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뇨오폐수 무단방류 ‘충격’…시설공단 설립해 공영제 전환
청주‧단양 이어 도내 3번째 공단 설립…타 지자체 확산 주목

▲ 지난 15일 음성군이 군의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물의를 일으킨 공공하수처리시설에 대해 민간위탁을 철회하고 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음성군이 비리를 저지른 민간위탁 업체에 대해 퇴출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군은 분뇨 및 생활오폐수 무단방류사태가 공공하수처리시설을 민간위탁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공영제 방식으로 운영을 전환하기로 했다. 음성군이 추진하는 시설공단 설립은 도내에서는 청주시와 단양군에 이어 세 번째 사례가 된다. 음성군의 이번 결정이 공공하수처리시설 민간위탁 수탁자를 결정 할때 마다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던 타 지자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장이 주목된다.

음성군이 정화하지 않는 분뇨 및 생활 오폐수를 3년전 부터 매일 1000여톤을 무단 방류한 민간위탁업체의 퇴출을 결정했다. 지난 16일 음성군은 군의회 의원들과 정례간담회를 진행하고 이같은 사항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군은 ‘음성군 공공하수처리시설 향후 처리방안’을 보고하고 민간위탁 대신 시설관리공단을 통한 공영제운영방안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이로써 음성군 공공하수처리시설 무단방류사태가 본보의 단독보도 이후 50일 만에 공영제 전환이라는 특단의 조치로 마무리 절차를 밟게 됐다.

음성군 관내에서 배출되는 생활 하수 및 분뇨 오폐수를 정화하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은 1999년 8월 준공돼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음성군은 음성읍과 금왕읍, 대소면에 설치된 3개 공공하수 처리시설과 생극면, 감곡면 등 6개지역 소규모 하수 처리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2개 분뇨처리시설과 1개 하수찌꺼기 처리시설도 가동하고 있다.

음성군은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한 1999년부터 현재까지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해 홨다. 운영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K사가 맡았다. 군은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위탁운영하는 대가로 2016년 현재 연간 33억여원을 대행비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본보의 단독보도로 K사가 수도권 2000만 주민이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팔당호 상류인 음성군 금왕읍 응천에 정화되지 않은 분뇨 및 생활하수 오폐수를 무단방류한 사실이 공개됐다. 본보 보도 이후 무단방류 사태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충격을 받은 군민과 음성군 시민사회단체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은 음성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를 개시했다. 뒤늦게 음성군과 원주지방환경청은 K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수사에 나선 음성경찰서는 음성군 금왕공공하수처리시설과 K사 청주 본사를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이상정 의원이 공영제 제안

이런 가운데 지난 달 25일 이상정(무소속) 군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민간위탁 방식대신 직영이나 공영제 방식으로 운영을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당시 “응천은 생태 복원 및 환경개선 사업으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약 50억 원을 투자하고 있는 중요한 하천”이라며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응천에 음성군의 시설이 엄청난 양의 분뇨오폐수를 방류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충격적이다”고 밝혔다.

이어 “음성군은 연간 32억 원이라는 거액을 K사에 대행비로 지급하면서 그 돈이 어떻게 쓰여 지는지 전혀 모른다”며 “어떠한 정산도 받지 않는 ‘묻지마 대행예산’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군민의 소중한 혈세가 거액으로 지출되면서도 효과 없이 낭비되고 군민의 생명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한 원인은 시설의 부족, 업체의 돈벌이로 전락한 하수종말처리장, 관리부서의 관리능력부족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음성군이 시설관리공단을 설치해 하수종말처리장과 말썽 많은 생활쓰레기 처리문제를 함께 공영관리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의 제안이후 군 의회와 집행부는 간담회를 진행하고 직영, 공영, 민간대행에 대하여 재검토 하기로 하고 행정복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TF팀을 구성했다.

TF팀은 민간에게 위탁을 맡겼을 때 “경쟁에 따른 비용절감효과와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지원이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업체가 이윤추구에만 집중하고 공공성과 책임의식이 부족한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TF팀은 군이 직영할 경우 “공무원은 잦은 인사이동 으로 전문 인력 및 기술력 확보가 어려우며, 혐오시설 근무기피 현상으로 업무 효율성 저하와 수질 문제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조치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기준인건비가 초과하면서 보통교부세가 감액되고 공무원 인건비에 대한 한강수계기금 지원이 안 되는 등 재정 부담이 가중된다”고 밝혔다.

반면 공영제에 대해서는 “공공서비스 및 책임성을 확보하여 처리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 할 수 있으며 인건비에 대한 한강수계기금 지원이 있어 재정에 도움이 되는 방면에 독립채산제 운영 방식으로 하수처리비용의 현실화에 따른 하수도 사용료의 인상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 의회는 TF팀의 보고에 대해 논의하고 시설공단 설립을 통한 공영제 운영방식을 선택했다. 이상정 의원은 “한쪽에서는 생태하천을 복원한다며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이고 한쪽에서는 오염물질을 몰래 방류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 여부를 떠나서 응천은 군민의 건강과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민간업체가 이윤을 중심으로 운영하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인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의원들이 공영제 방식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동완 의원도 “소속 정당을 떠나 공영제에 대해 이견이 없이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음성군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민간위탁 대신 공단설립으로 결론이 나면서 군은 본격적으로 시설관리공단 설립 절차에 들어간다. 다만 군은 하수처리시설 민간위탁 만료일이 올 8월이어서 지금 당장 공단 설립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년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민간위탁을 맡기고 이 기간 내에 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음성군이 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하면 공공하수처리시설과 청소, 생활쓰레기 수거등 공공서비스 분야를 공단에 맡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군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음성민중연대도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에 소속된 음성노동인권센터 조광복 노무사는 “공영제로 전환되면 그동안 문제됐던 인건비 중간 착복 등 여러 부조리한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 위탁 사업자 결정때마다 부정이나 특혜시비가 있었다. 이런 문제도 앞으로는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음성군 공공하수처리시설 부실관리 기획보도 목록>

⓵ 금왕하수처리장, 낮엔 1급수…밤엔 분뇨·오폐수 (4월 1일)

⓶ 남한강 상수원에 1일 1000여톤 방류 의혹 (4월 1일)

⓷ 팔당호 상수원 오염…오폐수 대량 방류 (4월 7일)

⓸ TMS 조작한 채 오폐수 방류했다 (4월 7일)

⓹ 음성군 ‘갑질’…K사에 낙하산취업 협약 (4월 7일)

⓺ 이번에는 관리대행비 유용 의혹 (4월 14일)

⓻ “음성 하수처리장, 공영제 전환하자” (4월 14일)

⓼ 음성군, '오폐수 게이트' 터졌다 (5월 13일)

⓽ 관리비 부풀려 업체 수억원 부당이득 안겨 (5월 13일)

⓾ 퇴직공무원 낙하산 인사 또 있었다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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