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코닥노조, 결의대회 열고 최소생계비 보장 촉구
"방문 점검원 고용해 놓고 실제론 영업 강요한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대세충청지역본부는 29일 오전 청주시 사창동에 소재한 코웨이 청주허브총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대세충청지역본부는 29일 오전 청주시 사창동에 소재한 코웨이 청주허브총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국내 정수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코웨이의 코디·코닥들이 사측에 최저임금을 보장하라며 거리로 나왔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자신들의 업무가 방문점검임에도 사측으로부터 영업을 강요받고 있으며, 영업 압박과 부당지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코디·코닥은 코웨이 정수기나 비데를 점검하기 위해 가정과 사무실을 방문하는 점검원을 말한다. 코디는 여성, 코닥은 남성을 일컫는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대세충청지역본부는 29일 오전 청주시 사창동에 소재한 코웨이 청주허브총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최소계정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리자의 갑질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최소계정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또 사측이 방문점검을 위해 코디·코닥을 모집해 놓고 실제로는 영업을 강요하고 있다며 △계정 갑질 △영업 강요 △수당되물림 등을 폭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계정은 관리하는 (정수기, 비데 등)제품 하나 하나를 말한다. 현재 코웨이 코디·코닥들이 매달 관리하는 계정은 200~250계정이고, 한 계정 당 점검수수료는 7300원이다. 점검수수료를 월 급여로 환산하면 146만원~182만5000원 정도다. 그러나 이 금액에는 주유비, 식비 등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코디·코닥들이 받는 임금은 120여만 원에 불과하다.

노조의 이연화 본부장은 “얼마 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아침 9시부터 8~9시간 정도 일을 하고 있었다. 또 한 달 평균 17~22일 정도 일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업무상 사용하는 금액은 매달 46~70만 원 정도”라며 “회사에서 받는 급여에서 업무상 쓰는 비용을 빼면 조합원들이 실제 받는 급여는 128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계정이 깍였을 경우에는 100만원 안팎이 될 때도 있다”고 강조했다.

 

조합원이 현장발언을 하고 있다.
조합원이 현장발언을 하고 있다.
조합원이 현장발언을 하고 있다.
조합원이 현장발언을 하고 있다.

 

노조는 열악한 임금 이외에도 계정 갑질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관리자들이 계정을 일방적으로 줄이거나 늘리는 것을 말한다.

이 본부장은 “미팅이나 스터디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업을 못한다는 이유로 계정을 뺏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결의대회에서 현장발언에 나선 조합원 A씨는 “교육이며 미팅이며 우리는 정규직처럼 일하지만 유류비, 통신비 지원을 전혀 못 받고 점검수수료만 받고 있다.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 미치는 120만 원 정도다. 신입이 들어오면 계정을 나눠주다 보니 수입이 불안정하다”고 성토했다.

영업 강요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조합원 B씨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달콤한 주 5일 근무, 산재보험, 멘토링 제도, 우수사원 포상, 장기근속자 포상, 경조사 지원, 통신비 지원, 건강검진, 출퇴근 선택이라며 유혹해놓고 실상은 영업을 하라고 한다. 회사는 점검에 관한 교육보다 영업에 대한 교육을 더 강조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수당되물림 등 불합리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당되물림이란, 고객이 제품을 렌탈하고 1년 내에 반환하거나 5개월 이상 렌탈비를 내지 못하면 코디가 받았던 수당을 100%환수하는 것을 말한다.

이연화 본부장은 “고객이 재렌탈할 경우 회사는 코디에게 영업수수료를 50%만 준다. 그리고 고객이 재렌탈한 제품을 변경할 경우 회사는 코디에게 영업수수료를 환수해가고 변경한 제품의 수수료를 주지 않고 있다”며 “결국 회사는 손실을 모두 코디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김선혁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은 “한 계정 당 7300원이라니 이렇게 열악한 환경일줄 몰랐다”며 “노동자의 권리를 조금이나마 만들어내고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노동자들의 투쟁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명주 진보당 청주시위원장은 “코웨이는 2024년 4조원이 넘는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데 코디·코닥들은 길거리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이익이 생기면 고생한 노동자들에게 나눠줘야 하는데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눈치주고 갑질하고 있다”며 “표준노동계약서 등 최소생계를 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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