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대상 농협 살려낸 전무의 ‘힘’

충주 소태농협 홍정희 전무

2010-01-27     김학철 기자

소태농협 홍정희 전무(48)를 만나러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여러 직원들이 “어서오세요”하며 방문객을 맞이했다.

내달 2월에 800여개가 넘는 전국 농협 점포 중에서 2009년도 최우수 고객만족 대상을 수상할 예정인 소태농협의 첫 이미지였다. 소태는 충주시에서도 산간 오지이며 인구도 2000명 밖에 안되는 가장 작은 면이다.

7년 전 홍정희 전무가 부임하기 전 까진 소태 농협은 통폐합 대상이었다. 하지만 홍 전무는 소태보다도 더 큰 인근 면들에서 5개 농협 통합이 추진되었지만 소태 농협의 통합에 반대했다. 조합장 한명 줄어들고 마는 통합은 조합원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소신이 있었다. 농협은 작아야 조합원들 마음 구석구석을 이해하고 살갑게 다가가 섬길 수 있다는 것.

통합 대상으로 올려진 농협 직원이라는 실망감에 열의가 없던 직원들에게 새로 부임한 홍 전무는 목표 의식을 불어넣었다. 잘못하는 직원들을 질책하기 보단 묵묵히 감싸주었고, 고객을 모시지 말고 섬기라고 주문했다. 작은 농촌의 농협을 찾아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자랑하고 싶은게 많은 분들이므로 하던 일도 멈추고 말동무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니 통합된다는 불안감으로 다른 면 농협으로 이탈했던 조합원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소태농협은 7년 전에 비해 이제 출자금은 6배가 늘어 17억, 대출실적은 4배가 늘어 212억, 예금은 3배가 늘어 252억원이 되어 작지만 강한 우량농협이 되었다. 그 성과는 소태농협 박종석 조합장 이하 모든 직원의 노력에 의한 것이었지만, 그 중심에는 홍정희 전무가 있었다.

홍 전무는 63년 소태면 농가에서 출생해 충주농고를 졸업했다. 이후 농협대학을 거쳐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28년째 성골 농협맨으로 일해오고 있다.