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강사 구해라" 때아닌 전쟁

교과부 체육수업 확대 편성에 일선 중학교 혼란

2012-02-07     충청타임즈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학교폭력 대책 방안으로 다음달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3153개교)의 체육수업 시간을 확대하고, 늘어난 시간만큼 학교 스포츠 클럽 활동을 추진토록 결정한 가운데 개학을 열흘 앞둔 상황에서 스포츠 강사를 구해야 하는 일선 중학교에서는 때아닌 강사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스포츠 강사를 구하지 못할 경우 학교 체육교사나 다른 교과 교사가 스포츠 클럽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업무 부담에 따른 불만도 나올 수 있어 일선학교에서는 봄방학 기간이지만 강사 찾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교과부는 지난 14일 시·도교육청에 '주당 2~3시간인 체육수업 시수에 학교 스포츠 클럽 활동 시수를 포함해 주당 4시간의 체육시간을 모든 중학교에 편성하고, 확대된 시간은 학교 스포츠 클럽 활동을 하도록 했다. 교과부는 부족한 스포츠 클럽 지도교사는 체육교사, 일반 교과 교사, 명예 체육교사, 대학생 스포츠 봉사 등을 이용하라고 밝혔다. 스포츠 강사 인건비, 운영비는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이 절반씩 분담토록 했다.

현재 충북지역 전체 131개 중학교의 경우, 1·2학년은 주당 3시간, 3학년은 2시간의 체육수업이 편성·운영돼 다른 교과 수업시간이나 창의적 활동시간을 줄여 1·2학년은 주당 1시간, 3학년은 주당 2시간을 학교 스포츠 클럽 활동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청주 A중학교는 지난 18일 학교 홈페이지에 학교 스포츠클럽 스포츠 강사 10명을 구한다는 채용공고를 냈다.

이 학교는 학교스포츠클럽 종목으로 축구, 농구, 볼링, 테니스, 창작댄스, 요가, 음악줄넘기, 야구, 태권도 또는 택견 등 10종목을 선정했다. 체육교사 4명과 채용하는 강사를 활용할 생각이지만 종목별 강사를 모두 구할지는 미지수다. 20일부터 22일까지 원서를 접수를 마친 뒤 23일 면접을 시행할 예정이다.

A 중학교 교장은 "체육수업을 확대하는 방안은 좋지만 개학을 열흘 앞두고 스포츠 강사를 구해야 하는 학교 입장에선 어려운 게 많다"며 "시간당 3만원에 일주일 7시간 수업을 해야 고작 20만원 받는데, 정규직도 아닌 10개월 계약직 강사를 구해야 하다 보니 강사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거나 농촌지역 학교는 강사 구하기가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이 비싼 요즘 농촌 지역은 오가는 교통비에 식비를 제외하고 나면 손에 쥐는 게 없어 지원자들이 꺼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급조된 스포츠 강사에 대한 수업의 질 저하도 우려를 낳고 있다.

체육수업 시수 확대는 교과부가 14일 시도교육청에 시달하고, 시도교육청은 일선학교의 활용방안을 수집해 20일까지 교과부에 제출해야 하는 등 일주일 만에 추진된 속전속결 정책이다. 봄방학 기간 강사 채용공고를 내야 하는 일선 학교에서는 신원확인은 둘째치고 강사를 구하는 게 급선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