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죽향초, 93년 문제제기 이후 그대로 방치

   
▲ 일제의 굴레로부터 벗어난 지 60주년을 맞았으나 죽향초에 일제강점기 당시 세웠던 일본 구스노키 마사시게 무사상의 좌대가 그대로 남아 있어 일제 잔재 청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옥천신문>일제의 굴레로부터 벗어난 지 60주년을 맞았으나 죽향초에 일제강점기 당시 세웠던 일본 `구스노키 마사시게' 무사상의 좌대가 그대로 남아 있어 일제 잔재 청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일본 무사상의 좌대 위에는 우리 민족 충절의 표상인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세워져 있어 충절교육과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겠다는 교육목적마저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구나 일본 무사상 좌대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난 93년 9월 죽향초 교정에 있던 일명 ‘통일탑’이 일제가 황국신민화 책략을 획책하면서 세운 황국신민서사비라는 사실이 확인될 당시 같이 제기됐으나 이후 학교나 지역사회가 10여년을 방치해온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의 무관심이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해방된 지 60주년을 맞은 올해 정부가 사회 전반에 걸친 각종 일제 잔재를 드러내고 바로잡아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계기를 삼겠다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죽향초등학교를 졸업한 일부 졸업생들이 “정지용 시인이나 전좌한 열사, 육영수 여사가 배출되는 등 우리 고장에서 민족교육의 산실로 평가돼온 모교에 아직도 일제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죽향초 졸업생인 노아무(74·옥천읍 상계리)씨는 “모교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서 있는 좌대가 바로 일제 때 학교를 다닐 때 군국주의를 교육시키기 위해 세웠던 일본 무사상을 세웠던 자리”라며 “지나가다 보면 해방된 지 60년이 되었어도 서 있는 일제 잔재물이 영 찜찜해서 그냥 넘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일본 무사상을 건립할 때에도 황국신민서사비를 세울 당시처럼 일왕에 충성을 맹세한 글귀 등을 새겨넣은 자갈 등을 넣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와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다른 졸업생인 이아무(옥천읍 죽향리)씨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서 있는 좌대는 일제 때 학교 다닐 당시에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해방 후 좌대는 부수지 않고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운 것이 틀림없다”며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제가 황국신민서사비 아래에도 충성을 맹세한 자갈을 넣었듯이 무사상 밑에도 자갈을 넣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기증한 3명 중 한 사람인 황아무(옥천읍 죽향리)씨는 “동상을 기증할 당시 형님이 주도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얼마가 들었는지, 언제 기증했는지는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는다. 동상을 기증한 누님과 형님이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기증자가 나지만 동상을 어찌하든 상관하지 않겠다. 다만 못먹고 못살았던 시절에 동상을 기증했던 나름대로의 충정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죽향초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언제 세워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단지 해방 후 일본 무사상을 없애고 새로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웠을 것이라는 추정만 하고 있을 뿐이다.

죽향초 조정구 교감은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전혀 몰랐던 사실로 교장 선생님께 보고드려서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를 협의하도록 하겠다. 필요하다면 학교와 총동문회가 함께 협의해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