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반대…버티겠다” 보은 한우농가 반발

2011-01-10     뉴시스
충북도가 '구제역 재앙'을 막기 위해 예방접종을 도내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침을 정하자 구제역 '무풍지대'였던 보은지역 한우농가에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충북도 재난대책본부는 농식품부의 예방접종 확대방침에 따라 일주일 이내에 12개 모든 시·군의 소와 돼지(종돈·모돈) 30만4000마리 전체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청주, 제천, 단양, 보은, 옥천, 영동 등 7개 시·군에 백신공급을 마친 도는 조만간 접종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런 방침에 대해 구제역 미발생지역, 특히 '속리산 조랑우랑' 브랜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보은지역 한우농가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이들은 무엇보다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조위필 전국한우협회 충북도지회장은 "예방접종이 이뤄지면 지난 6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끌어올린 조랑우랑의 브랜드가치가 무너질 수 있다"며 "아무리 예방차원이라지만 백신접종을 하고 나면 현장이력이 따라붙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조랑우랑을)외면하고 말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또 "(도는)남부권과 인접한 청원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했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구제역 청정지역인 남부권으로선 억울할 수 밖에 없다"며 "예방접종 범위를 전면확대하지 말고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 명절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접종을 할 경우 일정기간 출하가 금지되기 때문에 '대목'을 놓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상형 조랑우랑 작목반장은 "이미 일주일전에 긴급운영회의를 소집해 예방접종에 반대하는 의견을 이미 결집했다"며 "일부 접종에 찬성하는 농민도 있지만, 행정기관이 접종을 추진하더라도 대다수 농민들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반장은 "경북에서 구제역이 시작됐을 때부터 보은은 24시간 차단방역과 (농가)자체방역을 실시했고 큰 성과를 거뒀다. 아무리 국가적 정책이라 하더라도 사유재산을 임의로 다뤄선 안된다"면서 "이 곳 농민들은 예방접종에 최대한 버티면서 설대목을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괴산군 청안면 문방리 한우농장에서 키우는 한우 1마리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음으로써 오전 현재 구제역이 발생한 도내 지역은 5개 시·군 8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28일 충주시 앙성면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괴산 사리(돼지), 진천 문백(돼지), 음성 금왕(돼지), 음성 삼성(한우), 음성 삼성(한우), 진천 이월(한우), 청원 오창(육우), 괴산 청안(한우) 등으로 확산했고 살처분대상 가축 5만5983마리 중 4만518마리가 매몰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