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에 맞선 다윗… 대이변 일어날까
야권연대 파괴력 시험대… 대선까지 이어질까 ‘관심’
민주당 적극 지원 여부·‘음성 출신’ 약점 극복 ‘과제’
이번 4·11총선의 화두는 야권연대다. 4·11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연대의 힘이 얼마만큼의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충주선거구에 혜성처럼 나타난 통합진보당 김종현(32) 후보가 정치거물인 새누리당 윤진식(66) 후보에게 얼마나 선전할지, 혹 대이변은 연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이 극적으로 타결시킨 야권연대는 4·11총선에서 전국적인 후보단일화를 통해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총선에서 승리하고, 여세를 몰아 대선까지도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와 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지난달 민생파탄과 부정비리로 점철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정권 심판, 민주주의와 평화회복, 노동존중과 복지사회 건설이라는 국민의 여망을 받들기 위해 전국적 포괄적 야권연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민주진보진영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4·11총선에서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민생파탄과 국정실패를 심판하는 한편 정권교체를 이뤄 국민이 승리하는 역사를 실현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MB정권 청산 5대과제로 언론법 개정 및 종편 선정과정 국정조사 실시, 4대강 국정조사, 남북 국회회담 추진, 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 권력형 비리사건 국정조사 및 특검실시 등에 합의했다.
아울러 경제·복지분야 7대 과제로 재벌개혁, 부자증세, SSM 법규 정비, 사실상의 무상의료 및 무상보육 실시, 지방균형발전, 농업보호대책,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야권은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진영과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야권연대가 성사됨에 따라 충주선거구에 진보당 김종현 후보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현역 프리미엄 강력한 충주
김 후보는 지난달 13일 출마 선언을 하기까지 지역에서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인물이었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김 후보는 충주 남산초와 미덕중, 충주고를 각각 졸업한 뒤 2005년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를 졸업하고 2007년 고향에 귀농해 복숭아,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정치경력과 사회경력이 짧은 김 후보는 30대의 젊고 참신한 면, 야권연대 단일후보라는 장점을 내세워 정권교체와 MB심판에 앞장서겠다는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또 충주지역이 1%의 특권층이 제시하는 개발허상에 놀아나는 곳이 아니라 청년과 농민, 노동자, 서민이 잘사는 충주를 만들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이번 총선을 통해 원내 진출하게 되면 충주지역 대학생들만이 아닌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이 숙원인 반값 등록금을 통합진보당 제1호 법안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여기에 한미FTA협상 비준안 발효를 통해 피해를 입는 농축수산어민들과 노동자, 서민들을 위한 한미FTA협상 비준발효 즉각 중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당초 김 후보의 야권단일화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던 민주당 최영일 예비후보가 최근 김 후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으며 동참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야권단일화에 승복하고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야권연대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려면 여러 가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민주당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민주당 충주지역 시·도의원은 자당 출신이 출마하지 않는 만큼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벌이지 않고 있다.
둘째, 인지도 및 지지율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의 문제다. 이 문제는 야권연대와 출마자가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지율 20% … 이미 놀라운 선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 충주지역구는 현역 프리미엄이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종현 후보와 윤진식 후보는 맞대결(KBS청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56.9%)가 야권연대 단일후보인 김 후보(18.6%)를 40%포인트 가깝게 앞섰다.
김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얻은 48.04%에 크게 못 미쳐 야권연대 효과가 아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MBC 조사에서도 윤 후보(59.7%)와 김 후보(18.1%)간 격차는 비슷했다.
따라서 젊은 패기로 도전장을 내민 김종현 후보가 지지율 20%를 넘으면 충주에 기반도 없는 상황에서 상당히 선전하는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 점은 윤진식 후보 측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김 후보가 고향도 아니고 지지기반도 없는 상황에서 20% 가까운 지지율이 나왔다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김 후보에게 무엇보다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은 음성 출신이라는 한계를 충주지역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하느냐는 것이다.
지방의 많은 도시들이 그렇듯 충주시도 지역 집단문화가 만연돼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런 문화도 인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세상인심이다. 음성이 고향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충주시민들은 반 총장이 충주에서 초·중·고를 나왔기 때문에 실질적 고향은 충주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어쨌든 이 부분도 김 후보가 극복해야 되는 몫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이미 승부는 결정 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윤 후보 측도 이번 19대 총선이 3번째 치르는 선거로 인지도와 지지도, 조직력 등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어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정권심판론과 지역발전론, 결국 모든 선택은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겨진 가운데 충주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야권연대라는 의미가 4·11총선과 올 연말 치러질 대선에서 어떤 형태로 파장과 파괴력을 가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