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대표 모임 ‘대안교육 리더십 포럼’ 성명 발표
“충북교육청 결정은 폭거이자 행정권한의 과도한 남용”
단재고 2024년 정상 개교 및 준비팀 복원 등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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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고등학교가 들어설 가덕중학교 공사현장 모습./충북인뉴스
단재고등학교가 들어설 가덕중학교 공사현장 모습./충북인뉴스

 

전국 사립·공립·비인가 대안학교 교장 또는 대표교사들의 모임인 ‘대안교육 리더십 포럼’이 30일 단재고등학교 정상개교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충북의 단재고 설립은 급변하는 시대에 조응하려는 참신한 시도임에도 충북교육청은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결정을 단행했다”고 평가하며, “이는 단재고의 설립 취지를 허물어뜨리고 입시 제도에 특화된 과거 시절로의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또 “충북교육청의 결정은 주민과 학생, 교사들이 함께 빚어가던 교육정책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폭거이며, 도민이 위임한 행정권한의 과도한 남용이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안교육 리더십 포럼’은 충북교육청에 △당초 계획대로 단재고의 2024년 개교 △단재고 준비팀 복원 △다양한 교육과정을 누릴 수 있는 학습자 권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어 “충북교육청의 정책 변화가 확실하게 드러날 때까지 우리는 기존의 단재고 준비팀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며, 향후 사태를 지켜보면서 그 과정과 결과를 교육계 안팎에 지속적으로 알려내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안교육연대 소속 비인가 대안학교와 공·사립 인가대안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안교육 리더십 포럼’에는 현재 40개 학교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단재고등학교의 정상적인 개교를 촉구하며

지금 교육은 격변의 바람이 벼랑 끝까지 밀어닥치고 있다. 정보통신 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을 거쳐 딥 러닝 인공지능이 출현했다. 미래의 교육은 과연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근원적 질문을 던져야 하는 시대를 맞닥뜨린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유령처럼 교육계를 떠돌던 때가 이러했다.

격변기마다 근본적 고민과 성찰을 거듭하며 교육을 진보시켜온 이들이 공교육 혁신을 위해 진취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를 해왔다. 공교육 내부에서 일어난 혁신학교,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전환기 학교 설립과 운영이 좋은 사례다. 충청북도교육청이 준비해온 단재고등학교(이하: 단재고) 설립 시도 역시 그런 맥락 위에 놓여 있다. 이들의 노력은 지금과 같은 조류 급변 시대를 맞아 미래형 공립 대안학교 운영으로 조응하려는 참신한 시도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최근 충청북도교육청은 이 흐름에 물꼬를 막는,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 결정을 단행했다. 5년 동안 착실하게 준비하며 쌓아 올린 단재고의 설립 취지를 허물어뜨리고 개교 시점을 미루면서 입시 제도에 특화된 과거 시절 고등학교로 퇴행시키려는 것이다. 이것은 주민과 학생, 그리고 교사들이 함께 빚어가던 교육정책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폭거이며, 도민이 위임한 행정권한의 과도한 남용이 아닐 수 없다.

한국 교육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학생을 존중하는 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 공립ㆍ사립ㆍ비인가 대안학교 현장을 가리지 않고 힘을 모아온 우리는, 위와 같이 파행적이며 역행적인 충청북도교육청의 무리한 교육정책 강행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 충청북도교육청은 원안대로 2024년에 단재고를 개교하라. 지금의 단재고의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은 교사들이 자기 삶을 바쳐 연구한 값진 결과이다. 미래세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을 무위로 돌려선 안 된다.

◇ 충청북도교육청은 해체한 단재고 준비팀을 조속히 복원하라. 5년 간 준비해온 이들을 배제하고 1년도 안 남은 시점에 교육과정을 변경한다는 것은 졸속행정임을 자임하는 꼴이다. 따라서 준비팀을 복원하고 이들이 완성한 교육과정과, 교수 학습 및 교육 활동을 실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공교육 안에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누릴 수 있는 학습자의 권리를 보장하라. 교육청은 「헌법」과 「교육기본법」이 천명하는 교육 기회와 그 실현 방법의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

위의 요구가 관철되고, 충청북도교육청의 정책 변화가 확실하게 드러날 때까지 우리는 기존의 단재고 준비팀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며, 향후 사태를 지켜보면서 그 과정과 결과를 교육계 안팎에 지속적으로 알려내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다.

 

2023년 5월 25일

대안교육 리더십 포럼

거창연극고등학교 류주욱, 건신대학원대학교 여태전, 고산고등학교 장종택, 과천맑은샘학교 전정일, 김해금곡고등학교 조생연, 나눔공동체학교 강소영, 나산실용예술중학교 김재진, 남해보물섬학교 백명기ㆍ박정진ㆍ하민옥, 부천 산학교 한상윤, 삼각산재미난학교 김효숙, 삶을위한교사대학 안성균ㆍ유은영, 상주중학교 김현철 심영보, 샬롬자유학교 전택보, 소리를보여주는사람들 김주희, 신나는배움터 두런두런학교 박동우ㆍ김수경ㆍ임승민, 전남송강고등학교 선명완, 제천간디학교 이병곤, 태봉고등학교 김정인ㆍ오도화ㆍ이인진ㆍ오현주, 한울고등학교 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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