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용암리 주민들 “가축분뇨 퇴비회사 불법 운영…군이 눈 감아”
A사 대표 “침출수 하나도 안나가…적자보며 운영, 군민이 다 칭찬”
국유지 무단점용 의혹에 가축분뇨관리법 위반 사실 확인

보은군 보은읍 용암리에 위치한 가축분뇨퇴비 제조회사 A사의 보관시설 전경. 지붕을 둘러싸고 있는 비닐이 띁겨져 있다. 비가 오면 퇴비와 침출수가 섞여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사진 김남균 기자)
보은군 보은읍 용암리에 위치한 가축분뇨퇴비 제조회사 A사의 보관시설 전경. 지붕을 둘러싸고 있는 비닐이 띁겨져 있다. 비가 오면 퇴비와 침출수가 섞여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사진 김남균 기자)

보은군이 추진하는 가축분뇨 처리시설을 둘러싸고 용암리에 자리한 민간처리회사 A사와 주민들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주민들은 A사가 불법으로 폐수를 무단방류하고 이곳에서 나오는 악취로 인해 고통이 심한 만큼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각종 불법행위가 만연한데도 행정 처벌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보은군이 봐주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A사 대표는 “이곳에서 나가는 폐수는 하나도 없다”며 “지금까지 운영하면서 보은군민이 칭찬을 하면 했지”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보은군이 자신을 도와주지 않으면 더 나쁜 업체가 이곳에 들어와 주민들의 피해를 키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가림막 찢어지고, 벽면 뜯기고

지난 26일 보은군이 추진하는 가축분뇨처리시설 마을 설치 반대 집회를 마친 용암리 주민 100여명은 민간 가축분뇨 퇴비회사 A사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갔다.

A사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보은읍 응암리 주민이  가축분뇨를 이용해 퇴비를 만드는 민간회사 A사의 처리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벽면이 낡고 오래돼 훼손됐다. 주민들은 이곳으로 악취와 파리떼가 인근 농경지와 마을로 유출된다고 주장했다. (사진 김남균 기자)
보은읍 응암리 주민이  가축분뇨를 이용해 퇴비를 만드는 민간회사 A사의 처리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벽면이 낡고 오래돼 훼손됐다. 주민들은 이곳으로 악취와 파리떼가 인근 농경지와 마을로 유출된다고 주장했다. (사진 김남균 기자)
지난 26일 보은군 보은읍 응암리 주민이 마을에 취한 A사를 찾아 항의하고 있다. (사진 김남균 기자)
지난 26일 보은군 보은읍 응암리 주민이 마을에 취한 A사를 찾아 항의하고 있다. (사진 김남균 기자)

3년 전 이곳에 귀농했다는 주민 배재호(63)씨는 “집진기를 운영하지 않는 것 같다. 구멍이 난 지붕위로 차있던 가스가 연기처럼 새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가축분뇨퇴비가 쌓여 있는 창고는 밀폐돼 있어야 하는데 지붕은 구멍나고, 벽면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며 “이를 통해 냄새가 퍼지고 파리떼와 모기가 밭으로 몰려온다”고 말했다.

배 씨는 퇴비창고 바로 옆이 자신의 밭이라고 했다. 그의 밭은 직선 거리로 13~15m 정도 떨어져 있다.

그는 “몰려온 파리떼로 작물이 성장해도 열매를 잘 맺지 못한다”며 “냄새가 지독해 밭에 나가면 머리가 아파 일을 할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 해 6월 촬영된 A사 모습. 지붕위로 퇴비에서 발생한 가스가 연기처럼 퍼져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A사는 가스 유출을 막기 위해 집진 시설을 갖추고 가동을 해야 하는데 집진기를 가동하지 않아 가스가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 용암리 주민 제공)
지난 해 6월 촬영된 A사 모습. 지붕위로 퇴비에서 발생한 가스가 연기처럼 퍼져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A사는 가스 유출을 막기 위해 집진 시설을 갖추고 가동을 해야 하는데 집진기를 가동하지 않아 가스가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 용암리 주민 제공)

또 다른 주민 B씨는 “퇴비회사 냄새 때문에 산을 내놔도 십년째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A사의 불법행위에 대해 고발을 두 번이나 했다”며 “집진기가 돌아가지 않고, 퇴비는 실내에 적치해야 하는데 바깥에 그냥 쌓아 두기 일쑤다”라고 밝혔다.

 

대청호 물 맑게 …나랏돈 15억원 지원 받은 시설

A사 대표 C씨에 따르면 이 시설은 국비15억원을 지원받아 지어진 시설이다.

