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아곡리 보도연맹 학살 유해 발굴 촉구나선 박만순 씨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는 1950년 7월 10일경 청주청원 보도연맹원 약 150명이 미원초등학교를 경유해 대한민국 군경에 의해 학살된 장소로 알려졌다. 박만순(48) 충북역사문화연대 대표는 “아곡리 3곳의 지점에서 학살돼 매장된 곳”이라며 “당시 경찰들은 아곡리 주민들을 동원해 시신을 매장했다고 이 일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증언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23일 청주·청원보도연맹 유족회와 함께 이곳에서 유해 시굴 작업을 마쳤다. 유해시굴이란 전면적인 발굴이 아니라 유해가 실제로 묻혀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다.

그가 이렇게 나선데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피해자 유족들이 염원하는 유해발굴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면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진실화해위원회가 2008년 11월 ‘청주·청원 국민보도연맹사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후속조치로 국가의 사과와 위령사업 지원, 시민들에 대한 평화·인권교육 실시, 지속적인 유해발굴 실시를 권고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고령에 접어든 민간인 학살 사건 유족들의 피눈물을 충북도와 청주시는 더 이상 외면해 선 안된다”며 역할을 촉구했다.

그는 우선 도에 역할을 촉구하겠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삭발이라도 하겠다며 결연한 심기를 밝혔다. 박 대표는 충북역사문화연대 대표 이외에도 성화동 주공임대아파트 단지에서 작은도서관과 공부방을 운영하는 ‘함께사는우리’ 대표도 맡고 있다. 이처럼 박 대표가 발 딛고 서 있는 곳은 소외되고 그늘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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