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음스님, 목련원 안내실 점용해 판매장 운영…직원까지 상주시켜
공단, 불법행위 알고도 묵인…지난 4월엔 강사로 초빙해 직원 교육

정음스님이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목련원 시설 일부를 수년전부터 점용해 장사제품을 판매하는 등 영리활동을 펼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정음스님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목련원 안내실 내부전경
정음스님이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목련원 시설 일부를 수년전부터 점용해 장사제품을 판매하는 등 영리활동을 펼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정음스님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목련원 안내실 외부전경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이 TV토론에서 화장장시신훼손 등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며 한범덕 청주시장을 고소한 정음스님에게 불법행위를 묵인하는 등 수년간 특혜를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음스님은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 한권동‧이하 청주시설공단)이 운영하는 목련원 시설 일부를 수년전부터 점용해 장사제품을 판매하는 등 영리활동을 펼쳐왔다.

정음스님이 점유한 곳은 ‘안내실’로 사용되는 곳으로 임대차 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다. 목련원내에서는 월오동주민협의체 외에는 영리활동을 할 수 없도록 돼있지만 청주시설공단은 정음스님의 영리활동행위를 묵인해왔다.

청주시 월오동 목련공원 내에 위치한 목련원은 시가 2007년 총 사업비 254억원을 들여 설립한 종합 장례시설로 지난 2011년부터 청주시설공단이 위탁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청주시설공단은 화장로를 운영하고 그 외 시설인 매점, 식당, 장례식장, 자판기 등은 월오동 주민협의체가 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사용품인 유골함도 월오동주민협의체가 운영하는 매점에서 판매한다.

청주시설공단에 따르면 목련원에선 월오동주민협의체 외에 영리활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취재결과 정음스님은 목련원 시설일부를 점용해 장사용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까지 채용해 상주시켜

 

정음스님이 임의로 점용해 사용하고 있는 공간은 목련원 내부에 설치된 안내실. 입구에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한국장례문화연구원”이란 부착돼 있었다.

또 “영혼의 보금자리(숯포장)... 백탄참숯과 죽염으로 영구적으로 해결하세요”라는 홍보 간판이 전시돼 있다.

안내실로 들어가자 “우리는 언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정음스님의 글귀가 새겨진 현판과 한국장례문화연구원이 개발했다는 각종 장사용품이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 상주하는 한 남성에게 신분을 묻자 정음스님에게 고용된 아르바이트 직원이라고 답했다.

판매하는 참숯 제품 가격을 묻자 이 남성은 15만원이라고 답했다. 청주시설공단 한 직원은 정음스님이 이곳에 매일같이 출근해 장사용품을 판매하고 유족들에게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음스님이 장사용품 뿐만 아니라 망자의 유품을 소각하는 것을 유치하는 영업활동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정음스님은 영리활동에 대해 “유족들과 시민들이 원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임대료도 한푼 안내

 

정음스님이 안내실을 개인상품 판매장으로 사용 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청주시설공단에 확인한 결과 정음스님과 공단은 임대차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

당연히 임대료도 책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주시설공단 관계자는 사실상 정음스님이 사무실을 불법으로 점용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리행위에 대해서도 허용되지 않은 행위라고 못 박았다. 청주시설공단 관계자는 “이곳 목련원 내에선 허가받지 못한 개인이나 단체는 영리활동을 할 수 없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음스님의 영리활동은 허가되지 않은 행위가 맞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음스님은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목련공원 추진위원장을 맡았고 현재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며 “청주시민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청주시가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리행위에 대해 정음스님은 “장사에 필요한 것이라면 누구나 영리활동을 할 수가 있는 것”이라면서 “유족들이 원하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정음스님은 언제부터 이곳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었을까? 청주시설공단 한 관계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상주하며 영업활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불법행위 묵인 이유는?

 

청주시설공단 직원 A씨는 “정음스님의 불법행위에 대해선 직원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경영진은 이런 사실을 알았지만 누구하나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정음스님이 업무에 관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불만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주시설공단 경영진이 정음스님의 행위를 묵인하는 것도 모자라 시설공단 직원에 대한 교육 강사로 초빙하는 등 대우를 극진히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4월 정음스님이 ‘직원 화합을 위한 강연(올바른 조직문화)’란 주제로 직원교육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설공단 고위관계자는 “정음스님의 무단 점용행위에 대해 알고 있다. 2012년 홍보대사로 위촉돼 책상을 제공한 것으로 아는데 관련 규정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청주시는 청주시설공단에 매년 200여억원의 청주시 예산을 전출해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설공단은 고위간부 비아그라 불법판매 의혹, 채용비리와 엉터리 운영 등 각종 비위가 고구마 줄기처럼 드러나고 있다.

 

정음스님이 누구길래?

 

정음스님은 한국장례문화연구원장을 맡고 있으며 장례문화 개선을 위한 여러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운영하는 정음사원에 봉안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직사회를 대상으로 장례문화 교육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세간의 주목을 끈 것은 묘하게도 한범덕 청주시장과의 관계였다. 지난 2014년 청주시장 선거당시 한범덕 시장에 대한 혼외자설이 유포됐다. 이후 검찰 조사결과 혼외자설을 유포한 당사자가 모 기자와 정음스님으로 확인됐다.

이후 정음스님은 이로인해 형사처벌을 받았다. 한 시장과의 악연은 2014년에 이어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계속됐다. 당시 일부 언론은 한범덕 시장 재직당시인 지난 2011년 목련원 화장시설에서 시신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며 선거쟁점으로 떠올랐다.

TV토론에서 한범덕 시장에게 상대후보가 의혹을 제기했고 한범덕 시장은 이에 대해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뺐다.

정음스님은 이 과정에서 나온 한 시장의 발언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권자를 기망했다며 청주지검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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