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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사건

사망 책임 놓고 이의신청…“합의 정신 위배했다” 

CJB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책임 미루나 

2020. 10. 05 by 김다솜 기자
대책위는 "청주방송 사측은 이렇게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약속한 합의를 스스로 뒤엎으며, 故 이재학 PD와 유가족은 물론 청주방송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모두를 우롱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 김다솜 기자
대책위는 "청주방송 사측은 이렇게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약속한 합의를 스스로 뒤엎으며, 故 이재학 PD와 유가족은 물론 청주방송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모두를 우롱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 김다솜 기자

CJB청주방송이 이재학 PD가 생전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걸었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 이의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재학 PD 사망 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4자 대표자(유가족·CJB청주방송·시민사회·언론노조) 합의를 CJB청주방송이 파기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대책위는 5일(월) CJB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자 대표자 합의를 정면으로 뒤집은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CJB청주방송이 4자 대표자 합의 이행을 반드시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4자 대표자 합의에서 CJB청주방송이 ‘사망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을 조정문안에 담기로 약속됐다. 이후에 CJB청주방송은 유가족을 찾아가 조정 문안 수정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하자 상의 없이 이의 신청을 냈다. 

CJB청주방송이 이의 신청을 내면서 법원에서 내린 강제 명령 효력이 상실됐다. 원래대로 항소심 절차를 밟게 되면 이재학 PD 사망 사건을 놓고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유족 대표 이대로 씨는 “이 사건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건 말 그대로 합의 파기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항소심 조정 문안 내용까지 합의해놓고 이제 와서 본인들이 닥친 상황을 앞세우면서 ‘더 양보해 달라’,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이두영 (CJB청주방송 이사회) 의장의 의견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이두영 의장은 이 사건 해결과 합의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이제 와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며 “지금이라도 바뀌겠다고 했으면 약속을 이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은 "조정 문안을 승낙할 수 없다고 이의 제기한 건 앞뒤가 안 맞는, 이치에 안 맞는, 상식에 안 맞는 부당한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 김다솜 기자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은 "조정 문안을 승낙할 수 없다고 이의 제기한 건 앞뒤가 안 맞는, 이치에 안 맞는, 상식에 안 맞는 부당한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 김다솜 기자

합의 사항 일부 지켜지지 않아 

4자 대표자 회의에서 △고인의 노동자성 및 부당해고 인정 △소송 과정에서 회유·협박·위증 등 부당 행위 △책임자 처벌 △사망 원인에 대한 책임 △비정규직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일부 합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한 이재학 PD를 부당해고하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증언을 방해하는 등 고인의 사망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 처벌도 미진하다. 가해자 1명을 제외하고는 책임자 처벌을 위한 인사위원회조차 개최되지 않았다. 

이 씨는 “이 건물 안에 사람을 죽인 가해자, 책임자들이 버젓이 웃으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며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본인들 입맛에 맞게끔 하겠다고 나오는 데 그럴 거면 반년 가까이 그렇게 힘들게 진상조사보고서는 왜 내놨느냐”고 일갈했다. 

대책위는 다음주 중에 이행점검위원회를 통해 이행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 김다솜 기자
대책위는 다음주 중에 이행점검위원회를 통해 이행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 김다솜 기자

“최종 합의 확실하게 이행하라”

“40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청주방송을 정말 오랜 기간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법의 사각지대, 법 바깥에서 제대로 된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가 다 밝혀냈고, 사측도 해결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 뭐가 진정됐습니까?” 

이용우 변호사는 “회사에 자율적인 개선을 기대하면서 시간을 충분히 줬으나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합의 위반의 핵심적인 책임은 이두영 의장과 이사진, 이성덕 대표와 경영진들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에도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이 변호사는 “충북 지역과 방송 현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된 CJB청주방송이 특별근로감독대상이 아니라고 하면 고용노동부는 가치가 없다”고 짚었다. 고용노동부가 이재학 PD 사망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밝혀낸 사업장 위반 사항들을 재확인하고, 시정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이 자리에서 △이두영 CJB청주방송 이사회 의장 경영 간섭 중단 △4자 최종 합의 이행 △가해자 징계 조치 이행 및 비정규직 문제 개선 △합의안 미이행 시 경영진 사퇴까지 4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조종현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어린아이들조차도 자신들이 내뱉은 말에 책임지는 게 상식”이라며 “고인에게 사죄하고, 명예사원증을 부여하고, 추모하는 공간까지 만들어 놓고 더 이상 합의를 위배하는 어떠한 행동도 진행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합의안이 이행될 때까지 이재학 PD 사망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재투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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