C씨는 “2008년 금강유역환경청은 대청호 물을 맑게 유지하기 위해 상류시설 오염저감을 위한 축산분뇨 자원화 시설 지원사업을 진행했다”며 “보은군이 공모에 따라 신청해 내가 선정됐다. 15억원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폐수 누출에 대해서는 “하나도 누출될 일이 없다”며 “우리는 분뇨에 있는 퇴비를 말려서 증발시키는데 왜 폐수가 누출되냐”고 되물었다.

정화조를 설치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화조를 설치할 의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설물이 훼손됐다는 지적에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이다”며 “바쁜 시기가 끝나면 수리하겠다”고 말했다.

 

국유지에 불법 가설물 설치 의혹

보은군 용암리 한 주민은 “축산 분뇨에서 나오는 침출수나 악취를 제거하는 시설을 갖추고 영업을 해야 하나, 위 공장은 이러한 시설을 갖추지 않았거나 시설을 갖추었어도 그 시설을 가동하지 않아 악취는 물론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침출수가 아무런 여과 없이 용암천으로 방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침출수는 중초천을 거쳐 보은읍 시내를 지난다”며 “이와 같은 위법한 행위로 마을 주민들이 여러 번에 걸쳐 군청에 신고를 했으나 영업정지 1회 처분만 된 것으로 주민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대로면 1‧2차는 영업정지, 3차는 업장이 폐쇄되어야 하나 아직 영업을 하고 있다”며 “관련 공무원들과 유착이나, 그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의 직무유기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유착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A사가 보은군이 관리하는 국유지 일부를 불법으로 점용한 의혹도 제기됐다.

다음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지적도를 확인한 결과 A사는 지목이 도로로 돼 있는 보은읍 용암리 389번지 일부에 창고건축물을 지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은군청 관계자는 해당 시설물에 대해 “A사가 진출입 용도로 일부 점용허가를 받긴 했지만 창고 등 시설물 용도로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현장에 나가 정확한 사실을 확인해야 하겠지만 불법 점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허가받은 건축면적 이외에 건축물을 추가로 지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보은군에 따르면 A사가 위치한 곳에 등록돼 있는 건축물은 6개동에 2829㎡다.

반면 다음포털 항공지적도 서비스에서 간이로 측정한 면적은 3500여㎡다.

 

불법 없다더니… ‘가축분뇨관리법’ 위반

A사 대표 C씨는 불법행위가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은군 용암리에 위치한 가축분뇨 자원화 회사 A사 내부 모습. 바닥에 가축분뇨로 보이는 액체가 고여 있다. (사진 김남균 기자)
보은군 용암리에 위치한 가축분뇨 자원화 회사 A사 내부 모습. 바닥에 가축분뇨로 보이는 액체가 고여 있다. (사진 김남균 기자)
보은군은 최근  A사에 대해 가축분뇨관리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 공문을 보냈다. 사진은 보은군이 발송한 공문 일부 
보은군은 최근  A사에 대해 가축분뇨관리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 공문을 보냈다. 사진은 보은군이 발송한 공문 일부 
보은군이 적발한 A사의 불법행위 (출처 : 보은군청이 A사에 발송한 시정명령 문서)
보은군이 적발한 A사의 불법행위 (출처 : 보은군청이 A사에 발송한 시정명령 문서)

보은군에 적발된 A사의 불법행위는 △ 재활용 시설 사업장 바닥 및 우수배수로 주변으로 분뇨 및 퇴비 유출 △ 퇴비저장(처리) 시설외 구역에 적치 등이다.

군은 A사에 대해 불법으로 유출된 분뇨 및 퇴비를 수거처리 할 것과 불법 적치돼 있는 퇴비를 이동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또 찢어진 퇴비저장(처리) 시설 지붕을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3월 20일까지 이행하지 않으면 1년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고 통보했다.

 

A사 대표 “내가 오히려 피해자”

A사 대표 C씨의 입장은 단호했다. C씨는 “내가 지금까지 적자를 보면서 보은에서 발생하는 (가축의) 똥을 치웠다”며 “1년에 1억원 가량의 적자를 봤다. 이 사업을 하면서 10억원 정도 빚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이 사업을 하면서 한 번도 주민들로부터 욕을 먹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C씨는 “군이 400억원을 들여 시설을 짓는 다고 하는데 그러면 우리업체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사실상 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보은군에게 내가 입을 피해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회사의 부지와 시설을 인수해 군이 운영하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상태”라며 “만약 ○○도(특정 지역) 깍두기들이 회사를 인수하면 어떻게 되겠냐?”며 “그때는 주민들에게 더 피해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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