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대악 척결 한달 ‘빛과 그늘’

추진본부 성과 이면에 특진 과열경쟁 양상도

2013-04-04     충청타임즈
충북경찰이 4대 사회악(4대악) 척결에 칼을 뽑은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점차 그 명암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4대악 척결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 올 상반기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경찰 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들은 상반기 중점 추진 업무 1순위에 4대악 척결을 올려놓고 있다.

본격적인 4대악 척결이 시작된 지 한 달여가 지나면서 전국적으로 그 성과가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도 지난 2월 28일 ‘4대 사회악 근절 추진본부’를 출범하며 그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성한 경찰청장도 취임 직후 “4대악 척결에 모든 힘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조직 전체의 방향이 굳어지면서 충북경찰도 비교적 단기간에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개월간 도내에서 60명의 성폭력 사범, 77명의 학교폭력 가해자, 44명의 가정폭력 가해자를 검거했고 7건의 불량식품 적발이 이뤄졌다.

여기에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을 포함하면 그 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성과만큼 문제점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먼저 과열된 성과주의로 인한 내부의 불협화음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경찰청은 지난달 ‘2013년 특별승진 제도 계획’을 발표할 당시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단행했던 기능별 공약특진을 없애고 4대악 척결 승진에만 40명을 배정했다.

전체 특진 대상이 329명임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결국 좁은 승진 문턱에 좌절했던 일선 직원들이 너도 나도 4대악 척결에만 집중하면서 각 부서간·경찰서간 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또 표면적인 4대악 척결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관련 적발 건수는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공약 취지인 ‘근절’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4대악 예방과 관련한 특단의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고, 불량식품 적발도 그 뿌리인 제조과정이 아닌 유통·판매업소에만 집중되고 있다.

결국 충북경찰이 진정한 4대악 척결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성과주의를 최대한 자제하고 예방책 마련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4대악 적발·검거가 곧 근절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근본적인 예방대책도 조만간 마련되지 않겠느냐”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