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조사 결과, 평균 8.7~9시간 일하고 월 210만원 벌어
“건별 수입 구조·빠른 배송 압박이 사고 발생률 높여”
배달노동자 처우 개선 및 복리 증진 조례 시행 촉구

 

25일 공공운수노조청주지역배달라이더조직화사업단과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지역 라이더노동자 노동실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5일 공공운수노조청주지역배달라이더조직화사업단과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지역 라이더노동자 노동실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배달 노동이 원할 때 일하며 고소득일 거라는 인식과는 달리 청주의 배달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배달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청주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청주지역 배달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71%는 주업으로 하루 평균 9시간 가량 일하며 210만원의 소득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6%가 1년 사이 사고를 경험했으며, 사고의 원인으로는 △빠른 배송 요구(56.3%) △악천후 등 기상상황(53.9%) △상대방의 무단횡단·법규위반 등(51.6%)을 꼽았다.

응답자의 65.7%가 배달대행사로부터 폭언 등 언어폭력을 겪었으며, 폭행 혹은 위협(46.1%)과 같은 갑질을 당했다고 답했다. 부당 대우를 당했으나 42.2%가 ‘혼자 해결하거나 참음’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는 공공운수노조청주지역배달라이더조직화사업단(이하 사업단)과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진행한 ‘청주지역 배달노동자 실태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이들은 25일 청주시청 임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식당이용 조차 어려웠던 코로나19 재난 시기를 극복하는데 배달 노동의 역할이 무척 컸다”며 “배달 노동은 필수 노동인 반면 노동자들은 열악한 처우와 노동환경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갑질과 산재에 위험에 노출되어도 도움을 요청할 방법을 모르는 등 고립된 노동환경에 처해 권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것.

윤건영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배달업이 건설업을 제치고 산재 발생 업종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배달의 민족 우아한 청년들에서 발생한 산재 승인 건수는 1273건으로 가장 많았다.

 

발언하고 있는 길한샘 단장.
발언하고 있는 길한샘 단장.

 

사업단 길한샘 단장은 “심층면접을 통해 만난 배달 노동자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돼 부당행위를 당해도 도움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축된 경우가 많았다”며 “배달업계의 시스템상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위험한 배달 환경에 내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배달노동자들은 건별로 수입을 받기 때문에 위험을 부담해야만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업계 자체가 문제라는 것. 또한 빠른 배달을 원하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다 보니 배달노동자에게 가게와 고객을 상대로 감정노동이 요구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출근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고 혼자 일하는 배달노동자의 특성상 부당행위나 사고를 겪어도 도움을 청할 기관과 방법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2021년 제정된 ‘청주시 이동노동자 복리 증진 조례’에 관해 “폭염과 호우에도 쉼터도 없이 거리에 나선 배달노동자들을 위한 어떠한 정책을 체감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주시는 조례 시행에 적극나서 이동노동자 쉼터 설치, 배달 노동자 실태조사 정기 실시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대리운전기사,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배달종사자 등을 이동종사자 지정했다.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청주시장이 노동환경 개선 및 복리 증진을 위한 시책을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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