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가 말하길 ‘찌라시에 나라가 흔들려 부끄러우니 유출경로를 밝혀 무거운 형벌을 내리라’고 했습니다. 이에 쥐 잡 듯 뒤져 경찰정보관에게 ‘네가 유출한 문건이냐’고 물으니 최 경위는 ‘이번처럼 힘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다’며 죽음을 택했습니다. 이에 혹시 타살이 아니냐는 말도 있었으나 후배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릴 것이다’라고 유언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조사를 받았던 후배 한 경위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회유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세상이 알게 됐습니다.
대통령은 비선실세의 동향을 파악한 청와대 내부문건을 찌라시라고 단정해버렸다. 그리고 엄정한 수사를 주문했다. 당시 조사를 진행했던 박 경정은 경찰로 복귀했고, 그가 문건을 들고 나왔단다. 유출의 통로는 그 아래 경찰정보관들이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9,1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여 1000명(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을 대상으로 물었다. 응답자의 과반 이상(55.7%)은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문건의 실체와 진실에 대해 ‘청와대 공식문건으로 나름 근거가 있는 내용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찌라시라고 본 응답은 22.2%에 그쳤다.
대통령의 “찌라시 수준의 문서에 의한 국정혼란”이란 발언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11.9%에 불과했다. 대통령이 부끄럽다지만 국민은 더 부끄럽다.
참, 고구려 점쟁이 추남은 그렇게 억울하게 죽어서 다음 생에 신라의 김유신으로 태어났단다.
이재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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