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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이 가루가 될 때까지 잊지 말자. 그 이름 친일

통곡할 역사, 충북지역 친일파 중 실형 받은 이는 단 한 명에 불과

좌초된 충북 반민특위, 친일잔재 토양됐다

2019. 07. 02 by 김남균 기자
1948년 10월 22일 설치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충북조사부는 1949년 1월에 구성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반민특위가 설치한 제보함
1948년 10월 22일 설치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충북조사부는 1949년 1월에 구성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반민특위가 설치한 제보함

 

1948년 대한민국 최초의 헌법을 제정하고, 국민을 대표하여 정부 운영 및 국민의 요구와 권리를 표현하는 제반 법률의 입법을 위하여 제헌의회가 구성됐다. 제헌의회는 1948년 5월 10일 국민의 직접 투표로 선출된 198명의 국회의원으로 채워졌다.

이들로 구성된 제헌의회는 정부 수립을 앞두고 민족정기를 바로 잡기 위해 친일파를 처벌할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헌법에 담는다.

이를 근거로 국회는 친일파를 처벌할 특별법 제정에 착수해 ‘반민족행위처벌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1948년 9월 22일에 공포됐고 이에 근거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는 그해 해 10월 22일에 설치된다.

이어 1948년 11월 국회는 반민특위의 효율적인 활동을 위해 〈반민족행위특별조사기관설치법〉을 제정했다. 또 중앙과 지방에 중앙사무국 및 지방사무분국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반민족행위자의 기소와 재판을 담당할 특별검찰부와 특별재판부가 구성됐다.

반민특위는 1949년 1월 중앙청의 사무실에서 중앙사무국의 조사관과 서기의 취임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활동을 시작한 반민특위는 우선 친일파를 선정하기 위한 예비 조사에 들어가 7000여 명의 친일파 일람표를 작성하고, 친일파의 체포 준비에 들어갔다.

 

반민특위충북도지부, 1949년 1월 활동 돌입

 

1949년 구성된 반민특위 충북도지부 위원장으로 선정된 경석조 선생
1949년 구성된 반민특위 충북도지부 위원장으로 선정된 경석조 선생

충북에서도 반민특위 충북지부가 구성되면서 친일파에 대한 단죄작업이 시작됐다. 2005년 충북학연구소가 주최한 학술심포지움 ‘광복 60년 충북60년 식민지 유산과 충북’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강수 (당시 소속 : 국가기록원)학예연구사에 따르면 1949년 1월 반민특위 도별 위원장을 임명하면서 충북에서는 당초 이세영 옹이 선정됐다. 하지만 이세영 옹은 건강상 이유로 바로 사임한다.

그를 대신해 혜춘 경석조 선생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충북도조사부 위원은 대부분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선정됐고 경 위원장도 3·1운동이후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인물이다.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공적조사에 다르면 경석조 선생은 1924년 4월 길림에서 이범석, 이청천, 김좌진 등과 정의부를 조직하고 활동했다.

1929년에는 상해 임시정부 요인들과 한족지하연합회를 결성했고 1930년에는 한국독립당 비밀부장으로 활동했다.

 

거물친일파, 박두영을 체포하다

 

반민특위 충북도조사부의 조직은 중앙과 같이 사무분국에 제1조사과(정치방면), 제2조사과(경제방면), 제3조사과(일반사회방면) 그리고 특경대를 별도로 운영했다.

충북도조사부는 사무분국장 1명, 조사관과 서기관 각각 3명, 특경대원 약 10명 내외, 그리고 일반사무원 등 총 규모는 20∼30명 내외로 구성됐다.

사무실은 충북도청 인근의 문화동 적산가옥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북도는 3월부터 8월말까지 체포 19건, 미체포 5건, 송치 26건 등 총 50건을 취급했다. 이강수 학예연구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확인된 도조사부의 반민피의자의 명단은 12명이다.

