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호 교사가 제자들에게 건네는 한마디

강성호 교사.
강성호 교사.

 

“이제는 마음의 짐을 덜어놓았으면 좋겠어. 나는 너희를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50대 중년으로 살아가고 있을 텐데 부디 행복하게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토록 바랬던 무죄를 32년 만에 선고받았음에도 어찌된 일인지 강성호 교사는 기쁘기보단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마음을 가장 먼저 제자들에게 전하고 싶단다. 자신이 힘들었던 것처럼 제자들도 힘겨워했을 텐데… 이제는 부디 그 짐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싶다.

“재판 과정 중에 한 제자로부터 전해 들었어요. 증인으로 나서기가 힘들다고. 30년이 지났지만 그 당시 수업내용을 가지고 검찰·경찰에서 말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했답니다. 당시에는 철이 없어서 너무 바보 같았다, 담임이 원망스럽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겠다, 죄는 내가 평생 안고 가겠다 그런 내용이었어요. 평생을 죄책감으로 힘들어했을 제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저는 제자들을 미워하지 않아요.”

강 교사가 북한찬양을 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30여년을 죄책감으로 가슴앓이를 했을 사정, 때로는 지우고 싶은 과거라고 소리쳤을 제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린다. 자신과 제자 모두 국가보안법과 공안당국에 의한 희생양이었다는 것을 절감한다.

제자를 향한 아픔은 당시 사건을 조작하고 방조했던 교사, 교감, 교장에게 분노로 변해 돌아간다. 강성호 교사는 “당시 제가 북침설을 교육했다고 제자들에게 강요했던 교사, 교감, 교장은 이제라도 제자들에게 교육자적 양심을 걸고 사과하십시오. 아직도 스승을 간첩으로 몰았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자살까지 기도했던 제자들의 인생을 어떻게 보상할 것입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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