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형 축사, 방류구 통해 분뇨 방류…미호천에 그대로 유입
음성 삼성면, 사람보다 가축이 많아…1만㎡당 사람 1.6명, 가축 298마리

28일 음성군 삼성면 덕정2리 하천에 인근 축사에서 배출된 분뇨가 배수구를 통해 하천에 유입돼 흐르고 있다.(사진제공 삼성면환경지킴위원회)
지난 여름 삼성면 주민들이 대규모 축사 허가에 반발해 내건 현수막

 

 

사람보다 가축이 250배나 많은 음성군 삼성면은 거대한 가축농장이다. 그런 이곳에서 한 대규모 기업형 축사가 배수구를 통해 가축분뇨를 하천에 흘러 보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28일 음성군 삼성면환경지킴위(대표 서대석) 채오병 사무국장은 하천에 형성된 누런 띠의 물길을 보고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워낙 자주 일어났던 일이라 채 사무국장은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그나마 겨울철이라 다행이었다. 추운 날씨에 방류된 폐수가 얼어 얼음 위로 누런 띠를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름철 장마철이면 아마 흔적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채 사무국장은 얼음위의 누런 띠를 따라 상류로 발걸음을 옮겼다. 곧 누런 띠의 정체가 밝혀졌다. 발걸음의 종착지는 한 돼지 돈사. 사육하는 두수가 1만 마리를 넘을 정도의 기업형 돈사다.

이곳 돈사와 연결된 배수구에선 붉고 누런 색을 띤 물이 거품을 일으키며 배출되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가축분뇨 임을 알 수 있을 정도.

채 사무국장은 한 겨울에도 악취가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축산농가가 고의로 배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 사무국장은 “축사 분뇨탱크에 유입량이 많아 넘치면 그 일대도 젖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모아진 분뇨를 땅에 묻은 배수관을 통해 하천으로 흘러 보내는 것이다”며 분개했다.

 

 

“이곳이 사람사는 동네냐? 가축이 사는 동네지”

 

음성군 삼성면 주민들은 1년 내내 악취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오죽하면 “이곳이 사람이 사는 마을이냐? 가축이 사는 동네지”란 현수막이 삼성면 주변 곳곳에 수십 개가 걸려있다.

서대석 삼성면환경지킴위 대표는 “저기압 상태가 되면 냄새가 바닥으로 깔려 마을로 들어옵니다. 흐린 날이면 창문을 열수가 없어요”라며 축사에서 나오는 악취에 대해 설명했다.

마을주민들의 탄식대로 삼성면은 거대한 동물농장이 돼버렸다. 음성군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으로 삼성면 농가에서 사육하는 돼지는 5만2304 마리, 소 15891 마리다. 소와 돼지를 합하면 6만7925마리로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8.7배나 많다.

이 외에도 삼성면의 축산농가에서 사육하는 오리와 닭은 합계 650만2240 마리에 달한다.

이를 면적 당 거주인구와 사육가축두수로 으로 환산하면 1만㎡ 당 사람은 1.55명이 거주한다.

반면 돼지는 1만㎡당 10.3마리, 소는 3.1마리, 오리와 닭은 283마리가 사육된다.

가축 사육밀도도 매우 높다. 음성군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50%, 소의 64%가 삼성면에 있다. 반면 삼성면의 면적은 음성군 전체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삼성면은 거대한 가축농장이다.

통계에 따르면 돼지 한 마리가 하루에 배설하는 대소변량은 5㎏이다. 이를 기준으로 삼성면에서 배출되는 돼지의 가축 분뇨량만 하루 260톤, 1㎥ 박스 260개에 해당하고 10m×26m 면적에 1m 높이로 매일 쌓이는 양이다.

서대석 삼성면환경지킴위 대표는 “축사에서 배출되는 오폐수가 제대로 관리가 안된다.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다보니 일부 축산농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축산기업의 부도덕한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삼성면은 금강과 미호천의 발원지에 해당한다. 최상류가 이렇게 오염돼 있는데 미호천과 금강이 깨끗할수 있겠냐”며 음성군과 관계당국의 관리단속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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