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A高, 불량교복 4년간 납품…학교는 정말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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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A高, 불량교복 4년간 납품…학교는 정말 몰랐을까?
  • 고병택 기자
  • 승인 2019.10.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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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조건과 다른 불량교복 납품 '무사통과'
업체측, 사태 불거지자 부랴부랴 교환 · 환불
현재 1학년 학생에게 지급된 하복바지 태그. 겉감 폴리 혼용율이 합산 100%로 명시되어 있다.(사진제공=음성타임즈)
현재 1학년 학생에게 지급된 하복바지 태그. 겉감 폴리 혼용율이 합산 100%로 명시되어 있다.(사진제공=음성타임즈)

음성군 관내 A고등학교에 4년간 불량교복이 지속적으로 납품됐다. 학교측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사태는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일반인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교복의 섬유혼용율을 학교만 모르고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3년간 A고교의 교복 하복바지 납품현황에 따르면 계약 당시 섬유혼용율은 모 40~50%, 폴리 50%가 납품 기준이다.

그러나 실제 납품된 교복 하복바지의 경우 나일론과 비슷한 폴리에스터 93%, 폴리우레탄 7%의 원단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업체는 모 혼용율이 0%인 나일론 종류의 바지를 수년째 납품했고 학교는 이를 그대로 납품받아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량교복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 됐다. 이번 논란은 해당 고교의 한 학부모의 이의제기로 주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학부모는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이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되면서 (문제의) 바지를 꺼내 주자 ‘절대로 안 입겠다’고 한다”면서 음성군장애인부모연대에 상담을 의뢰했다.

상담을 맡았던 B씨는 “상담하는 과정에서 불량교복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 나일론 성분의 원단으로 만든 바지로 인해 공기가 통하지 않고 땀이 많이 차는 불편을 호소했다”며 최근 본사에 제보했다.

B씨는 “학생들의 건강을 담보로 이익을 챙기려는 업체의 부도덕성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며 “환불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학교측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별 소용도 없었다. 책임회피에 급급할 뿐, 쉬쉬하며 이번 문제를 조용히 덮으려는 인상이 짙다”며 “철저한 책임소재를 따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6년 입학, 올해 초 졸업한 학생이 입었던 하복바지의 태그. 겉감 폴리 합산 100%로 표시되어 있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2016년 입학, 올해 초 졸업한 학생이 입었던 하복바지의 태그. 겉감 폴리 합산 100%로 표시되어 있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사태가 불거지자, 학교측은 지난 19일 학부모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명회를 통해 그간의 경위를 설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학교측이 이날 학부모들에게 배부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업체측이) 불량원단 교복바지 납품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측도 3년 내내 불량 하복바지가 납품되어 왔다는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 상의교복은 정상 납품됐다. (남 · 여 자켓, 셔츠, 블라우스, 스커트 등)

이날 설명회에서 학교측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존의 불량품 바지를 교환·조치한다고 약속했다.

또한 학교측은 조치 완료 후 부정당업체 지정여부를 확인하고, 향후 교복입찰 참여를 배제하는 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의 납품현황도 공개됐다. 

그러나 본사의 취재 결과 2016년에도 해당 업체의 불량 하복바지가 납품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업체는 비슷한 디자인의 교복바지를 타 지자체의 일부 학교에도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학교에 대한 교복납품과 관련 대대적인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 학부모설명회에서 학교측이 공개한 '3년간 교복 하복바지 납품현황'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지난 19일 학부모설명회에서 학교측이 공개한 '3년간 교복 하복바지 납품현황'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불량교복 태그...학교만 몰라?

현재 업체측은 불량바지를 교환해 주거나, 구매가격인 2만원을 환불해 준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업체측이 또 꼼수를 부리고 있다. 계약에 맞는 바지를 다시 납품하려면 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현금 지급으로 면피를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 같은 학부모들의 민원 제기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학교측은 해당 업체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학교는 2020년 교복 학교주관구매 2단계 입찰 공고를 한 상태로, 오는 2일 교복선정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런데 불량교복의 당사자인 해당 업체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A고교 관계자는 1일 본사와의 전화에서 “전교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교환 또는 환불 의사를 확인했다. 3학년생들은 앞으로 하복을 입지 않기 때문에 전원 환불받기로 했고, 1,2학년 학생들은 교환 또는 환불 의사를 밝혀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해당업체에 대한 부정당업체 지정 여부를 충북도교육청에 의뢰할 방침”이라며 “아직까지는 부정당업체로 지정되지 않았다. 2020년 교복 입찰에 해당업체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본사가 올해 졸업한 학생 (2016년 입학) 으로부터 확보한 하복바지 태그를 확인한 결과, 폴리에스터 93%, 폴리우레탄 7%의 겉감 혼용율이 표시되어 있었다.

4년 전부터 이 학교에 납품됐던 교복 하복바지의 모 혼용율은 0%이었던 셈이다. 일반인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불량교복 여부를 학교측만 몰랐다는 이야기가 된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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