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유통에서 답을 찾다

옥천군 243개 농가 로컬브랜드 ‘옥천향수한우’로 부가가치 높여
한두환 영농조합 대표 “판매량 늘려 농가 참여 확대할 수 있길”

2015-01-02     오옥균 기자

농업이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뜻의 ‘농자천하지대본’. 뿌리없는 나무가 없듯 농업이 건강하게 자리매김하지 않은 선진국은 없다. 하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 농업도 변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충북이 전국대비 경제규모 4%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투자유치와 함께 농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실현시켜야 한다.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1차산업이 아닌 가공과 서비스산업까지 더한 6차산업으로 발전시킨 사례를 통해 농가의 변화상을 살펴봤다.

▲ 로컬브랜드 직판을 통해 농가수익을 높이고 있는 향수한우영농조합법인 한두환 대표.
한두환(옥천군 삼양리·61) 씨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평범한 농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243개 축산농가에서 생산되는 소의 판로를 책임지는 청풍명월 향수한우 판매장의 대표이사로 변신했다.

보은 출신인 한 대표는 서른 살이 되던 해인 1984년 옥천에서 소 20마리로 축산업을 시작했다. 당시 옥천에는 전국 5대 규모의 우시장이 있었고, 2000농가에서 축산업을 할 정도로 번창해 있었다. 잘 키우기만 하면 우시장을 통해 판매됐고, 농가들은 큰 어려움없이 축산업을 영위해 나갈 수 있었다.

한 대표가 지역 축산농가를 대표하게 된 것은 2006년 한우협회 옥천군지부가 설립되면서 부터다. 한대표는 초대 지부장으로 현재까지도 지부장을 맡고 있다. 충북 최대의 우시장이 열리고, 축산농가 비중이 높았던 옥천이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충북에서는 청주시를 제외하고 가장 늦게 지부를 만들었다. 협회가 없어도 아무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견학 후 직영매장 결심 
그로부터 2년 뒤인 2008년 한 대표는 일본 축산농가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회원농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지역신문사인 옥천신문 기자를 따라 일본에 방문했다. 그 곳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다가 머리가 아득해지더라”고 한 대표는 당시를 회고했다.

한 대표는 “당시 일본은 우시장이 사라지고 도축된 상태로 등급을 매겨 경매되는 시스템이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10년 늦다고 하지 않나. ‘앞으로 소를 어떻게 팔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귀국 후 그는 회원들과 상의해 직접유통망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2009년 농림부가 46억원을 지원하는 클러스터 사업에 도전했지만 광역브랜드인 청풍명월한우에 밀리고, 판매장 건설에 6억원을 지원하는 지역특화사업에 선정됐다. 당시 184명의 회원농가가 많게는 수천만원씩을 내 자부담 4억원을 만들었다. 이후 옥천군이 8억여원을 추가 지원해 2010년 6월 옥천군 삼양리에 향수한우판매타운을 개장했다.

해마다 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정육점과 식당은 243개 회원농가에서 생산되는 소를 전량 소화할 정도로 규모화 됐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회원농가를 늘렸다. 판매량이 늘어야 더 많은 농가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리당 30만원 이상 더 남아
개장 당시만 하더라도 회원농가는 184개였지만 판매량이 늘며 221가구로 참여농가가 늘었고, 현재는 243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옥천지역 축산농가수가 950가구나 되니 아직 갈 길이 먼 샘이다. 한 대표의 또 다른 고민은 농가수익을 높이는 일이다. 직판을 통해 비용을 절약해 마리당 최소 30만원의 수익이 더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매장 판매가 여의치 않아 도매로 넘기는 국거리용까지 소매로 판매가 가능해진다면 추가로 20~30만원의 수익을 더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향수한우판매타운은 전국 축산농가나 기관에서 견학을 오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매장 오픈 당시 지역 요식업계의 우려와 달리 매장 이용객 70% 이상이 대전을 비롯한 외지인들이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주요 타깃을 대전으로 잡고 홍보를 했던 것이 주요했다. 의도치 않았지만 1차 산업에 2차와 3차가 결합한 6차 산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충북도-11개 시군 공조 시스템 구축
제조업·관광산업·농업 등 모두 성장해야

충북도가 11개 시·군과 공조체계를 구축하며 경제규모 4% 달성을 위한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청주시는 중부권 핵심도시로 만들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충주시는 경제 번영과 관광 진흥, 농업발전이라는 세가지 목표를 세우고 4% 경제 달성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제천시는 대기업 유치와 중부권 최대 물류유통기지 조성, 일자리 창출, 국제한방치유엑스포 개최 준비 등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증평군은 제2일반산업단지와 에듀팜 특구를 통해 투자유치와 태양광산업에 방점을 찍었다. 진천군은 지역경제활성화와 농업 경쟁력 강화를 역점시책으로 내놨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를 유치하고 농업경쟁력을 강화해 생거진천의 모습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음성군은 2020년까지 인구를 2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2020프로젝트를 내세우고 있다. 자연증가가 아닌 인구유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업유치 계획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괴산군의 성장동력은 농업이다. 유기농업의 메카로 만들고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 등을 통해 풍요로운 괴산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보은군은 축제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스포츠파크 조성을 통해 전국 최고의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옥천군은 2011년 조성한 의료기기단지의 성공적 분양에 이어 올해 착공하는 제2의료기기단지를 토해 의료기기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영동군은 지역민에게 일자리와 안정적인 소득원을 제공하기 위해 레인보우 힐링타운 조성과 영동 일반산업단지 조성, 황간 물류단지 분양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계산이다.

단양군은 군정 최우선 과제를 '지역 활력 회복'으로 정하고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만학천봉 전망대, 아름다운 수양개길 등을 내실있게 조성해 중장기 체류형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