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 성착취 피해자 60%가 초·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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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채팅 성착취 피해자 60%가 초·중학생
  • 김남균 기자
  • 승인 2021.01.15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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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가 미성년자, 성인은 11% 불과
만12세 이하 피해자 16%
만13세 이상~15세 이하 43%
만16세 이상~만18세 이하 31%
만19세 이상 8명 11% 불과

<기획> 랜덤채팅앱, 그곳엔 악마가 산다.

2020년 3월 드디어 N번방 ‘박사’ 조주빈이 잡혔다. 5월에는 ‘갓갓’ 문형욱도 붙잡혔다. 검찰로부터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던 ‘박사’ 조주빈은 40년 형을 선고받았다. ‘갓갓’ 문형욱도 무기징역이 구형됐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지난 한 해 조주빈과 문형욱같은 온라인 성착취 범죄자 3600여명이 검거됐다. 경찰 디지털성범죄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따르면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 수사를 통해 지난 해 9개월 동안 3600여명을 검거하고 이중 245명을 구속했다.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진행된 ‘N번방’ 사건. 경찰은 지난 해 12월 이 같은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특수본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N번방’으로 과연 온라인성착취라는 범죄는 끝난 걸까? 본보는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0일 사이에 ‘랜덤 채팅’과 SNS를 통해 발생한 ‘온라인성착취’ 현장을 법원판결문을 통해 추적했다. 판결문에는 악마가 있었다.

악마의 온라인성착취는 ‘랜덤채팅앱’을 숙주로 삼았다. 2021년 충북인뉴스 기획취재 ‘랜덤채팅앱, 악마가 산다’ 제1편 <‘N번방’ 못지 않은 랜덤채팅방…악마는 청소년을 노린다>를 시작으로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②편 랜덤채팅 성착취 피해자 60%가 초·중학생

 

“ㅅㅅ해봤어요?. ××에 ○났어?”

지난 해 3월 범죄자 A가 채팅 도중 상대방에게 문자를 전송했다.

채팅 상대는 9살 B로 초등학생이다.

A와 B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게임을 하다 알게 됐다.

범죄자 A는 B에게 나체 사진을 보내라고 구슬렸다. 초등학생 B는 범죄자가 시키는데로 했다. A는 초등학생 B에게 손가락으로 성기를 벌린 뒤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

1심 법원은 범죄자 A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피해자의 부모와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에 대한 신상공개 명령은 하지 않았다. 우리는 범죄자 A가 누군지 모른다.

 

또 다른 범죄자 C는 초등학생 4학년 D(10세)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C와 D는 2018년 6월 경 랜덤채팅앱을 통해 알게됐다.

채팅을 통해 D를 정신적으로 지배하게 된 C는 범죄의 공간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끄집어 냈다.

범죄자 C는 D를 불러냈다. D는 태권도 학원을 마치고 나온 복장 그대로 C를 만나러 갔다.

C는 초등학교 4학년생인 D를 무인텔로 데려갔다. 범죄자 C는 D의 태권도복과 속옷을 벗기고 강간했다.

범죄자 C가 선택한 범행 장소는 무인텔 뿐만 아니라 승용차,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C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D에 대한 성착취 장면을 고스란히 촬영했다.

판결문에 명시된 C에 대한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는 징역 5년에서 45년까지.

재판부는 이중 최저인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청구한 전자발찌 부착명령은 이유없다고 기각했다.

동종의 범죄전력이 없고 향후 성폭력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비슷한 이유로 검찰이 청구한 신상정보공개 명령도 기각했다. 우리는 여전히 범죄자 C가 누군지 모른다.

 

 

랜덤채팅 성착취, 피해자의 89%는 미성년자였다.

 

이처럼 랜덤채팅을 이용해 성착취 범죄를 일으킨 범죄자들에게 초등학생 아동은 손 쉬운 먹이감에 불과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사회적 인식이 성숙하지 않을수록 범죄에 취약했다.

이런 사실은 랜덤채팅 성착취 사건 재판 결과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취재진은 우선 대한민국법원 홈페이지 판결문 인터넷열람 서비스 검색창에서 ‘랜덤&채팅’이란 검색어를 통해 2019년 1월 1일 이후에 진행된 135건의 판결문을 열람했다.

분석 결과 135건 중 70건이 랜덤채팅을 통한 성착취 범죄에 해당했다.

70건의 사건 중 판결문에 나이가 특정된 피해자는 총 75명.

이들의 나이를 살펴본 결과 피해자의 89%가 미성년자(만19세 이하)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만12세 이하 피해자는 12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16%에 해당했다.

중학교에 재학할 연령인 만13세에서 만15세 이하 피해자는 32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43%에 달했다.

고등학교 재학 연령대인 만16세에서 만 18세 이하 피해자는 23명으로 31%를 차지했다.

법적으로 미성년자인 이들을 모두 합하면 67명, 전체 피해자의 89%를 차지했다. 반면 만 19세 이상인 성년은 8명으로 11%에 불과했다.

 
중고생 10명 중 한 명, 온라인에서 ‘성적유인’ 경험

 

우리나라 중고생 10명 가운데 1명은 온라인에서 원치 않은 성적 유인을 당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해 6월 15일 발표한 ‘2019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생 6423명 중 11.1%가 지난 3년간 온라인에서 원치 않은 ‘성적유인’ 피해를 당했다.

 

유인자는 대부분 온라인에서 처음 만난 관계(76.9%)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 성적 유인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 중 가운데 피해사실을 알리지 않은 비율은 54%에 달했다.

성에 관한 대화나 성적정보에 관한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 동원됐다. 또 나체사진 이나 신체의 일부를 찍은 사진과 동영성을 보내도록 했다. 화상채팅을 할 경우 야한 자세를 취하게 하거나 자위행위를 유도했다.

성적 유인 상위 3개 경로는 인스턴트 메신저(28.1%), SNS(27.8%), 인터넷 게임(14.3%) 순이다.

랜덤채팅앱은 13.7%를 차지했다.

만남과 성매수를 유인하는 경우로 분석하면 랜덤채팅앱은 인터넷 게임을 제치고 3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메신저가 가장 높았고, 이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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