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열린 가정위탁, ‘아무나’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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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열린 가정위탁, ‘아무나’ 할 수는 없다 
  • 김다솜 기자
  • 승인 2020.10.20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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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찾습니다 ②] 혈연 중심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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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가정 내 보호가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여러 갈림길이 주어진다. 이 아이들은 ‘보호조치 필요 아동’이라 불린다. 크게 양육시설이나 아동청소년그룹홈, 가정위탁으로 갈림길이 나뉜다.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는 그 여러 갈림길 중 하나다. 

충북에서는 340세대가 ‘가정위탁’을 하고 있다. 혈연관계가 아닌 일정 교육을 이수한 부모에 의한 양육을 ‘일반 위탁’이라 부르는데, 이 경우는 34가정으로 가장 적다. 아무래도 혈연관계에서 가정위탁보호 수가 가장 많다. 친조부모나 외조부모 손에 맡겨지는 ‘대리 위탁’이 225세대나 된다. 82세대는 8촌 이내 친인척에 의한 양육 ‘친인척 위탁’을 하고 있다. 

 

위탁부모 모집 요건 

-부부 나이가 각 25세 이상, 아동과 나이 차가 60세 미만 

-위탁아동 포함 18세 미만 친자녀 수가 4명 이내 

-가정폭력, 아동학대, 정신질환 등 전력 확인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는 위탁가정과 연계 시켜 아동을 ‘가정’에서 양육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아동을 위한 위탁가정 중개부터 교육, 지원 그리고 자립까지 책임지고 있다. 첫 단추는 중개다. 위탁부모 모집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아무나’ 할 순 없다. 위탁부모와 아동이 만나기까지 모두 7단계를 거쳐야 한다. 

위탁부모가 되고 싶은 이들은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로 신청 및 접수를 할 수 있는데 이후 5시간의 예비위탁 부모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양육자로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담을 하고, 가정에 직접 방문해 양육 환경을 파악한다. 

위탁부모가 되기까지 과정 ⓒ 서지혜 기자
위탁부모가 되기까지 과정 ⓒ 서지혜 기자

보호 조치가 필요한 아동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일반위탁 신청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는다. 베이비박스에 들어간 아이들이나, 친인척도 양육이 어려운 학대 아동들은 일반위탁이 필요하다. 신속하게 아이들을 보호하려면 예비위탁가정의 풀을 많이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일반가정 위탁처럼 연고와 혈연이 없는 경우는 10%에 그쳐요. 대기자가 많지 않아요. 한국 사회는 여전히 혈연으로 엮이지 않은 아이를 양육하는 일에 망설입니다.”

정필현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은 “종교적으로 선을 베풀고, 어떤 미션을 가지고 있다 보니 주로 목회 활동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그래도 요즘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먼저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위탁아동이 위탁부모에게 쓴 편지 ⓒ 김다솜 기자
위탁아동이 위탁부모에게 쓴 편지 ⓒ 김다솜 기자

양육에 대한 부담 낮추도록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는 양육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일에도 동참한다. 정서적·경제적 지원도 필요하다. 친가정에서 분리돼 위탁가정으로 이동하면서 아동들이 겪는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다.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는 위탁아동들의 적응과 양육, 심리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힘쓴다. 새로운 위탁가정에서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가족문화체험 △부모자조모임 △아동생일축하 △친가정 만남 등 정서 사업을 지원한다. 위탁가정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들이다. 

위탁가정이 되고 나서도 보수교육을 받는다. 위탁아동을 위한 안전한 양육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장지혜 사회복지사는 “위탁가정으로 간 이상 공식 보호자는 ‘위탁부모’이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보수 교육을 진행한다”며 “친가정이나 위탁가정에서나 아이들에게 위기는 한 번씩 오는데 이런 경우 필요에 따라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양육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지원 사업을 마련하고 있다. 학대를 겪거나 장애가 있는 아동은 전문가정위탁 교육을 이수한 가정으로 보내고, 월 40만 원가량을 지원한다. 양육보조금이나 수급비 같은 비용도 지급된다. 지원금이 많진 않지만, 기초적인 지원은 뒷받침하려 노력한다.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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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11개 시·군 모두 담당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 직원은 모두 13명. 여기서 7명이 상담원, 2명이 양육 플래너 업무를 담당한다. 가정위탁 현장에서 상담원의 역할 비중이 크다. 이들은 충북 11개 시·군을 오가면서 위탁아동이 잘 지내고 있는지, 양육 환경이 어떤지를 점검한다. 

양육 플래너들은 아동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위탁부모나 학대·방임의 위험, 역부양 우려가 있는 케이스를 별도로 선정해 1년에 두 번 이상 방문해 집중 관리한다. 올해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으로 양육 플래너를 추가 채용해 집중 상담이 필요한 가정을 특별 지원한다. 하지만 충북 11개 시·군에 있는 모든 위탁가정을 돌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전남이나 도서 지역은 더 열악하겠지만, 우리가 한정된 인력으로 충북 지역을 맡다 보니 힘들죠. 단양이나 영동, 제천은 가기까지 오래 걸리잖아요. 자주 가고 싶어도 다니기가 힘들어요. 충북에도 분소를 만들거나, 거점을 나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어요.”

정필현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은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음식 배달이나 택배도 가지 않는 지역도 있어 방문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지역에 사는 위탁부모가 교육을 받거나, 관련 프로그램에 초청하기도 한계가 있다. 

정필현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장 ⓒ 김다솜 기자
정필현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장 ⓒ 김다솜 기자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는 충청북도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단체로 들어오는 금액은 연간 8억 7천만 원 수준. 70%가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보조금이다. 법인인 세이브더칠드런에서 25%의 전입금을 받고, 나머지는 기업·개인 후원의 도움을 얻는다. 

‘사회적 관심’으로 풀 수 있는 문제일 지도 모른다. 정필현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은 “학대나 실종아동찾기는 맨날 방송에 나오지만 가정위탁지원 사업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를 양육하는 건 소유가 아니니 일정 기간 동안 잘 양육하겠다는 관심과 참여를 가지고 연락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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