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충북본부가 달라졌다
2월 취임한 윤승욱 본부장 지역 밀착형 행보 눈길
신한생명 콜센터·신한미소금융 유치·소상공인 지원
이랬던 신한은행이 달라졌다. 투덜대기보다는 적극적인 충북 민심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지역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에도 지원을 늘리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충북은행을 계승한 은행임을 표방하며 시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 2월 취임한 충북 출신 윤승욱 본부장이 있다.
지난 16일 신한은행은 충북도와 협약을 체결하고 2015년까지 3180억원을 들여 진천에 연수원을 건립하기로 했다. 진천연수원이 완공되면 연간 10만명에 이르는 이용객이 방문해 지역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천연수원 건립은 윤 본부장이 신한은행의 살림살이를 맡아보던 총무부장 시절에 결정된 일이다. 충북본부 리모델링 공사도 윤 본부장이 추진한 일이다. 전국에서 7번째로 신한미소금융이 청주에 안착한 것도 윤 본부장의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윤 본부장은 “본사 입장에서 보면 충북도 다른 시도와 다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충북은행을 인수한 조흥은행을 흡수했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도민들의 정서를 잘 알기때문에 타 지역과는 다른 대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한은행과 거래하는 고객들 가운데는 충북은행 시절부터 30년 이상 거래를 해오신 분들도 많다. 우리 스스로 지역은행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충청본부가 아닌 충북본부가 따로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충북본부 리모델링은 윤 본부장이 심혈을 기울인 사업이다. 단순히 건물을 현대화했다는 것보다 리모델링 후 신한금융그룹 내 사무실을 입주시키고 고용을 늘렸다. 윤 본부장은 “본부건물은 구도심의 랜드마크나 다름없었지만 건물이 노후되면서 공실이 많았다. 리모델링 후 여러 사무실이 입주했고, 특히 신한생명 콜센터를 신규 입점시켜 200명의 고용창출이 일어났다”고 소개했다.
소상공인 고객만족도 1위
윤 본부장은 취임 후 지역에서 열리는 공공행사에도 지원을 확대했다. 인터뷰 당일에도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 후원을 위해 제천을 다녀온 직후였다. 제천한방바이오엑스포와 국제음악영화제는 물론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세계무술축제도 후원했다. 이외에도 도내 7개 대학에 해마다 발전기금을 냈고, 은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지역 행사에도 동참하고 있다.
윤 본부장은 특히 소상공인 지원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의 근간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지원의 일환으로 충북본부는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지원을 확대했다. 개인택시사업자와 제천한방바이오엑스포 협력업체 특별대출을 실시했고, 창업과 경쟁력 강화 자금·경영 안정 자금을 확대했다.
무엇보다 소상공인 혁신아카데미 교육장 운영을 통해 금융지원 외에 소상공인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왔다. 충북본부는 청주터미널지점 2·3층과 충주지점, 증평지점, 진천지점 등 4곳에 교육장을 운영하며 소상공인에게 교육공간을 제공했다.
또한 육거리 시장·복대동 시장 등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특화상권 사업자 대출을 통해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금융지원에 관심을 가지고 추진한 결과 신한은행 25개 지역본부 가운데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지원실적과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윤 본부장은 “신한은행은 이 밖에도 충북도체육회 수영팀과 인재양성재단,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충북신용보증재단, 공동모금회 등에 꾸준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 또 28억 5000만원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은행 충북장학회 운영을 통해 매년 80명 이상의 지역 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해주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公義(공의) 실천 1·2·5운동’을 전개해 각종 지역행사에 봉사활동을 나가는 것은 물론 지역 가꾸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의 실천 1·2·5운동’은 연간 1인당 2회 이상 5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도금고 선정에도 영향 미칠까
이런 노력들은 결실을 맺기도 했다. 윤 본부장 취임 후 충북본부의 자산이 1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아쉬운 점도 있다. 도금고 참여가 바로 그것이다.
충북도는 이번 주 중에 도금고 선정을 위한 공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도금고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 등 3부문으로 나눠진다. 이 가운데 현재 신한은행은 특별회계 일부만을 맡고 있다. 전체 금고액으로 보면 7~8% 규모다.
윤 본부장은 민감한 도금고 선정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는 “지역에 많은 것을 되돌려줘야 하지만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역할”이라며 “실적이 있어야 본사에도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도금고 선정의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신한은행이 지방은행을 인수한 곳은 충북과 강원 두 곳이다. 강원도의 경우 신한은행이 도금고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북과 비교된다. 도금고 선정을 앞둔 충북도가 금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일부를 개정한 것이 신한은행으로써는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다. 전산처리 능력 배점을 상향 조정했고, 지방세입금 수납처리 능력은 하향 조정됐다.
윤 본부장은 “우리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도금고 선정과는 별개로 지역경제활성화와 지역민을 위한 사업들은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