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농업용수 때문에 보 개량 … 120여억원 투입
여천보의 10% 밖에 안돼…녹조도 발생, 수질도 악화

▲ 지난 8월 중순 미호천 작천보에 처음으로 녹조가 발생했다.
▲ 하늘에서 내려다 본 미호천 작천보 전경. 멀리 오창 팔결교까지 물이 채워져 있다.
▲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작천보 개량사업이 진행되기 전의 미호천 작천보 전경

‘녹조라떼’의 재앙 ⓷편 아슬아슬한 강

청주의 새로운 상징으로 대두되는 미호천 작천보 일원에도 녹조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천보 개량사업은 충북도의 발표와는 달리 원래보다 35㎝ 높게 설치됐다.

농업용수 공급면적은 개량사업 전과 동일한 210ha(헥타아르)로 변동이 없었다. 오창과 옥산 지역 농지의 90% 이상이 규모도 작고 오래된 여천보에서 공급하고 있었다.

수질개선과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서라며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충북도가 강행했던 작천보 개량사업. 결과적으로 혈세만 낭비한 것인지 논란이 일 전망이다.

작천보 개량사업은 2010년 충청북도가 국토해양부의 4대강 사업인 금강10공구(미호2지구)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했다. 새로이 설치된 작천보는 총 길이 320m로 사업비 120여억원이 들어갔다.

당시 충북도내 시민단체는 충북생명평화회의를 꾸려 반대에 나섰다. 이시종 도지사는 공약번복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했다. 충북도는 “고정보의 높이를 기존대로 하는 것인 만큼 4대강 둑 높이기 사업이 아니다”고 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충청북도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작천보 개량사업을 진행하며 내세운 근거는 홍수조절과 농업용수 확보, 수질개선이다. 충북도는 기존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는 작천보를 수문을 개폐할 수 있는 가동보로 바꾸어 주면 홍수 시 수량을 조절해 강의 범람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보 하단부 까지 개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퇴적물과 오염물질을 제거 할 수 있어 수질도 개선된다고 했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농업용수 확보. 이를 통해 주변 210ha(210만㎡, 충북대학교 면적의 약 1.3배)에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 높여놓고 오리발

완공 4년이 지난 지금 충북도가 내세운 작천보 개량사업의 결과는 어떨까? 우선 둑높이기 사업이 아니라는 것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충북도는 2010년 10월28일 ‘4대강 사업에 대한 충북도 공식 입장 발표’에서 “작천보 개량은 현재 수위(2.65m, 해발 표고 30.65m)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된 2009년에는 ‘3m 작천보’를 주장했다. 이후 충북생명평화회의 등 시민단체가 반발하자 ‘충북도 4대강 사업 민관 공동 검증위원회’가 “현재 수위에 맞게 설치하라”한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작천보 가동보는 발표보다 35㎝가 높은 3m(해발표고 31m)였다. “둑 높이기 사업이 아니다”라는 것은 거짓이었다. 한겨레신문이 이를 보도하자 인터뷰에서 당시 김기문 충북도 하천시설팀장은 “보가 3m 높이로 설치됐지만 실제 관리 수위는 현 수위(해발 표고 30.65m)를 유지할 계획이어서 수량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수위보다 조금 높게 보를 설치한 것은 생태계 등에 문제가 없으면 여건을 봐 가며 물을 좀더 가두려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농업용수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다. 작천보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청주지사(이하 농어촌공사)에 확인한 결과 작천보 개량 전후로 농업용수를 공공하는 전체 수량은 변동이 없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작천보에서 여천보 사이에 3개의 양수장에서 일대 210ha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작천보 개량이후 더 늘어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작 오창과 옥산의 미호천 일대의 농업용수 대다수는 작천보가 아닌 여천보에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여천보에서 취수한 농업용수로 이 일대 2500ha 농지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천보는 개량 전 작천보와 마찬가지로 고정식 보로 지어진 낡은 보로 작천보로 가두어진 수량보다 적다. 낡고 수량도 적었지만 여천보는 작천보보다 10배의 농업용수를 공급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여천보는 미호저수지(초평저수지)에서 물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작천보는 만수위를 채우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비 때문에 늘어난 강물이 보를 넘어 흘렀다. 이렇게 채워진 물은 오창 팔결교 부근까지 차올라 있다. 반면 여천보는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 지역까지 1km정도만 영향을 미친다.

수질개선 효과도 의문이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올해 작천보 수문을 개방한 것은 6월 29일부터 7월 1일이다. 나머지 기간은 수문을 닫고 계속해 물을 가두어 놓았다. 수문을 개방해 오염물질이 하류로 내려갈 기회는 3일밖에 없었다. 가뭄과 무더위이가 기승을 부린 올해 작천보에서는 처음으로 녹조가 발견됐다. 지난 8월 20일 작천보 일원에서 시퍼런 녹조가 본보 취재진에 발견됐다. 발견된 녹조는 보와 제방 둑 상류 50m 지점까지 퍼져 있었다. 작천보 녹조는 지난 8월 26일 내린 비로 인해 현재는 사라진 상태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작천보에서 녹조가 발견된 적은 없다”며 “올해 녹조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은 흑백TV에서 칼라 TV로 바꾸는 것”

2010년 '충북4대강사업 토론회' 진행…찬반 토론 진행

찬성 측, 안상진 명예교수‧김지학 교수 나서

 

4대강 사업은 2010년 당시에도 찬반 논란이 매우 뜨거웠다. 논란 수준을 넘어 사회적 갈등의 핵심이기도 했다. 충북지역에서도 4대강 사업을 놓고 찬반이 뜨거웠다. 2010년 10월 12일 충북도청에서 ‘충북도4대강사업공동검증위원회’주관으로 '충북4대강사업 토론회'가 열렸다.

당시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찬성 측 패널로는 안상진 충북대명예교수와 김지학 당시 충주대 교수가 참여했다. 반대 패널로는 강태재 전 참여연대 대표와 이두영 전 충북경실련 사무처장이 참여했다.

당시 한국시사저널신문은 토론자들의 발언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찬성 측 토론자로 나선 안상진 충북대 명예교수는 "현재 전체 공정이 40% 가까이 되는데 '4대강 사업을 하자, 하지 말자' 하는 단계는 지났다"면서 찬성측 입장을 밝혔다. 작천보에 대해서는 " 환경단체가 철거 하자고 하는데 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는가?" 라며 “4대강 사업이 부족한 물 확보와 물 관리에 필요한 사항이며, 일자리 창출 및 녹색사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학 충주대 교수는 “ 관리수위 조절, 홍수 시 상류 퇴적토사의 자연 유하, 수질 개선 등을 위해 작천보 개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시대의 변천과 함께 문명이 발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흑백TV에서 칼라TV로 바뀌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박완희 당시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사무국장은 “진천군에 문의한 결과 지난 5년간 물이 부족해 농사를 못 지었다는 민원은 한 건도 없었다. 물이 부족한 적이 없었다. 결국 하천의 수위 유지를 위한 목적일 뿐이다”고 발언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