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7·10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거래건수·가격 급락
“갭투자자들 입주 전까지 어떻게 해서든 처분하려고 할 것”
처분 못한 아파트, 입주 임박해서 전·월세 물량 늘어날 수도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청주 부동산 시장은?>

 

지난 5~6월 갭투자자들의 투기와 방사광가속기 선정 효과로 이른바 ‘부동산 투기열풍의 정점’을 찍었던 청주 부동산 시장. 정부의 6·17, 7·10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모습은 어떨까?

부동산 업계에서는 “물건을 산다는 사람이 아예 없다. 부동산 시장이 멈춘 상태다”라며 “최근 청주지역 부동산 시장은 한마디로 절벽 자체”라고 전하고 있다.

 

“거래가 없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청주지역 아파트 거래는 6월 17일, 7월 10일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완전히 끊겼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 4, 5월까지 관광버스를 타고 온 갭투자자들이 줄 서서 아파트를 사갔다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매했던 갭투자자들은 아파트를 다시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거래는 극히 저조한 상황이다.

청주시 각 구별로 투기목적으로 거래가 활발했던 아파트의 거래건수와 가격변동 추이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살펴봤다.

우선 흥덕구 복대동의 G아파트의 경우 5월 거래량이 94건이었으나 7월에는 단 3건만 거래가 이뤄졌다. 청원구 오창읍의 H아파트도 5월에는 40건의 거래가 이뤄졌으나 7월에는 단 1건만 매매가 성사됐다. 외지인들의 ‘원정투자지’로 명성이 자자했던 상당구 탑동의 H아파트는 4월, 무려 492건의 거래가 이뤄진 반면 6월에는 97건, 7월에는 29건에 그쳤다. 서원구의 L아파트 또한 5월에는 124건이었으나 7월에는 32건에 그쳤다.

청주시 금천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취득세와 종부세, 양도세 등 다주택자들이 내야 하는 세금이 많아져 일단 관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거래가 중단되고 공급량이 많아지다 보니 앞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6·17,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투기 열풍이 불었던 아파트의 가격은 많이 떨어졌다. 특히 방사광 가속기 지역으로 선정된 오창의 경우 1억 이상 널뛰었던 H아파트는 7월 들어 1억 원 이상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H아파트 84.9801㎡의 6월 거래가 중 최고가는 5억 4700만원이었으나 7월 최고가는 3억 8000만원에 그쳤다.

오창읍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B씨는 “5~6월 당시 아파트 가격이 5억 4700만원으로 뛰었으나 실제 거래가 된 것은 많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이 가격을 올리려고 말만 요란했었고 지금은 거품이 확 빠진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흥덕구 복대동의 G아파트는 가격이 일부 하락하기는 했으나 그 폭이 크지는 않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G아파트 99.126㎡의 5월 거래 최고가는 5억 3500만원이었고 7월에 거래된 가격도 5억 3500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복대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C씨는 “G아파트는 갭투자가 많기는 했어도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보다는 실거주자가 많고 자신이 산 가격보다 더 싸게 팔지는 않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갭투자자들이 올린 ‘거품’ 많이 빠졌다

외지인들의 투자가 70%까지 육박했을 것으로 알려진 상당구의 H아파트와 서원구의 L아파트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를 다시 팔고 싶다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모충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D씨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L아파트 물량이 많이 나왔다. 분양가에서 5000만원, 많게는 8000만원까지 붙었던 프리미엄이 이제는 2000만원까지 내려갔다. 그래도 안 팔린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지)갭투자자들이 휩쓸고 간 분양권의 경우는 입주시기가 되면 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돼 전·월세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 입주를 목적으로 하지 않은 외지인들이 입주 전 어떻게든 아파트를 처분하려고 할 것이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전세나 월세로 돌리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D씨는 “L아파트는 앞으로도 가격이 하락할 여지는 있다”며 “무주택자들이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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