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별오름 오르고 숲길 걷고…유람선 체험(?)은 문화탐방
2박3일 연찬회라더니공부하는 시간은 고작 4.5시간
충북참여연대 “연찬회 이름 붙이기도 민망해”

청주시의회(의장 김병국)가 8일부터 10일가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연찬회를 개최한다.
청주시의회(의장 김병국)가 8일부터 10일가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연찬회를 개최한다.

연찬회(硏鑽會)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 따위를 깊이 연구하는 모임’이다. 이 의미라면 연찬회는 학자나 전문가, 혹은 특정 사안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공통된 주제와 분야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하거나 연구성과를 나누는 모임이 돼야 한다.

청주시의회(의장 김병국)가 8일부터 1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연찬회를 개최한다.

청주시의회 의원 42명과 사무국 직원 23명은 8일 2시 10분 청주공항을 출발해 10일 8시5분에 제주공항을 출발해 청주로 돌아온다. 숙소는 제주함덕호텔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를 일과시간 범위라고 보면 이들은 둘째날과 셋째날 16시간이 주어진다. 청주에서 출발하는 8일의 경우 도착시간과 이동시간을 감안하면 1.5시간이 주어진다.

근로기준법으로 보장되는 휴게 및 식사시간 한 시간을 제외헤도 2박3일 동안 총 17.5시간이 확보된다.

2박3일 일정 동안 청주시의회 연찬회는 어떤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할까?

 

본보가 확인한 청주시 연찬회는 특강과 문화탐방, 체력단련으로 구성돼 있다.

특강은 총 4.5시간이다. 첫날 1.5시간 동안 공직선거법 특별교육이 진행된다. 둘째날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총 3시간 동안 ‘행정사무감사 및 예산안 심사기법’에 대한 특강이 진행된다.

나머지 13시간은 문화탐방 및 체력단련으로 구성됐다.

문화탐방으로 제주아리랑 혼 관람, 세계자연유산센터를 관람한다. 제주도 유람선 체험활동도 진행한다.

체력단련 활동으로 사려니 숲길을 걷고 새별오름을 오른다.

체련단련 활동으로 기운을 쏟은 만큼 영양을 보충할 제주음식 제험도 별도로 진행된다. 해물전골(2일차 점심), 흑돼지(2일차 저녁), 갈치조림(3일차 점심), 회정식(3일차 저녁)이 마련됐다.

 

“연찬회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수준”

청주시의회의 ‘체력단련 연찬회’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곱지 않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참여연대)는 “무엇을, 누구를 위한 연찬회인가?”라며 “연찬회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참여연대는 “2박 3일 전체 일정 중 ‘공직선거법 강의’와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심사기법에 대한 교육’, ‘위원회별 분임토의’를 제외한 나머지 일정은 모두 관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연관람, 사려니숲길 트레킹, 세계자연유산센터 관람, 유람선체험, 오름 트레킹 등 일정만 봐서는 지방의회의 연찬회 일정이 아니라 단체관광 일정과 구분되지 않을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단 두 개뿐인 강의 중 하나가 지역현안관련 주제나 전문적인 의정활동에 도움 되는 강의가 아닌 공직선거법 강의라는 점도 과연 시민의 세금 수천만 원을 들여 지방의회가 연찬회를 열어야 하는 건지 의문스럽다”고 따졌다.

 

“국가애도기간 끝나면 다인가?”

참여연대는 “의회는 개원 4개월도 지나기 전에 모든 상임위원회가 해외연수를 떠나는 기록을 세웠다”며 “개원직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해외연수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지만 청주시의회는 아랑곳 하지 않고 전체 상임위원회의 해외연수를 강행하더니 이제는 또다시 연찬회를 떠나겠다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불과 얼마전 안일한 국가의 행정과 늑장 대응으로 있어서는 안 될 참사가 발생했고 이제 막 국가 애도기간이 끝난 시점임에도 국가 공식 애도기간만 끝나면 아무 문제 없는 것 아니냐는 듯이 연찬회를 떠나는 청주시의회에 주민들은 더 이상 어떤 기대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3고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연찬회 장소로 제주도를 선택했어야만 했는지도 의문”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충북지역에서 연찬회를 개최해도 될 것을 구태여 제주도로 연찬회를 떠났어야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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