금풍주, 김감복(국민총력조선연맹 청주지부장, 청주경방단 부단장), 김원근(중추원 참의, 임전보국단, 충북도회의원), 김창영(경찰청 경시, 만주국 치안부이사관), 박두영(중추원 참의, 육군대좌, 민생단 단장), 손재하(중추원참의, 충북도회의원), 안재욱, 이명구(중추원 참의, 충북도회 의원, 임전보국단 충북지부장), 이민호(고등계 형사), 이산연(청주신사 출봉, 청주신궁), 홍순복(매일신보 충북지부장,조선농회 및 정신대 간부) 한정석(중추원 참의, 경찰 경시) 등 12명이 피의자 명단에 올랐다.

독립운동가가 위원장을 맡은 반민특위충북지부의 활동은 악질 친일파 박두영을 체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당시 이강수 연구사는 충북의 반민 피의자 명단에 대해 “타 지역에 비해 거물급을 체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반민특위가 전국에서 체포한 682명의 반민피의자 중 군인출신은 충북조사부에서 체포한 박두영(육군대좌)이 유일했다.

 

실형 김갑복만 유일하게 받아

 

반민특위 충북지부에 체포된 사람은 12명이지만 충북지역에서 일제에 부역한 혐의로 체포된 인사는 이보다 더 많다.

2007년 발행된 반민족행위자진상조사보고서에서 확인한 결과 총31명이 조사를 받았다. (※ 충북과 연관된 인물은 이 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 많은 친일파 중에서 31명 정도만 조사를 받았다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실형(집행유예 제외)을 선고받은 사람은 김갑복(청주경방단 부단장) 하나에 불과했다.

악질 친일파 박두영은 체포된 뒤 바로 병보석으로 풀려났고 공소시효 만료로 재판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로 처벌을 피했다.

속리산 법주사에서 여승을 겁탈했고 이토 히로부미의 양자로 불렸던 ‘색마지사’ 박중양도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충북 청주시 미원면 만세운동 당시 총을 쏴 만세운동 참가자를 사살한 송재욱도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일제 경찰로 악명을 떨쳤던 이민호(조선총독부 충북도 경시)는 징역1년을 선고받았지만 집행유예를 받았다.

조선총독부 청주경찰서 고등계형사를 지냈던 이복성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해방이후에 제3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아버지는 일제 경찰로, 자신은 조선신사의 신직역할로 친일에 가담했던 이산연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토 히로부미의 양아들도, 의병 수십 명을 죽이고 의병대를 토벌한 조선인의 피를 물려받은 일본 군인도 처벌받지 않고 병보석으로 풀려나거나 무혐의 처리된 현실.

결국 반민특위의 조사를 받았던 이완용의 친척 이해용 같은 인물들은 청주에서, 음성에서 그를 찬양하는 공덕비로 부활하고 말았다.

 

1949년 친일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다룬 충북관련 조사대상자 명단 및 처분결과

(출처 :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보고서)

 

곽정식(郭政植)

조사이유 : 제천경찰서 고등계 형사(순사)

진행사항 : 기소중지

 

김갑복(金甲福)

조사이유 : 청주부 제2구장(현 이장에 해당), 국민총력조선연맹청주지부 이사장, 청주경방단 부단장, 공출‧징병‧징용에 적극협력

진행사항 : 징역 1년 선고

※ 충북지역 친일행위자중 유일하게 실형이 확정돼 복역한 인물

 

김기진(金基鎭)

1903~1985

창씨명 金村八峯 (가네무라 야미네)

조사이유 : 매일신보 사회부장, 조선문인보국회 상무이사, 언론보국회 준비위원‧이사, 대일본흥아회 조선지부 위원, 각종 친일 글 게재, 시국대응전선사상보국연맹 결성위원

※충북 청주시 남이면 팔봉리 출생

해방 이후 행적 : 경향신문 주필, 재건국민운동중앙회 회장, 한국펜클럽/한국문화협회고문, 을지무공훈장, 문화훈장 수상

 

김원근(金元根)

창씨명 金海元根

조사이유 : 중추원참의, 중복산업(주)취체역, 청주상업학교이사장, 관선충북도회의원, 조선임전보국단 평의원, 비행기 헌납코자 3만7000원 헌금, 일제시정 25주편 표장

진행사항 : 기소유예 및 기소중지

 

김화준(金化俊)

