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으로 시작…37년만에 최고의 자리
김숙종 충북농업기술원장, 첫 여성기관장 역사도 썼다
전국 최초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김숙종(58) 원장. 김 원장은 지난 1976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래 37년만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자리도 자리지만, 30여년을 성실하게 근무한 김 원장의 내공이 돋보인다.
지난 14일 부임한 뒤 며칠동안 여기저기 신고하고 업무보고 받느라 정신없이 지낸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해줘 정말 고마웠다. 여성 최초 농업기술원장이라는 사실이 기쁘지만, 한편 후배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직원들에게는 자율성과 동시에 책임감을 부여하고 부서간·세대간·직종간 벽허물기를 시도해 소통하는 기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성격의 김 원장은 국가공무원 농촌생활지도직(9급 공채)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7급시험을 거쳐 승진한 뒤 4급 지도관으로 오랫동안 일했다.
그러다 지난 2011년 8월 농촌진흥청 소속기관인 수원 국립농업과학원 기술지원팀장으로 나간 뒤 고위공무원단 진입 역량평가시험에 합격했다. 지금은 도내 몇 명 안되는 고위공무원단에 들어갔다. 충주시 주덕읍 출신으로 원장부임 소식이 알려지자 고향에 경축 플래카드가 걸렸다고.
“농업에 기술을 접목시킨 농업기술산업은 인문학의 총체라고 보면 된다. 농촌에서 모든 게 이뤄진다. 벌거벗겨진 농촌에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입히고 싶다. 농업은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선진국 중 농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가 없다. 품목을 다양화하면서도 고품질화하고 귀농·귀촌하는 사람들과 다문화가정들이 농촌에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할 것이다. 또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농업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기후온난화 대비도 해야 한다.”
할 일 많은 그는 취미도 많다. 책과 여행을 좋아하고 그림과 악기연주도 틈틈이 하고 있다. 김화진 충청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의 권유로 그림을 배워 전국여성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세 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