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희 의원, 도의회 부의장 재직 시 19차례 455만9000원 펑펑
다른 의원에게 카드 빌려주기도…박병진, 업무추진비로 음식 포장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가지 김봉회 충북도의원은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총 19차례에 걸쳐 업무추진비로 450여만원을 지출해 물의를 빚었다.(사진 김봉희 도의원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


지방의회 의원의 업무추진비가 의원 개인의 쌈짓돈이 됐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방의회의 업무추진비 사용범위는 ‘이재민 및 불우 소외계층에 대한 격려·지원’, ‘의정활동 및 지역 홍보’, ‘업무추진을 위한 각종 회의·간담회·행사·교육 등’ 9개 분야 31개 항에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다.

공적목적으로 사용되도록 정해졌지만 김봉희(한국당‧증평) 충북도의원은 집안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김봉희 도의원은 2014년 7월 개원한 충북도의회 상반기 부의장을 맡았다. 부의장에게 배정된 업무추진비는 연간 2000여만원.

김봉회 도의원은 2014년 이런 저런 명목으로 간담회 53건을 진행했다. 이중 33회를 자신의 지역구인 증평에서 진행했다. 모든 간담회마다 식대가 지출됐다. 청주는 7건에 불과했다. 2015년에도 100건의 간담회 중 47회를 증평에서 개최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증평군의 식당에서 식대를 지출하는 만큼 지역구민에게 눈도장을 찍기 유리한 것은 당연지사다.

이도 모자라 김봉회 도의원은 시민 혈세로 지급된 업무추진비를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지출했다.

김 의원은 2014년 증평에서 진행한 간담회 33회 중 16차례를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진행했다. 2014년 한 해 동안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364만4000원을 사용했다.

그가 간담회를 명목으로 식비를 지출하면서 1회 평균 22만7500원을 사용했다.

이런 행태는 2015년까지 이어졌다. 그는 2015년에 부인 식당에서 추가로 3번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렇게 김 부의장은 자신의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19차례, 총 455만9000원을 사용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낸 충북참여연대는 “의정의 원할 수행을 위해 사용토록 되어있는 업무추진비를 부인이 운영하는 가게 매상을 올리기 위해 사용했다는 것은 도민이 납득 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부도덕한 행태로 지방의원 전체가 욕을 먹고 더 나가서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불러오는 단초를 제공한다”며 “도민의 혈세를 부인 가게 매상을 높이는 데 사용한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 도민에게 사과하고 자진 사퇴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원들간 카드 돌려쓰기까지

 

김봉회 도의원이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 부의장은 2015년 2월 5일부터 3월 10일까지 영동군에서만 12차례의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2015년 2월 9일 영동 모 갈비 집에서 ‘유기농산업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고, 오후 4시 9분에 신용카드로 38만2000원을 사용했다. 그런데 같은 날 밤 10시 21분에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 명목으로 42만원을 지불했다.

업무추진비의 경우 심야와 사용자의 자택근처 등 통상적 업무추진과 관력이 적은 시간과 장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2015년 2월 10일 김 부의장이 속해있는 건설소방위원회에서 추석을 맞아 제천에 있는 ‘밀알한마음쉼터'를 방문 위문품을 전달했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 영동에서 또 다른 간담회를 개최했다.

충북의 최고 북부지역인 제천과 제일 남부지역인 영동을 하루사이에 오고 가기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알고 보니 부의장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한 당사자는 김봉회 도의원이 아니라 영동군을 지역구로 둔 박병진(한국당)의원이었다.

당시 같은 당 소속이었던 두 의원이 카드를 돌려 쓴 것이다.

박병진 의원도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당시 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이었던 박병진 의원은 상임위원회 업무추진비 카드로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전라북도 무주에서 9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진행하고 식비를 지출했다.

당시 박 의원이 개최한 간담회는 낙후지역 먹는물 수질개선사업 추진상황 도관계자 간담회, 경비 및 창조지역사업 추진상황 관계자 간담회, 영동소방공무원‧영동의용소방대원 등과의 간담회 였다.

간담회 명칭을 놓고 보면 굳이 전라북도 무주에 있는 특정식당에서 개최할 이유가 없다. 이 간담회는 모두 동일한 식당에 진행됐다. 이용시간은 저녁 7시에서 10시로 늦은 시간에 진행됐다.

당시 충북참여연대는 “불가피하게 업무추진비를 이용한 저녁 식사라면 지역경제를 생각해서라도 충북도내에서 활용하는 것이 맞다”며 “특정식당을 정기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가까운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 매상을 올려주기 위한다는 의혹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도의회 담당 공무원은 “영동에 갈만한 식당에 없어서 부득이 다른 지역의 식당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박병진 도의원은 업무추진비로 식대를 결제하면서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 가져가기도 했다. 박 의원은 2015년 5월 6일에는 청주 금천동 소재 모 추어탕 집에서 ‘오송전시관 건립 추진상황’ 간담회를 개최하고 식사비로 4만3000원을 계산했다. 그리고 한 그릇을 포장해서 가져갔다.

포장된 한 그릇의 추어탕이 누구를 위한 식사였는지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김봉회(증평)과 박병진(영동1) 의원 모두 6‧13지방선거에서 다시 군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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