창씨명 : 金海化俊

조사이유 : 구한국농상공부 기수, 중추원 참의, 평남맹산‧평원군수 등 8개군 군수, 충북도참여관겸 산업부장, 충북유도연합회 부회장, 일제시정 25주년 표창

진행사항 : 공소기각

해방이후 행적 : 대한산림연합회장

 

남상익(南相翊)

조사이유 : 일제육군소위, 진천군농회 부회장, 진천금융조합장, 진천면장, 충북도회의원, 일제기원 2600년 기념식 참가

진행사항 : 반민특위에 자수

해방이후 행적 : 진천군수, 진천 수리조합장

 

박두영 (朴斗榮)

창씨명 : 木下斗榮

조사이유 : 중추원참의, 밀정, 일본육사15기생, 육군보평대좌, 충북의동토벌대장, 금강항공(주)고문, 민생단 단장, 국민총력조선연맹평의원, 특별지원병후원회 참사, 배영동지회 상담역, 훈3등,

진행사항 : 충북반민특위 1호로 지목 / 병보석

 

 

박재홍(朴在弘)

조사이유 : 함남풍산‧신흥‧영흥군수, 함남도 이사관, 함남 내무부 산업과장, 경기도 산업부 산업과장, 평남 식량부장, 평남도 참여관겸 농상부장, 충남‧북 도지사(고등관 2등), 일제 시정 25주편 표창

진행사항 : 공민권 정지 5년

 

박중양(朴重陽)

조사이유 : 중추원 부의장‧고문, 충북(1921)‧충남(1910)‧황해(1921)‧경북도지사, 귀족원 칙선의원, 국민총력조선연맹 참여, 조선임전보국단 고문, 이토히로부미의 양자

진행사항 : 병보석

 

손재하(孫在廈)

조사이유 : 중추원 참의, 대지주, 영동주조 주식회사 대표취체역, 영동면협의원, 충북도의원, 국방헌금, 일제시정25주편 표창

진행사항 : 기소유예

 

송재욱(宋在旭)

조사이유 : 헌병보조원으로 미원(면)에서 3‧1운동 당시 2명을 사살한 공로로 면장한 자, 괴산군 문광면장

진행사항 : 병보석

 

안종철(安鐘哲)

조사이유 : 중추원 참의, 전남나주‧순천군수, 충북도참여관, 국민총력조선연맹 평의원, 조선임전보국단 평의원, 식량공출 독려하는 ‘식량사정 시찰대’ 위원, 일제시정25주년 표창

 

오병욱(吳炳旭)

창씨명 : 岩城炳旭

조사이유 : 평남‧충북경찰부 순사, 경찰공로기장, 일제기원2600년 기념 경찰관을 대표한 기념상 수상, 중국 북경에서 토벌대로 활동

 

윤태빈(尹泰彬)

조사이유 : 경기도 참여관, 권업‧상공과장, 충남도 내무부장, 강원‧충북도지사, 조선후생협회 평의원, 일제시정 25주년 표창

진행사항 : 기소유예

 

이명구(李明求)

조사이유 : 금융조합 평의원, 청주면협회원, 충북도회원, 조선임전보국단 충북지부장, 국민총력중추원참의, 조선연맹이사, 충북유도연합회이사‧교화부장,

진행사항 ; 기소유예

해방이후 행적 : 충북도지사 역임

 

이문환(李文煥)

조사이유 : 청주파출소 속, 금광주물공장운영, 군수공장 경영, 수류탄 헌납

진행사항 : 무혐의

 

이민호(李敏浩)

창씨명 : 芳湖民浩

조사이유 : 충북경찰부경무‧보안과(경부), 충북도경시, 일진회 충북지회장

진행사항 : 징역1년 집행유예 5월

 

이범익(李範益)

창씨명 淸原範益

조사이유 : 중추원 참의‧고문, 춘천‧달성군수, 황해도 내무과장, 총독부 사무관, 경남도참여관, 강원‧충남도지사, 만주국 간도성장, 만주국 참의부 참의, 동남지구 특별공장후원회본부 고문, 국민의용대 총사령부 차장, 친일글 기고

진행사항 : 기소유예

 

