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앵글 케이스에서 납?카드뮴도 검출, 학교용품도 위험
생활 속 발암물질 무섭다면 학부모 적극적인 참여운동 필요

▲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이 이번 달 공식 출범한다. 이 단체는 화학물질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유해화학물질을 저감하기 위한 운동을 펼칠예정이다.

임신 한 엄마가 거주하는 주변에 공장이나 하수처리장이 있는 경우 태어난 아이가 아토피 피부염이나 식품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부모의 유전요인 뿐 아니라  빵이나 시리얼, 과자 같은 가공 식품을 많이 먹으면 출생한 아이의 아토피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연구 용역을 받은 울산대 연구팀은 아산과 삼성, 세브란스, 차병원 등 4개 대형 병원을 통해 산모 천600여 명의 아이들을 추적 관찰하고 지난 9일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토피의 실내환경 요인 중 산모 집안에 얼룩 곰팡이가 관찰된 경우, 애완동물 중 고양이를 키울 경우, 다른 털 가진 동물을 기를 경우, 리모델링으로 도배를 새로 한 경우 아토피 위험이 커졌다.

생활속의 환경요인은 피부질환인 아토피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인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가장 큰 질병으로 치부되는 ‘암’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산업화가 고도화 될수록 보다 많은 화학물질이 우리의 생활환경을 차지한다. 이중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존재하고 특정한 물질은 암을 유발한다. 이른바 화학물질의 침입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의 환경운동단체인 EWG에서는 성인의 혈액과 소변에서 1인당 평균 50종의 발암물질을 발견했다. 심지어 신생아 제대혈에서는 280여 종의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아토피가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처럼 유전자 뿐 아니라 화학물질도 엄마로부터 대물림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사회에서는 소아암이 매년 1 %씩 증가하는 것은 화학물질의 침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평가한다.  이런 화학물질은 어린이의 아토피나 천식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특히 발달장애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어린이 용품, 발암 물질 빨간 불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사용하는 용품은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까?  한 시민단체의 조사결과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조사제품 중 254개 제품 중 35%에 해당하는 제품에서 납과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검출됐다.

납은 어린이의 지능발달을 저해하며 과잉행동장애등을 유발하는 신경독성물질이고 발암성 물질이다. ‘프탈레이트’는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환경호르몬이다. 화학물질 중  일부 물질은 발암성, 생식독성, 변이원성등이 확인됐다.

학교 시설물이나 체육 용구도 마찬가지였다.

체육교구는 65%, 음악교구는 40%가 고 위험군에 속했다.

‘발암물질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 2012년 9월부터 2013년 3월 까지 J초교, C초교, H초교 3개 초등학교에서 총 254개 제품을 수거하여 PVC 여부와 중금속의 함량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 제품은 학생들이 직접 주변 물품을 수거하여 제출한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노출된 것만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결과 수거된 254개 제품 중 91개(35%)제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되었고, 이 중 65개 제품(26%)이 PVC제품이었다. 중금속 중에는 카드뮴과 납이 100ppm을 초과하는 경우가 각각 18개와 47개로 확인됐다.

국민행동은 측정된 유해 물질 농도를 미국 및 유럽 등의 제품 규제 기준을 근거로 해 ‘초록(안전)-노랑(주의)-빨강(위험)’ 신호등으로 구분했다. 아이들 주변의 생활용품 중 40%의 제품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는 “주의”와 “위험” 판정을 받았다. 안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위험 등급을 가장 많이 받은 제품은 체육교구로 전체 11종 중 6종(55%)이 위험등급 판정이 나왔다, 음악교구도 40%가 위험 판정. 특히 아이들과 신체 접촉이 많은 교구에서 최대 60200ppm의 납이 검출됐다. 아이들이 유해화학물질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조사된 음악교구 20개 제품 중 8개(40%)가 위험제품이었다. 멜로디언, 실로폰케이스 및 실로폰, 트라이앵글 케이스, 소고, 리코더케이스가 위험한 제품으로 확인됐다.

 실로폰에서는 납이 17,100, 60,200ppm, 트라이앵글 케이스에서는 납과 카드뮴이 각각 145.7, 160ppm으로 초과하고 있었다. 소고에서도 납이 14,600ppm으로 검출되어 기준을 초과했다.

실로폰의 경우 색소를 페인트로 사용했을 수 있다. 소고의 경우 무늬가 없는 부분에서는 ‘안전’하게 나왔지만 태극무늬 부위에서 ‘위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품 자체는 안전하지만 보관하는 케이스에서 각각 카드뮴과 납이 발견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만3천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된다. 이 중 85%의 물질이 독성정보 조차 없이 유통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발암물질과 생식독성물질의 목록을 공식적으로 작성한 것이 없어 국민들의 알권리가 근원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발암물질 등 ‘고위험 우려물질’에 대한 시장진입 억제나 사용감소 노력도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석면 탈크가 함유된 베이비파우더나 중금속과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장난감과 학용품, 발암성 색소가 사용된 식품,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 등 유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원진녹색병원 부설기관인 노동환경건강연수소 이윤근 보건학 박사는 “정부차원에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국민 스스로 위험으로부터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박사는 “일부 학부모들이 ‘PVC 없는 학교 만들기’운동과 같은 운동이 펼쳐지고 있지만 극소소의 경우”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생활속의 화학물질에 대한 인식 개선과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저감운동이 정말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생활속의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얻을수 있는 곳도 많다.  ‘국민행동’ 홈페이지(www.nocancer.kr)에 가면 아이들이 사용하는 용품에 대한 조사결과부터 화학물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발암물질로부터 어린이에게 안전한 용품을 선별하는 방법

▲ 플라스틱 제품에 표시된 성분 마크. 이중 ‘X' 자가 표기된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1. 물건을 구입할 때는 재질 표시를 확인 할 것.
2. 플라스틱보다는 종이나 천으로 만든 장난감을 구입할 것.
3. 표면이 반짝이는 재질의 제품을 피할 것. 프탈레이트 함유 가능성이 높다.
4. 화려한 색깔의 안료에는 중금속이 함유될 가능성이 높다.
5. 강한 향기가 나는 제품은 피할 것. 향료에 독성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
6. 비닐 포장이나 플라스틱 포장재는 천이나 종이로 바꿔 줄 것
7.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기보다는 형제자매 친구들과 바꾸어 함께 사용 할 것.
(자료출처) 발암물질없는 사회만들기 국민행동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