시위대는 경찰이 막는게 정상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