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호 불법 수상레저 영업 기승

선수들 조정 훈련·체험활동 위협… 안전사고 잇따라
“경기장에 모터보트 다니는 곳 한국뿐” … 제재 시급

2012-06-28     윤호노 기자

2013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릴 충주 탄금호에 불법 수상레저 영업이 성행하면서 조정 훈련과 체험활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 업체의 영업행위에 대한 제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충주시는 조정대회를 계기로 충주를 수상스포츠의 메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수상레저시설도 함께 어우러지게 하려면 양성화 및 정확한 구역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 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릴 예정인 충주 탄금호에 불법 수상레저 영업이 성행하면서 조정 훈련과 체험활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 업체의 영업행위에 대한 제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일 탄금호에서 훈련 중이던 조정 국가대표선수가 모터보트 때문에 배가 전복돼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이 사고는 수상스키 영업에 사용되는 모터보트가 파도를 일으켜 선수가 탄 조정용 보트가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도 최근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하다가 비슷한 일을 겪었고, 코치 등이 충주시를 항의 방문했다.

때문에 전지훈련차 탄금호를 많이 찾던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 선수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규 조직위 경기부장은 “탄금호에서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왔다가 이런 일을 겪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장애인 국가대표들이 겁을 많이 내고 오지 않으려 한다. 세계대회를 치르는 조정경기장에 모터보트가 다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배 전복사고… “겁나서 오기 싫다”

선수들 외에도 탄금호에서 조정체험을 즐기려는 일반인들도 모터보트의 위협을 받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최모씨는 최근 가족과 함께 ‘조정체험학교’를 체험하기 위해 탄금호를 찾았다가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최 씨는 “저희 가족이 조정을 하는 내내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 모터보트 등으로 파도가 밀려와 강습이 중단됨은 물론 초보자들이라 벌벌 떨었다”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언급했다.
최 씨는 “조정체험학교라는 곳은 처음 접해보는 사람이 가는 곳인 만큼 수상스키의 거친 파도는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더구나 내년 국제대회를 치르는 경기장에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가 함께 다닌다면 망신”이라고 꼬집었다.

최 씨 외에도 조정체험학교 수강생들은 대부분이 조정을 처음 접하는 초보들로 탄금호에서 위험한 체험을 하고 것이다.

이곳에서는 2009년 수상스키 강습 중이던 모터보트끼리 충돌해 3명이 다치고 기름이 유출되기도 했다.
탄금호에서 불법 수상레저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6곳으로 모두 충주시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업체들이다. 하천점용허가나 선박운항, 계류장 설치 등 관련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탄금호의 경우 조정경기장이 위치해 있어 수상레저영업을 할 수 없다. 관련 법률상 조정경기장 인근의 경우 모터 등이 달린 배를 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법 수상레저영업으로 인해 조정경기장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선수들은 물론 일반인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들 업체의 단속을 책임지고 있는 시는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수년 째 근본적인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단속해야 할 시가 무허가 업체들의 영업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불법 업체들 철거비용 요구

여기에 불법 수상레저업체들은 철거비용으로 수억 원을 시에 요구하고 있다. 시는 이 부분에 대해 양평에서 보상을 해준 사례가 있어 법률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서너 번 고발하고 행정지도만 했다. 현 상태에서는 다른 장소로 옮기던지, 행정대집행을 하던지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시는 2013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충주가 수상스포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조정과 더불어 수상레저부분도 활성화돼야 한다. 그렇다고 불법 영업하는 것을 묵인하는 것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수년 전에도 수상스키를 즐기던 관광객이 숨졌지만 무허가 업체인 까닭에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시는 현재 추진 중인 탄금호개발계획수립 안에 수상레저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반영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수상레저 양성화 방안을 수자원공사와 협의하다가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수상레저도 대중들에게 메리트가 큰 만큼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결국 현 시점에서는 불법영업에 대한 철저한 단속으로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준비함과 동시에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 충주를 수상스포츠의 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