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청소년자립지원기금
영동군 25년간 3억6600만원 조성 불구 1200만원 사용
2012-03-09 충청타임즈
군은 지난 1986년부터 5년간 청소년자립기금 적립에 나서 출연금 9280만원과 취지에 동참한 각계의 성금 1140만원 등 1억420만원을 조성했다.
이 기금은 거의 집행되지 않아 지난해말까지 이자수입이 출연금의 3배에 육박하는 2억6180만원에 달하며 총 3억6600만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군이 그동안 집행한 금액은 2010년 900만원, 지난해 300만원 등 1200만원에 불과하다.
집행 과정도 허술하다.
군은 읍·면에 공문을 보내 저소득층 자녀로 대학 및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을 추천받아 부서 심사를 통해 지원 대상을 확정했다. 2010년에는 대학생 3명에 각 200만원, 고교생 3명에 100만원씩을 지원했지만 지난해에는 대학생과 고교생 1명씩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지원 대상이 적은 것은 공고없이 기관간 공문만으로 대상자를 모집하는 등 홍보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군 기금운영조례는 기금운용심의위원회(군정조정위원회가 대행)를 두고 있지만 기금 집행과정에서 이 위원회는 가동되지 않았다. 담당부서가 신청자 심사까지 해버려 공정성 시비가 우려된다.
청주시 등 이 기금을 활용하는 대부분 지자체들은 대상자들을 지자체 홈피는 물론 각종 매체를 통해 공모하고 지원 대상도 기금운용위에서 심사해 결정한다.
다른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제외하는 규정도 비현실적이다.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동군민장학회도 이 규정을 없앴는데 저소득층을 위한 기금을 운용하면서 복수 장학금 금지 조항을 둔 것은 기금 조성의 취지를 벗어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주민은 "지난해 학자금을 지원받은 저소득층 자녀가 2명에 불과했다는 것은 이 기금이 얼마나 소극적으로 운영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고 꼬집었다.
군 관계자는 "이자수입만으로 기금을 활용하다보니 수혜 대상을 확대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기금 활성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