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수 발언 ‘아베 앵무새’ 비판 쇄도
사과했지만 “보은 농산물 불매하겠다” 의견 쇄도
시민단체, 비대위 꾸려 주민소환 운동
정상혁 군수, 과거 발언도 논란

이 신문은 “정 군수가 ‘군수와 군정에 대해 불만하고 비판하는 주민들은 보은군을 떠나야 한다’고까지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뉴시스)
이 신문은 “정 군수가 ‘군수와 군정에 대해 불만하고 비판하는 주민들은 보은군을 떠나야 한다’고까지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뉴시스)
보은군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는 정 군수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 보은의 대표 특산품인 대추 뿐만 아니라 농산물을 불매하겠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사진 보은군청 누리집 자유개시판)
보은군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는 정 군수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 보은의 대표 특산품인 대추 뿐만 아니라 농산물을 불매하겠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사진 보은군청 누리집 자유개시판)

 

“잘못은 군수가 했는데 왜 우리 엄마, 아빠가 힘들게 농사지은 것들이 피해를 봐야하나?”

정상혁 보은군수가 이장단 워크숍에서 일본의 보상금을 받아 경제발전을 이뤘고 불매운동을 비하하는 취지로 발언한 가운데 불똥이 보은 농산물로 옮겨 붙었다.

비판이 확산되자 정 군수는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보은지역 시민단체는 사퇴할 때 까지 주민소환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 군수가 이장단 워크숍 뿐만 아니라 다른 자리에서도 일본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추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보은의 대표 농산물. 해마다 10월이면 대추 축제를 열 정도로 보은군이 역점을 두고 있는 특산품이다.

보은군에 따르면 올해 대추축제는 오는 10월 11일부터 20일까지 보은읍 뱃들공원과 속리산 일원에서 개최된다.

보은군은 축제의 성공을 위해 각종 언론매체 홍보, 남산케이블카 홍보, 택배 차량을 이용한 홍보 등 축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정상혁 보은 군수의 발언 하나로 10월에 예정인 대추축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보은군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는 정 군수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 보은의 대표 특산품인 대추 뿐만 아니라 농산물을 불매하겠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춘분 씨는 지난 8월 31일 “오직 국민의 힘으로 쫓아내는 수 밖에 없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불매운동입니다”라며 “피해를 입을 농민들께는 죄송하지만, 괴상한 인간을 군수로 뽑은 댓가로 받아들여야겠지요. 대추 말고 또다른 보은의 대표적 농산물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SNS등을 통해 전국민에게 널리 알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네티즌 박인환 씨도 “찍어준 군민들! 대추 불매하면 됩니까”라는 글을 올렸고 정병석 씨는 “대추 축제와 그 외 보은군 대내외 행사 모두 취소하라”고 올렸다. 최혜정씨도 “보은군에서 생산하는 농산물 불매 동참합니다”라는 글올 게시하는 등 군청 누리집에는 수십건의 불매운동 관련 글이 게시돼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도 마찬가지다. 많은 네티즌들은 정상혁 군수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글을 올리며 정 군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되면서 보은 군민들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보은지역 시민단체인 ‘보은민들레희망연대’ 구금회 대표는 “역사교사로 재직중인데 ‘학생들이 잘못은 군수가 했는데 왜 우리 엄마, 아빠가 힘들게 농사지은 것을 피해를 봐야하나’라고 한다”고 밝혔다.

고향이 보은인 A씨는 “보은 대추가 출하될 때면 친척들이 생산한 보은대추를 선물하거나 주문을 받아 판매해 왔는데 이번에는 사지 않겠다고 미리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군수가 잘못했지 보은대추가 잘못한 것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사퇴할 때 까지 주민소환 운동 벌이겠다”

 

지난 30일 보은군 지역 시민단체인 '보은민들레희망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상혁 군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30일 보은군 지역 시민단체인 '보은민들레희망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상혁 군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상혁 보은군수는 지난 8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정 군수는 "저의 발언이 본의 아니게 일본을 두둔한 것처럼 비쳐져, 이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쳤다"며 "저의 발언으로 큰 상처 입은 보은군민과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정 군수의 사과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여론은 계속됐다. 우선 정 군수가 사과 기자회견을 하면서 공무원을 대동한 것과 관련 ‘병풍 논란’이 일었다.

한 네티즌은 “반발에 부딪혀 사과하는데 공무원들을 병풍 세웠다”며 “저 공무원들이 무슨 죄를 지었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뒤에 선 공무원들이 눈에 거슬렸다”며 “그것 때문에 보은 군수의 사과가 쇼로 보였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정 군수의 태도도 도마위에 올랐다. 정 군수는 기자들이 추가 의혹에 대해 질문하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논란이 지속되자 시민단체는 정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보은민들레희망연대 김원만 사무국장은 보은군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주민소환 진행합니다. 지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국장은 글에서 “정상혁은 아베군수다. 그러기에 보은군민들은 보은군수라는 명칭을 쓰지 안으려 한다”며 “스스로 내려오는 것도 아베군수에게는 명예 이기에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주민소환(운동을) 진행한다.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을 부탁 드린다”고 했다.

지난 30일 정상혁 군수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 보은민들레희망연대도 본격적으로 주민소환운동 준비에 들어갔다.

김 사무국장은 “보은민들레희망연대 뿐만 아니라 보은지역의 단체들과 논의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할 예정”이라며 “주민소환 절차에 따라 차근 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종북세력, 휴전선 지뢰 밟게”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 군수가 일본의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이 처음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순수는 지난 8월 중순 보은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핀란드 등 북유럽 해외연수에 동행했다.

보은지역 주간신문 <보은사람들>에 따르면 이때 정 군수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장단 워크숍에서 했던 발언과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보은사람들>은 이 외에도 “농업경영인 연찬회에서도 한일관계에 대해 유사한 발언을 했다며 참가자가 제보하는 등 정군수의 친일논란을 불러오는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 군수는 지난 2016년에도 막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은사람들>은 2016년 1월 28일자 <독선과 아집, 그리고 남 탓 버릇만>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정 군수가 2016년 1월 관내 읍‧면을 순방하면서 "종북세력의 해결은 이들을 한데 모아 휴전선을 통해 야간에 북으로 보내면, 지뢰를 밟을 수도 있고 북한군의 총에 맞을 수도 있다"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 군수가 ‘군수와 군정에 대해 불만하고 비판하는 주민들은 보은군을 떠나야 한다’고까지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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