이복성(李福成)

전북남원‧충북청주경찰서 고등계형사(순사부장)

진행사항 : 기소유예

해방이후 행적 : 제3대 국회의원

 

이산연(李山衍)

조사이유 : 조선신궁 부설 황전강습소 졸업, 청주군 사회계 고원, 청주신사 신직

진행사항 : 무혐의

 

이용규(李容圭)

조사이유 : 청주경찰서 순사

진행사항 : 송치

 

이창근(李昌根)

창씨명 : 平松昌根

조사이유 : 충남도 이사관, 학무과장, 경북도 참여관 산업부장, 충북‧경북 도지사

진행사항 : 기소유예

 

이해용(李海用)

창씨명 : 三州海用

조사이유 : 총독부 경무국 경무과 경부, 충북진천‧청주 군수, 함북 참여관, 경북도 참여관 및 농상부장, 대화동맹 기획부장, 일제시정 25주년 표창

해방이후 행적 : 유엔조선위원단 환영위원

 

이호연 (李鎬延)

조사이유 : 충북 진천경찰서 고등계 형사(순사부장), 일제시정 25주년 표창

 

장윤식(張潤植)

창씨명 : 長潤二

조사이유 : 중추원 참의, 황해도 참여관, 충북참여관 겸 광공부장, 대구세무감독국 직세부장

진행사항 : 기소유예

 

정교원(鄭僑源)

창씨명 鳥川僑源

조사이유 : 중추원 참의, 경남 거창군수, 경남도 이사관, 전북‧전남도참여관, 황해‧충남‧충북(1945) 도지사,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 전무이사, 국민총력조선연맹이사‧총무부장, 대화동맹, 흥아보국단 준비위원, 배영동지회 상담역, 정4훈 3등 훈장, 일제시정 25주년 표창, 식량공출독려하는 ‘식량사정시찰대’ 위원, 농지개발영단이사

진행사항 : 병보석

 

정석용(鄭錫鎔)

창씨명 : 松川錫鎔

조사이유 : 중추원 참의, 충북지방토지조사위원회 임시위원

진행사항 : 송치

 

정춘수(鄭春洙)

창씨명 : 禾谷春洙(가타니 슌주)

조사이유 : 친일목사, 기독교감리교단 통리자, 경성기독교연합회 부위원장, 전쟁협력강도회 강사, 국민총력조선연맹 문화부문화위원, 조선임전보국단 평의원, 시국대응전도회 강사

진행사항 : 반민특위에 자수, 병보석

 

최지환(崔志煥)

창씨명 : 副士山隆盛

조사이유 : 대한제국시 군대해산 협력, 중추원 참의, 충북경찰부 보안과장(경시), 충북 영동‧충주군수, 평북도‧충남도참여관, 충청북도 순사교습소장, 협성상회(주)‧예기검번(주) 사장, 진주신사씨자총대, 진주부회의원, 일제시정 25주년 표창

진행사항 : 병보석

 

한규부(韓圭復)

창씨명 :

조사이유 : 와세대대학 정치경제과 졸, 한말 서기관주임2등(정리과장), 조선총독부 토지조사국 감사관, 동래군수, 중추원 부의장, 경남 진주군수, 동래군수, 중추원 부의장, 경남진주군수, 충남(1921)‧경북(1924)도 참여관, 황해(1929)‧충북(1926)도지사, 조선공영(주) 취체역회장, 경성양조(주) 취체역, 중조주조조합 연합회 회장, 조선임전보국단 이사장, 국민총력조선연맹 이사, 국민동원 총진회 이사

진행사항 : 기소유예

 

한정석(韓定錫)

창씨명 : 大原定錫

조사이유 : 중추원 참의, 충북경찰부 보안과장(경시), 청주읍회 의원, 충북도의 의원, 충북피복공업조합 이사

진행사항 : 병보석

 

홍순복(洪淳福)

조사이유: 매일신보 충북지사장, 국민총력조선연맹 충북지부 참사 및 이사, 정신대 수뇌 간부, 의용대 선전지도위원, 대화동맹지방위원, 녹기연맹 지방위원

진행사항 : 기소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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